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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2009년 10대뉴스 4. 축구,WBC,김연아...스포츠 풍년

2009년 명암과 굴곡의 10대뉴스 - 4. 스포츠로 행복했네

WBC 준우승, 박지성 챔스 결승 선발, 김연아 활약, U20, U17 나란히 8강

 

4. 스포츠 있어 행복했던 한국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국민감독 김인식과 영웅들로 유쾌했던 한 달 -

    
 

  출처 포토로 스포츠코리아  
 


3월은 야구로 행복했었다. 2009 리그는 아직 한달이나 남았건만, 3년만에 다시 치뤄진 두번째 '야구월드컵',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한국 야구팬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한국의 첫 출발이 순조로운 것은 아니었다. 아시아 예선 중 숙명의 한일전 첫 경기는 믿었던 김광현 카드가 콜드게임으로 셧아웃, 충격이었다. 이 때, 봉중근 의사가 탄생한다. 예선은 통과했지만 아시아 순위결정전에서 다시 만난 일본. 그리고 여기서 봉중근은 완봉, 1대0의 설욕전을 펼쳤다. 

인터넷에선 난리가 났다. 한편에선 일본 네티즌 반응을 긁어와 저마다 들여보느라 바쁘다.(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5046)

한켠에선 월드베이스볼 유행어와 패러디물이 인기를 얻는다. 의사 봉중근은 곧장 LG프런트가 기념 티셔츠를 한정 판매하면서 화제와 논란에 오르기도 했다.

명성현욱도 등장한다. 중계 투수로 대활약한 삼성의 정현욱은 본래 '노예'라는 별명이 있었다. 말인즉슨 선동열 감독이 너무 혹사한다는 이야기.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활약을 펼침에 따라 '노예신', '명성현욱'의 새 별명을 얻었다. "내가 조선의 국노다"는 네티즌 야구팬들에게 잊지 못할 폭소탄을 던졌다.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5050)

MBC는 엄청난 수완을 발휘했다. 허구연 캐스터로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제대로 바람몰이를 했던 MBC다. 이번엔 대놓고 중계예고에다 'That's Yo'를 박아넣어 웃음폭탄을 선사한다. 한국팀의 맹활약에 힘입어 국민 캐스터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허구연 해설자였다.

지난해 올림픽에선 승선하지 못했던 김태균, 이범호. 작년 이승엽, 이대호의 뒤를 이어 새로운 국민적 살인타선으로 떠오른다. 두 사람은 각각 대회 중 3개의 홈런아치를 쏘아올리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역시나, 별명이 없을 수 없다.

이범호야 예전부터 '꽃범호'였고, 이는 마침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인기몰이를 함에 따라 다시 한번 부각됐다. 문제는(?) 김태균이었다. 어찌된 것이 붙였다 하면 전부 별명이 되는 바람에 아예 '김별명'이 됐다. 뛰었다 하면 김질주, 쳤다 하면 김홈런, 잡았다 하면 김수비, 점수 내면 김타점, 세레머니엔 김만세, 해결사 노릇하면 김해결... 무한 증식이 되면서 네티즌들을 즐겁게 했다.

그러나 역시 국민 영웅 하면 김인식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김인식 감독은 3년 전 4강 위업에 이어 이번에도 준우승의 신화를 쓴다. 처음부터 건강이 문제였던 그, 아홉번의 경기 중 무려 다섯번을 일본과 붙는 기형적 제도에서 마음고생마저 겹쳤을 그였다. 결승에선 아깝게 일본에 다시 우승컵을 내주어야 했다. 그러나 이미 팬들은 충분히 만족한 뒤였다. 그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위대한 준우승이었다. 또 위대한 감독이었다.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5094)

아쉽게도 김인식 감독과 김태균, 이범호, 그리고 류현진... 한국 야구의 금자탑을 세운 한화의 주역들은 정작 시즌을 맞아 극심한 후유증을 겪듯 팀의 꼴찌 마감을 지켜봐야만 했다. 내년 한화는 우리가 알던 한화와 많이 다르다. 김태균과 이범호는 일본으로 진출, 송진우와 정민철은 은퇴했고 김인식 감독은 감독직서 물러났다. 한화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보고픈 것은, 행복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대한 보상을 원해서일까.

 

박지성 챔스 결승 -

박지성은 지난해 챔피언스리그에서 위대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 정작 결승전에선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아쉬움을 진하게 남겼었다. '퍼거슨 나쁜놈'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언이 됐다.

올해 들어선 헌신적 활동영역에도 불구, 골결정력 문제로 마음앓이를 해야 했다. 그러나 리그 후반, 챔스리그 결승 토너먼트에 들어 킬러 감각은 살아났고, 급기야 아스날과의 챔스리그 준결승에선 멋진 골을 작렬시켜 팬들을 열광시켰다. 다시 찾아온 운명의 결승전. 영국 팬들은 맨체스터의 V2를 염원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 팬들은 그에 앞서 결승전에 박지성이 출전하느냐 못하느냐가 최대의 관건이었다. 퍼거슨은 두번 배신하지 않았다. 이번엔 박지성을 선발로 내보내 오른쪽 날개로 활약케 했다.

