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투성이로 뒤숭숭한 가운데 고객 항의 봇물, 집단 소송 움직임 감지돼
1월 옥션, 4월 하나로에 이어 또 한번의 초대형 개인정보유출 사건, GS칼텍스 사태의 충격파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5일 공개된 이번 사건은 서울 강남의 한 유흥가 골목 쓰레기장에서 개인정보 데이터 CD와 DVD가 발견되면서 일파만파로 번졌다. 메인이 되는 DVD와 샘플 CD엔 1100만명이 넘는 고객 데이터가 들어 있었다. 규모만 놓고 보면 하나로의 600만명을 2배 가까이 웃도는 정도. 1100만여명에 달하던 옥션 규모까지 살짝 넘기며 사상최대 악재로 기록됐다.
상황을 보면 종전보다 더한 의혹 투성이. 옥션이 해킹, 하나로가 고의적 유출인 것에 비해 이번 사태는 아직 뚜렷하게 밝혀진 게 없다. 오프라인상의 정보 저장장치가 폐기물로 발견된 것을 보자면 지난해 부산 연산동 고물상에 SK텔레콤의 정보서류뭉치가 팔려나온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번 것은 폐기처분에서 비롯된게 아니라 쓰레기더미 속에서 건져진 것이라 진상은 오리무중이다.
이상한 점은 이것이 '우연히' 쓰레기물 속에서 발견됐느냐는 점. 네티즌들 역시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다음유저 용왕 님은 "유흥가 휴지통의 것을 들고가서 확인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의도적 소행인것 같다고 의견을 남겼고 정중헌 님도 "부수지 않고 온전한 상태로 버린점, 그리고 이를 또 확인했다는 건 단순범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버티셔 님은 "보통사람이 어떻게 주웠을지 이상하다"고 동조했다. 버려진 것과 취득 정황 모두 위화감이 있다는 반응이다. 한편 경찰 수사에선 엑셀파일 변환 데이터 외부저장 여부 때문에 고의적 유출 가능성이 피어올라 한층 더 복잡하게 일이 꼬였다. 정부 고위관리의 정보가 상당수 담겨 있는 점 또한 잡음이 예상된다.
고객들은 항의에 나섰다. 고객 게시판에선 "제 개인 정보를 아무한테나 알려줘 대단히 감사하다"는 등의 비난이 진동했다. 안호식 님은 "스팸문자 부쩍 많아진 이유가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고 김민석 님은 "시디가 버려질 정도면 관리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집단소송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미 고객게시판은 물론 포털 기사 댓글 등에서 고소하겠다는 말들이 불어나고 있다. 집단 소송 카페 개설 제안과 "대박 한번 당해봐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것.
GS칼텍스는 발빠르게 사과 팝업 창을 홈페이지에 올리며 "금융정보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성난 고객들을 달래기엔 역부족이라 충격파 흡수가 여의치 않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www.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