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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스포츠

박지성 문자 중계에서 이러지 말자

박지성 문자 중계에서 '우리 이러지 말자'
허위정보, 낚시질 댓글러들 에티켓 좀

케이블 채널을 풀로 깔아놓은 것에 새삼 '비싼 값을 치른 보람이 있다(?)'고 느낄 때가 있다. 공중파에서 중계 않는 스포츠 경기를 볼 때. 그렇다. 박지성 선수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전 경기를 말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프리미어리그나 챔피언스리그는 MBC ESPN이나 SBS스포츠(올해부터 프리미어리그 중계는 MBC ESPN서 SBS 스포츠로 넘어갔다) 에서 볼 수 있다. 혹여나 그것에 무감하다면 인터넷 포털 문자중계방을 열어놓고서 시청하길 권한다.

먼저 즐거운 건 댓글에서 "나는 방송이 안 나와" 하는 푸념을 접하며 내가 행복한 사람임을 느끼는 거다.

두번째로 즐거운 건 "문자 업데이트가 왜캐 느려"하는 컴플레인을 볼 때다. 갑자기 문자중계가 상당히 오랜시간 멈춰 있을 때가 있다. 그리고 실은 생중계 상황과 비교했을 때, 아무래도 동시중계라기엔 무리가 있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또 하나가 남는다. 공식 문자중계 말고, 댓글란에서 간간이 터져나오는 댓글러들의 중계. 케이블 채널이던, 아니면 해외 채널이던 간에 TV 생중계를 보면서 동시에 접속, 상황을 알려주는 이들이 있다. 문자중계가 실시간에 다소 못미치는 문제를 보완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다만, '사이비'가 있다는게 문제다. 허위 정보를 마구 올려대는 악취미 댓글러들이 종종 있는 것. 네티즌 중에서도 아는 사람들만 아는 고충이다.

사실 이 마지막 요인은 극구 사양하고 싶다. 이렇게 민폐 끼치지 않아도 TV 생중계를 보는 기쁨은 충분히 느끼고 있으니까.




22일 새벽, 다음의 문자중계방. 귀신보다 무서운 월요일 자정이 막 지났지만 사람들은 마냥 즐겁다. 맨체스터와 리버풀의 무한라이벌전에서 박지성은 미사일 헤딩으로 멋진 골을 꽂아 넣었다. 역전골이자, 경기를 결정짓는 경기. 그야말로 MVP에 부족함 없는 귀중한 득점이었다. 정말 필요할 때, 강팀들과 싸울 때마다 득점포인트를 쌓는 그다.

그런데 응원하는 글들 사이에 보면 허위내용이 쏟아진다. 네빌이 자살골을 넣었다던가, 박지성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효 처리됐다는 내용들이다. 당연히 TV 중계 안에선 그런 시츄에이션, 없다.
사람들은 열이 차오른다. "문자로 보고 있는데 거짓정보를 올리냐"며 답답해 하는 사람, "죽는다 진짜" 하며 욕을 쏟아내는 사람. 반응은 제각각이지만 결국은 한가지, 생중계 채널을 가지지 못한 비애로 엮인 운명이다.


   

가끔 보면 싸이월드 링크 주소를 알리며 생중계 동영상을 볼 수 있으니 들어오라는 글도 보인다. 아는 사람이라면 많이들 겪어보셨겠지만, 이들 중에 낚시질하는 강태공일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가뜩이나 서러운 사람들 두 번 죽인다.

문자중계방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에티켓이 있다. 그건 거짓말 않는 것, 딱 그거 하나다. 유일하게 지참을 요망하는 개념이다.

한 네티즌은 "차라리 포털서 유료로 생중계를 해주면 어떻겠느냐"고 바라기도 한다. 단순히 생방송을 보고 싶다는 염원 때문은 아닐 것이다.

악취미를 가진 낚시 댓글러들에게 이모티콘 써가며 고한다.

"우리 이러지 말자. ㅜㅜ"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