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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청와대, 이미 요미우리의 '언론플레이'(?)에 완벽히 당했다

청와대, 이미 요미우리의 '언론플레이'(?)에 완벽히 당했다
하루가 멀다 깜짝쇼에 '부글부글'...깊어만가는 요미우리 미스터리와 청와대의 한숨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독도 정국을 놓고 연일 벌이는 깜짝쇼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15일 후쿠다 일본총리가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겠다"고 밝히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답변했다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당일 한국은 발칵 뒤집혔다. 통합민주당 등 야권은 일제히 "저 주장이 사실이면 대통령은 탄핵감"이라며 공세에 나섰고 네티즌 여론 또한 부글거렸다. "당신이 한국 대통령이 맞나요" 등 여차하면 쇠고기 파문 이상의 반감 폭발이 예상되는 반응이 인터넷을 뒤덮었다.

청와대 측은 이동관 대변인이 직접 소방수로 나서 사실무근임을 주장했다. "뭘 기다려달라고 했다는 거냐"며 "일본의 언론플레이"라 반발한 것.

곧바로 일본 외무성이 공식 해명에 나섬에 따라 청와대의 긴급진화가 빛을 발하는 듯 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논평으로 "한일 정상회담 중 요미우리의 보도와 같은 논의는 없었다"고 힘을 보탰다.

이 시점에서 네티즌들의 시각은 크게 엇갈렸다. 한편에서는 요미우리의 오보에 정부가 손해배상 등 강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또 한편에선 "일본 최대 신문이 그럴리 있겠느냐"며 정부에 싸늘한 미소를 던졌다. 일부에선 "요미우리는 조중동과 레벨이 다르다"는 웃지못할 주장을 꺼내 가뜩이나 현재 말많은 3대 메이저신문은 또 한번 애꿎게 마음고생을 해야 하기도. 그러나 외무성의 해명으로 일단은 여파가 가시는 듯 했다.

그런데 요미우리는 이번 논란의 무대에서 그냥 내려올 생각이 없었다. 16일, 토론장으로 유명한 국내 사이트 스켑티컬레프트(http://www.skepticalleft.com/)회원인 아난다 님은 아고라에서 삭제된 글이라고 밝히며 요미우리 동경본사 독자센터와 통화로 질의를 나눴다는 한 네티즌의 글을 소개했다. 기사내용의 사실여부를 묻는 질문에 요미우리 담당자 답변은 아래와 같이 요약된다고.

"확실한 취재를 근거로 실은 것으로 내용은 사실. 오보는 말도 안되는 소리며 양국 정부로부터 어떠한 항의도 없었다."

그리고 당일 저녁, 네티즌의 의혹 제기를 넘어 국내 언론보도를 통해 이같은 요미우리 측 주장이 사실로 확인됐다. 요미우리 기자와 통화한 머니투데이와 이를 인용보도한 뷰스앤뉴스 등을 통해 "기사내용은 모두 사실이며 외무성은 외무성대로, 우린 우리대로 사실이 있다"는 입장 멘트를 전했다.

외무성 답변까지 무의미하게 만드는 발언, 이같은 정황이 계속됐다면 청와대는 다시 긴박한 대응에 나서야 했다. 그런데, 다음날인 17일 오전 요미우리는 또한번 상황을 묘하게 만들었다. 논란의 해당 기사를 인터넷판에서 자진삭제해 버린 것.

청와대는 이를 두고 당일 "사실상 잘못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은혜 부대변인은 "요미우리 신문이 인터넷판에서 기사를 삭제한 것은 잘못을 인정한 것"이라며 "정정보도까지 항의할 것"이라 말했다. 결과적으로 청와대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것.

그러나 요미우리는 짖궂게도 긴장 정국을 그대로 쥐고 있다. 기사삭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이나 입장 표명을 꺼내지 않고 있어 여전히 어떤 돌발 반응이 이어질지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

게다가 이미 청와대 입장은 국내 여론에 있어 어느 쪽으로 상황이 진행되어도 곤혹스럽게 발전했다. 다음 아고라 유저 주신 님은 "인터넷판 기사 삭제, 정정보도나 해명 없음, 논란 증폭 예상"이라 요약하면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란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요미우리신문에 대한 허위보도 고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는 점은 피아를 가릴 것 없는 난제. 일부 네티즌이 "오마이뉴스 등 국내 언론은(오마이뉴스는 종교계 인사의 말을 인용한 이명박 대통령 발언을 보도했다가 지난달 대통령 이름으로 된 손배소 청구를 받았다) '잡으면서' 요미우리에겐 못할 게 뭐 있느냐"며 또다른 논쟁거리가 튀어나왔다. 

15일 발의됐던 먼저먹어BoA요 님의 아고라 고발 청원(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55879)은 사흘만에 목표 1만명을 가볍게 넘겨버렸다. 본문에서 발의자는 "청와대가 아무반응 않는다면 MBC PD수첩 고발건과 비교해 봤을때 형평성에 매우 어긋난 일"이라며 고발조치를 요구했다. 이건 이거대로 청와대가 골치를 앓을 문제로까지 확산되는 중이다.

'언론플레이'를 주장하고 나선 청와대. 결과만 놓고 본다면 이미 청와대는 요미우리의 '언론플레이'에 완벽하게 당해버렸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주 : 기사 내용 중  스켑티컬레프트 회원 아난다님이 썼다는 부분을  스켑티컬레프트 회원인 "아난다님이 아고라에서 삭제된 글이라고 밝히며 요미우리 동경본사 독자센터와 통화로 질의를 나눴다는 한 네티즌의 글을 소개했다."로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