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버' 지고 '실체없는 슈퍼컴퓨터' 뜬다
넥스컴 2008 FC, '클라우드 컴퓨팅' 새 패러다임으로 제시
"클라우드, 그 말대로 뜬구름 잡듯 실체가 없습니다" - 차석기 클루넷 부장
"사실 이것의 실체는 없는 거죠" - 박승규 VMWARE 컨설턴트
"개념의 것이 아닙니다. 비즈니스 모델이죠" - 고영규 상무
실체가 없는 뜬구름 같은 시스템, 그래서 '클라우드'라 명명된 이것이 조만간 인터넷에 새로운 물결로 다가온다. 인터넷의 필수 요소인 서버를 제치고 자원을 절반 이상 절감한다는 이 얼굴없는 괴물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넥스컴 가을 컨퍼런스에 오른 국내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수년내 이것의 전성시대가 막오른다고 밝혔다.
14일, 서울 건설회관에서 넥스컴 2008 가을 컨퍼런스가 열렸다. 주제는 새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클라우드 컴퓨팅'이었다. 일반인들에겐 이름조차 생소할 이것에 대해 연설자들은 한결같이 "보이지 않는 가상화된 슈퍼컴퓨터"임을 강조한다. 물리적, 시각적으로는 이 세상에 없는 강력한 존재가 현존하는 서버 시스템을 수년내에 다 잡아먹어버릴 것이라는 설명은 다소 충격적이다.
그렇다면 이 실체가 존재치 않는 컴퓨터는 무엇으로 구성되며 어떻게 서버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일까.
"네트웍 밴드워스를 모아 적절히 분배합니다. 기존의 서버는 수요가 많아질수록 비대해지고 투자비용도 늘어나지만 이건 불필요합니다." - 차석기 클루넷 부장
인터넷 유저가 사용하고 있는 기기가 곧 이 슈퍼컴퓨터의 일부란 설명. 데스크탑, 노트북, 휴대 단말기 등을 막론하고 인터넷과 접속하고 있는 모든 기기의 잔여 용량 및 자원이 이 가상 시스템을 구성하는 퍼즐조각인 셈이다. 서버를 관리하는 인력도, 소비되는 추가 자원도, 낭비될 에너지도 필요치 않으며 수요가 많을수록 무제한으로 능력이 증대하는 사상 최강의 슈퍼컴퓨터가 탄생하는 셈이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퍼즐 맞추기 게임이다.
이 슈퍼컴퓨터가 이론의 영내에서 탄생한 것은 언제, 어디서일까.
"불과 3, 4년전에 나온 것입니다." - 고영규 세일즈포스 상무
"구글이죠. 클라우딩 컴퓨터라는 말을 만들어낸 건." - 박승규 VNWARE 컨설턴트
"최초 제안자는 구글 엔지니어 크리스토프 비시글리아입니다." - 차석기 클루넷 부장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알기쉽게 풀어 설명했던 차석기 클루넷 부장은 이것이 2006년도에 처음으로 제안됐다고 밝혔다. 불과 2년전 구글의 한 엔지니어가 회사 내부에 많이 남은 용량과 컴퓨터 자원을 활용하고자 하는 동기로 이를 발의했다고. 그리고 이는 그 짧은 태동기 동안 아이비엠, 마이크로소프트, 델, 아마존 등 숱한 주요 IT기업의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았다.
기조연설자 3인 중 고영규 세일즈포스닷컴 상무.
"마이크로 소프트는 처음엔 안 한다고 했지만 어느순간 입장을 달리 했습니다. 구글과 마찬가지로 퍼블릭 측면에서 접근 중입니다. 반면 IBM은 프라이비트 측면으로 접근해 색깔이 저들과는 좀 다릅니다. 현재 '블루클라우드'라는 이름으로 올 3월 아일랜드 더블린, 6월 중국 베이징과 남아프리카공화국, 8월 일본 도쿄, 9월 한국 서울 등 세계 각지에 '시드'를 뿌리고 있습니다." - 박승규 VMWARE 컨설턴트
국내에서 이를 시도해 성과를 올린 예도 함께 제시됐다.
"콘텐츠 유통 M사는 이 시스템 도입 전 월 6억의 돈을 허공에 뿌렸습니다. 밴드위스가 60GPBS 발생했는데 단위별로 1천만원가량 소요되니까요. 회사전체 비용 중 70%가 회선비용이었어요. 실질수익은 저조했고 트래픽이 증가하면 투입도 많아질 수 밖에요. 하지만 적용하고 보니 트래픽은 절반가량 감소, 25~30G가량으로 잡혔습니다. 비용은 월 3억 가량 절감, 서버구입비와 관리비용도 절반이상 절감됐습니다. 한쪽으로 치우쳐 노는 서버가 생기는 문제는 더 이상 없구요." - 차석기 클루넷 부장
게임사에서의 적용사례 역시 괄목할 만 하다.프리스타일, 투워 등 상당한 인지도의 온라인 히트작에서 적용 중이라는 차 부장은 한 게임사의 트래픽 추이를 소개, 서버와 클라우드 대비 트래픽이 평균 4 대 96 정도로 벌어졌던 자료를 꺼내들었다.
차석기 클루넷 부장.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알기쉽게 풀어 설명했다.
물론 진보된 시스템이라고 해서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래는 차석기 부장과의 Q & A.
Q - 진보된 시스템이라도 단점은 있을 텐데, 설명된 효율적 측면의 특장점 외에 앞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A - 보안적 측면에서의 염려가 가장 부각되는 부분이다. 글로벌 측면에서의 공통 과제다.
Q - 여러곳에서 자원을 가져왔다면 이를 총괄하는 시스템에 장애가 생겼을때 이 문제가 큰 혼란을 가져오는 문제도 생각할 수 있지 않나?
A - 맞다. 전체를 제어하다 보니 총괄시스템에 장애가 생기면 혼란이 커질 가능성이 여기저기에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안정성 문제는 본 업체만의 것이 아니라 업계 모두가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이 시스템이 조만간 부상하게 될 숙명에 대해선 모든 이들이 기정사실로 주장한다.
"한국의 SAAS 기술은 글로벌과 3, 4년의 갭이 있습니다. 강한자가 사는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합니다. IT업계는 변해야 삽니다. 앞으로는 필수임을 단언합니다." - 고영규 세일즈포스닷컴 상무
"유저에 있어 콘텐츠를 어디서 받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받는 것이 중요하지요." - 차석기 클루넷 부장
마이크로소프트를 위시해 세계 굴지의 글로벌 업체가 프로젝트 가동 중인 가운데, IT 강국을 자신하는 한국 역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