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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스포츠

제갈성렬 해설 논란에 숨겨진 것들?

제갈성렬 해설 논란에 숨겨진 것들?
반대엔 SBS에 대한 반감, 찬성엔 허구연의 잔상


스피드스케이팅의 한국 남녀 동반 정복으로 열기를 더하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기에 또 한명, 시선을 집중시키는 이가 있다. 바로 이들이 금맥을 캘 때 따스하다 못해 폭발하는 감정(?)으로 매번 샤우팅하는 제갈성렬 해설위원이다.

제갈성렬 위원의 해설은 그야말로 빛과 어둠, 극명한 찬반을 불러왔다. "너무 싫다"는 반대와 "스타 탄생"이라는 찬사로 극과 극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 것. 재밌는 건 그 찬반 여론 속에 사안 자체에 대한 비평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 중 두가지 찬반으로 나뉜 글 두개를 뽑아 살펴봤다. 

아고라에서 16일 오른 한 게시물을 보자. 한곡의오페라 님이 자유토론방에 올린 게시물은 18일 자정 현재 1만4000건이 넘는 조회수로 주목을 끌었다.(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3350063

이 글은 반대의 논조를 갖고 있다. 냉철한 해설을 원하건만 흥분한 채 외치기만 하는 내용없는 해설이었다는 혹평이다. 
일단 이 글은 찬성표가 389표로 89표의 반대표보다 많다. 그러나 221개 댓글을 살펴보면 동조하는 반응으로 치우쳤다고 보기 어렵다. 

작성자와 마찬가지로 그의 해설이 싫다는 목소리부터 살펴본다. 쇼생크탈출 님은 "흥분하는건 이해하지만 정도가 좀 심했다"고, 바다하늘사랑 님은 "혼자 울어얌?"이라고. "차라리 무도팀이 해설하는게 더 낫겠다"(물새 님) 같은 혹평도 따랐다. 

반면 레미 님은 "현장감도 있고 상당히 좋았다"고, 김박사 님은 "(수준 낮은 해설이 아니라) 수준 낮은 시청률"이라고 반박했다. ejs 님은 "인간적 해설로 보는 사람까지 즐겁고 흥분됐으니 넘 비방하지 마시오"라고 밝혔다.

해설이 맘에 든다는 게시물 중엔 '댓글의 천국' 개소문닷컴에 오른 한 글을 살펴본다.(http://web.gesomoon.com/zboard/zboard.php?id=web_china&no=905452) "난 제갈성렬 해설 마음에 든다"는 작성자 말에 역시 찬반이 갈렸다. "버벅이지 말았으면 좋겠다"(209 Jaybe 님), "경기 도중에 저 지X하니까 짜증난다"(000 ㅇㄴㅁ 님) 같은 반발이 있었던가 하면, "성렬이형 가슴이 벅차서 소리좀 지른거지"(000ㅁㅁ 님), "감격적인 해설 그럴 수 있다 봄"(000 홍길동 님) 처럼 해설이 맘에 든다는 말에 공감 댓글도 이어졌다.

그리고, 이렇듯 갈리는 반응 중엔 '제갈성렬' 본인이 아닌 다른 무엇을 보는 시선이 있었다.

싫다는 목소리 중엔 SBS 독점 중계에 대한 반감 섞여

해설자를 비난하는 편에선 해설자 특유의 샤우팅이나 자기 감정에 찬 멘트가 싫다는 지적 외에도, SBS에 대한 반감을 그에게 쏟아내는 글이 군데군데 보인다. 아고라에 올랐던 위 글은 SBS의 독점 중계에 대한 비난을 서두에 꺼내고 있고, 댓글 속에서도 SBS 방송에 대한 비난이 상당수를 이루고 있었다. 동계올림픽 시작 직전 논란이 됐던 독점중계가 화제와 논란의 제갈성렬 해설위원을 통해 다시 한번 불거지는 상황. 한편 여기에 의뢰인 님은 "독점중계 화살이 해설자한테 가면 안되죠"라고, 우비소녀 님이 "단독중계로 화가 났다고 해설자에게 뭐라 그러면 어떡합니까"라고 반론했다.

좋다는 목소리 중엔 허구연과 빠떼루 아저씨가 보인다? 

'샤우팅 해설'로 불리는 그의 해설이 맛깔나서 좋다는 목소리 중에선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는 모습이 역시 듬성듬성 보인다. 위 개소문닷컴 글에선 "허구연 제갈성렬"(DBJ 프리즈비 님)이란 말이 터졌다. 베이징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 허구연 해설자가 숱한 어록을 양산했듯 이번엔 그에게서 그 역할을 기대하는 것. DBJ 독톨이 님은 "종목 선구자나 앞선 세대가 해설하면 흥분을 많이 하는데 그건 역량이 떨어진다기 보단 후배에 대산 뿌듯함 때문이니 용인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다른 곳에선 "제2의 빠떼루 아저씨"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당시 레슬링 경기에서 김영준 해설자가 들려줬던 추억의 해설을 떠올리는 모습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