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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악! 스페인에 걸었는데..." 월드컵 토토 샀던 네티즌들 비명

"악! 스페인에 걸었는데..." 월드컵 토토 샀던 네티즌들 비명
'역시 과욕 부린 베팅은 금물' 교훈


날짜가 17일로 바뀐 새벽. 스페인과 스위스의 경기를 시청하던 나는 옆집에서 지르는 비명에 의아했다. 경기는 거의 종료 직전, 스위스가 1점을 넣어 스페인의 패색이 짙었던 상황이다. 스페인이 슛팅 기회를 잡을 때마다 여성의 외마디 비명이 울리는 거다.

혹 스페인을 좋아하는 팬일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면... 복권인지 토토인지 하는, 난 한번도 해 본 적 없는 그것을 하고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경기를 보는 사람일지도 모르지. 경기는 결국 그렇게 끝이 났고, 이 대회 최고의 우승후보라던 스페인은 첫경기에서 예상못한 패배를 기록한다.

경기 후 난 네티즌들 반응을 보고 싶어 한 게시판에 들렀다. 디시인사이드의 한 갤러리. 그런데 여기선 심심찮게 이웃한 토토갤러리(http://gall.dcinside.com/list.php?id=lotto) 상황을 알려온다. 말인즉슨 '스페인에 걸었던 토토 유저들이 한강을 찾으려 한다'는 거다. 가뜩이나 자살 문제가 심각한 시국에 큰일이다 싶어 상황을 살펴봤다.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당연히 우승 0순위 스페인이 약체 스위스를 제압할 거란 믿음 속에 토토를 구매한 이들은 생각치도 않은 경기 결과로 손해가 막심한 것을 읍소한다. 다 믿을 수는 없지만 이 중엔 수십만원, 100만원에 육박하는 베팅을 했다는 사람 이야기도 나온다.

정황을 살펴보니 경기 전만 해도 토토에 참여해 스페인에 건 사람들은 '보증수표'가 될 것을 확신하고 있었고, 반면 시간대를 놓쳐 구매에 실패했거나 환불처리된 이들은 낙담했다고. 그러나 경기 직후부턴 명암이 완전히 뒤집혔다. 참가하지 못했던 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망연자실한 이들은 차라리 꿈이길 바란다는 반응이다.

이쯤해서 스페인의 승리를 예상한 이들이 어느정도였을까 찾아봤다. 15일자로 검색된 관련 보도는 84퍼센트의 축구토토 참가자가 스페인 승리를 예상했다고 알렸다. 이번 경기 결과가 얼마나 많은 이들을 경악케 했을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아울러 트위터 등지에선 토토 베팅한 이들에 안타까운 시선이 이어지기도. 한 네티즌은 "지인에게 조언을 했는데..." 하며 혀를 차고야 만다. 심지어 한켠에선 1000만원을 잃은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와 반신반의케 한다. 

한편 스포츠토토 발매사이트 베트맨(http://www.betman.co.kr/main.so)에서도 경기 종료 후 많은 게시글이 올라왔다.






역시나, 스페인을 믿었다가 공돈을 얻긴 커녕 피같은 돈을 허공에 뿌리고 만 이들의 한숨이 이어진다.
이 홈페이지는 베트맨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재미와 흥미를 더한다, 베팅과 스포츠게임을 한층 흥미롭게 즐기실 수 있다"고.

맞다. 본디 복권 내지 베팅이란 그저 잃어도 큰 부담이 없고, 경기 보는 재미를 돕는 요소 정도로 끝나는 것이 순기능이자 바람직한 역할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과도한 욕심으로 본인은 물론 지켜보는 이마저 안타깝고 씁쓸한 맘 금치 못하는 상황을 우린 목격하고 있다. 크게 한방을 노렸다가 '악' 소리를 내고야 만 이들의 비명이 진동한 새벽의 인터넷 세상, 토토란 그저 자그마한 행운 정도만 기대하고 절제해야 한다는 교훈을 새삼 깨닫게 한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