아쉽게도 맨체스터는 바르셀로나에게 컵을 내주었다. 금메달이 아닌, 은메달. 그러나 박지성은 드디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주전으로 밟는 영광을 얻었다. 목에 걸었던 은메달은 작년의 금메달 못지 않게 빛났다.

한국 팬들은 "자랑스럽다"며 환호했다.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5459)

 

어린 축구영웅들, 한달간격으로 8강의 마법 선사 -

2007년, 그리고 2009년. 월드컵도 올림픽도 없는 주기. 대신 작은 월드컵이 두번에 걸쳐 이어진다. 바로 U-20, U-17 청소년 월드컵이다. 2년전엔 선전에도 불구 예선리그에서 분루를 삼킨 20세이하팀과 안방대회의 징크스를 깨지못한 17세이하팀으로 팬들에겐 아쉬움만 진하게 남았다.

올해 9월, 홍명보호가 남아공에서 열린 20세 청소년 축구 월드컵으로 닻을 올렸다. 첫 경기에선 암초에 걸리고 말았다. 카메룬에게 2대0으로 패한 것. 그러나 우승후보라는 독일과의 두번째 경기에선 놀라운 정신력으로 동점골을 기록, 1대 1의 값진 무승부와 승점을 기록하더니 10월 3일, 국민들에게 추석선물 한번 거하게 쐈다. 미국을 상대로 3대0의 대승을 기록하며 1승1무1패,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한국팀이었다.(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7187) 네티즌들은 축배를 든다. 한켠에선 앞서 경기의 실망감에 험한 말을 했던 것을 두고 사과하는 풍경이 보여지기도 했다.

서비스게임이란 생각으로 임하겠다던 홍명보 감독, 16강 파라과이전에서 또 한번 3대0의 대승을 선물한다. 서비스 중에서도 대박 서비스였다. 초반에 암흑세대라 폄하하던 팬들은 황금세대로 그 간판을 바꿔 달아주었다.(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7222)

한달 후. 이번엔 나이지리아. 17세 이하 청소년대회는 형님들의 한달 전 활약으로 당초 예상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다만 케이블 축구채널 말고는 생중계가 되지 않아 채널이 들어오지 않는 집의 축구팬들은 원성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첫 단추는 형님들과 달리 매우 순조롭게 여몄다. 예선라운드 1경기인 우루과이전에서 3대1의 호쾌한 승리를 거둔 것. 20세 축구팀이 유럽식의 팀웍을 선보였다면 17세 축구팀은 마치 남미팀을 보듯 화려한 개인기를 내보였다.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이런 개인기를 보여 준단 말인가' 하며 혀를 내두르는 네티즌들의 감탄사. 비록 두번째 경기에선 우승 후보 이탈리아에게 1대2 역전패를 당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선 약체 알제리를 만나 다시 2대0의 승리를 거두며 종합전적 2승1패, 조 2위로 16강에 오른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16강에선 멕시코를 만나 극적인 동점골을 후반 43분에 작렬시켰고, 이 때부턴 한국의 페이스였다.

디시인사이드 축구갤러리의 유저들은 생중계 보랴, 글 쓰랴 바빴다. "꼬맹이들 공 예쁘게 차네"라며 독설가로 유명한 그들답지 않게 찬사일색의 글을 펼쳐보였다. 실제로 이 경기는 날카롭고 정밀한 슈팅능력과 멋진 개인기량, 선수간 호흡이 척척 맞는 2대1 패스워크, 승부 근성이 조합되어 보는 이들을 감동케 하는 명승부였다.

승부차기에서 한국은 5명 전원이 슛을 성공시키며 키퍼 김진영이 막아낸 한 점을 끝까지 지켜 장시간 승부를 종결짓는다. 멋진 8강 매직이었다. 2009년, 한국 축구는 어린 선수들이 쏘아올린 신호탄으로 마냥 행복했었다.

 

김연아, 여신으로의 날갯짓 -

이제 김연아는 더이상 요정이라 불리지 않는다. 이미 여신이다.

11월 15일은 뜻깊은 날이었다.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그녀는 기술점수 44점, 예술점수 32.28점 합계 76.28점으로 1위를 차지한다.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7679)

      
 
    

 


신기록 행진. 2위와는 17점 이상의 격차였다. 사실상 그녀의 적수는 자신 뿐.

이미 그녀는 올해 2월 4대륙 선수건대회서 세계신기록 및 1위에 입상했다. 자신의 종전 세계기록 71.95점을 0.29점 끌어올린 72.24점. 3월의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도 우승한다. 함계 207.71점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는데 하나는 세계신기록, 두번째는 최초의 200점 돌파 점수라는 진기록이다. 그리고 이것이 11월 다시 깨어진 것이다. 승승장구.

그리고, 화룡점정이라 했던가. 이러한 그녀의 거침없는 무적 행진은 그랑프리 7개대회 우승으로 이어졌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187.98점, 우승으로 진정한 여신으로 거듭났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이제 불과 두어달 앞.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의 우승 신화가 쓰여지는 것인가. 그저, 그녀의 무운을 빌 뿐.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