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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저평가하는 월드컵 도박사, 지난 대회 보면 '헛물'박사

한국 저평가하는 월드컵 도박사, 지난 대회 보면 '헛물'박사


언제나 그렇지만, 월드컵이 다가오면 한국 사람은 항상 머리 위로 열이 빡 치고 올라온다. 도박사들의 예상을 보면 한국은 언제나 16강이 가물가물한 약체 중의 약체다. 
이해는 한다.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썼지만 우린 그 전에도, 그리고 지금에도 조추첨을 앞두면 자위인지 자조인지 알 수 없는 되뇌임을 한다.

'어차피 우리보다 약한 팀은 없다'라고.

정확히 말하면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의 수준을 남들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그렇게 보는 것이리라. "동양의 축구를 아주 우습게 보고 있겠지"라며 전의를 가다듬는 건 선수 뿐 아니라 응원에 나서는 우리의 자세기도 하다.

하지만 이 정도일줄이야. 이번엔 아주 아시아 모두의 조기 귀국을 예상하고 있군. 관련한 기사 링크 쏜다.

(베스트일레븐 '영국 베팅 업체 WC서 아시아팀 모두 탈락 예상' http://sports.media.daum.net/worldsoccer/news/breaking/view.html?cateid=100032&newsid=20100504092417665&p=besteleven)

영국의 저명한 스포츠도박사(베팅)업체 윌리엄힐의 소식이 조금은 뜻밖이다. 그래도 지난 독일 월드컵 때 호주(지리상 아시아라긴 그렇지만 일단은 아시아 지점에 가맹된 업주 아니냔 말이다)는 16강에 나갔고 한국도 승점 4점을 챙기며 자체 평가 17위, 즉 16강에 정말 한 끝 차로 떨어진 것으로 평가되지 않았던가. 그렇다고 4년간 이러저러한 A매치서 우리나라나 다른 아시아팀이 내리막이라 할만치 크게 죽 쑨거 같진 않은데.

한국만 놓고 보자. 무려 조 4개 팀 중 꼴지 예상이다. 하긴 아시아 중엔 호주만 3위고 나머진 죄다 4위지. 베팅률은 9/1이라. 그럼 우승 확률은? 또한 절망적이다. 200대 1로 전망됐다. 일본과 스위스하고 동률. 최하위인 북한의 2000대 1을 보며 위안삼자니 그래도 같은 민족인데 처량하기만 더하다. 

하지만 가만히 기억을 환기해보니... 결과가 이렇다고 해서 불안감이 커지진 않는다. 내가 기억하기로 도박사들의 예측은 전대회, 또 전전대회에서 상당히 빗나갔기 때문이다. 우리나 아시아 뿐 아니라 강호들에 대한 예상까지 말이다. 막말로 "그러니까 도박으로 대박나는 놈보다 잃는 놈이 더 많지"하고 말할 정도로.

그래서 지난 독일월드컵, 그리고 한일월드컵 때는 도박사들이 어떤 예측을 했는지 자료를 찾아봤다. 여러 베팅업체가 있겠지만 말 나온김에 똑같이 윌리엄힐의 자료만으로 골랐다. 독일월드컵 땐 그럭저럭, 그러나 한일월드컵은 완전히 쪽박을 장려하는(?) 결과가 나왔다.

먼저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때 결과를 보자. 잡지검색사이트 스토리서치가 서치한 2006년 스크린의 당시 기사가 나온다. (http://www.storysearch.co.kr/story?at=view&azi=63546)

브라질이 압도적인 수치로 우승 영순위. 2.25대1. 하지만 종착지는 8강. 당시 8강 상대는 12대1 확률로 브라질 및 타 우승후보들보다 비교적 저평가된 프랑스였다. 그리고 프랑스는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원체 '오를만한 팀'들이 다 올라가며 큰 이변이 없었던 대회라 자료에 명시된 탑10은 대부분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얻었지만, 이 중 25대1 확률을 받았던 체코는 다들 잘 아시다시피 1승후 2패, 조별예선탈락으로 또한번 징크스를 남겼고 결승까지 오른 프랑스는 그에 조금 부족한 대접을 받았다.

이제 한국의 당시 예상 확률을 짚겠다. 그 때도 200대1이다. 일본도 동률. 이번이나 그때나 똑같은 점수를 보자니 어째 '그까이거 대충~' 한 감마저 있어 불쾌하군.

자. 그럼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것이다. 경기 전 도박사,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결승에 프랑스와 아르헨티나가 올라가 붙을 것이다"라고 예측했던 것을. 개막 2달여를 남겼을 때 어느 축구동호회 카페에 올랐던 자료를 찾았다.

(다음카페 enthusiasm for soccer 2002년 4월 7일 '세계최강의 삼색기군단' 님 게시물 http://cafe.daum.net/Wolrdplayer/PUX/62932?docid=o3S|PUX|62932|20020407201137&q=%C0%AA%B8%AE%BE%F6%C8%FA%20%B5%B6%C0%CF%BF%F9%B5%E5%C4%C5&srchid=CCBo3S|PUX|62932|20020407201137

역시나. 프랑스와 아르헨티나가 4대1로 공동 1순위. 이탈리아의 5대1, 스페인의 6대1, 그리고 브라질의 13대2 순이다. 잉글랜드가 9대1이고 독일은 포르투갈과 나란히 12대1에 올랐다. 한국은 150대1. 호오? 이후의 것보다 훨 높은 수치다? 하고 생각한 것도 잠시. 일본은 80대1로 우리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너무하잖아 이거.

결과를 하나하나 짚어보자. 4대1의 압도적 확률로 나란히 결승행을 예상하던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는 사이좋게 예선탈락했다. 최대 이변이었다. 5대1로 살짝 아래단계에 위치했던 이탈리아는 16강에서 한국에 덜미를 잡혔고 그다음 확률로 주목받은 6대1의 스페인은 8강에서 이운재의 철벽선방으로 아듀. 포르투갈은 박지성이 영웅에 등극한 그 역사적 경기에서 한국에 패배, 예선탈락했다. 그러고보니 참 어려운 팀만 골라가며 만난 한국이다. 
오히려 과거 명성에 비해 평가절하된 감 없지 않은 브라질, 독일이 결승에서 자웅을 겨뤘다. 그리고 150대1 확률이었던 한국은 4강까지 오르며 톱랭커에 올랐어도 좋았을 만치 큰 일을 냈다. 한마디로 이 때의 도박사들은 '망했쓰요'.

결론은 이거다.
너무 신경쓰지 말자. 부디 4강신화에 이어 1승1무1패의 준수한 성적까지 이어졌음에도 200대1 수준에서 머무르는 한국이 이번엔 확실히, 폭풍을 몰고 오길 바랄 뿐. 4년후엔 그 이상의 예상을 가능케하도록 말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