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보이 기사(newsboy.kr)

이 대통령,고개는 숙였고 괴담은 당혹스럽고…

고개는 숙였고 괴담은 당혹스럽고...대통령 대국민담화 파문
연합뉴스 다음서 다섯시간만에 댓글 1만6000개 넘기기도

 
22일 이명박 대통령이 고개를 숙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정부가 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데 소홀했다는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라며 쇠고기 파문과 관련 국민들에 사과의 뜻을 전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달이 넘게 이어진 파문에서 성난 민심이 대통령에게 요구해왔던 사과가 전해진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날 담화문은 사과만을 담지 않았다. 무엇보다 큰 논란의 여지는 "광우병 괴담이 확산되는데 대해 솔직히 당혹스러웠습니다." 부분. 결국 그간의 파문은 비과학적 뜻을 내포한 '괴담' 때문이라 밝힌 것. 여기에 이어진 "당혹"은 해석에 따라 "유감스럽다"로 풀이될 수 있는 부분. 이어진 "무엇보다도 제가 심혈을 기울여 복원한 바로 그 청계광장에 어린 학생들까지 나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는 참으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부모님께서도 걱정이 많으셨을 것입니다" 부분 또한 "섭섭하다"란 표현으로 풀이될 법 하다. '부모님들의 걱정'이 촛불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판단 때문인지, 그들이 주장한 급식의 위험 때문인지도 명시되지 않아 학생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결국 소통 부족은 사과했으되 협상 자체는 이에 포함되지 않은 것.

미국 쇠고기 수입의 뜻은 변하지 않았다. "국민 건강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는 한편 추가 협의를 거친 문서로의 안전 보장과 비상시 수입 중단 주권적 조치 명문화, 나아가 선진국 수준의 식품 안전을 실현하겠다 밝혔으나 재협상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 이어진 경제 위기론 또한 논란거리. 한미 FTA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꺼낸 내용이나 이 역시 쇠고기 협상과 무관할 수 없는 부분이라 해석에 따른 반발이 불가피해졌다.

아니나다를까, 여당을 제외한 각 당은 일제히 "대국민 협박"이라 야유했다. 청와대 앞에서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및 무소속 임종인 의원 등으로 구성된 야당 공동 기자회견에선 "국민을 우롱하고 야당을 협박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혹평이 나왔다. 참가 야당의원들은 "재협상 결단과 진심어린 대국민 사과가 담겼어야 했으나 광우병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거짓말만 반복했고 이는 쇠고기 협상 정부고시와 한미FTA 강행에 대한 국민적 협박"이라 기자회견문에서 밝혔다.

네티즌 반응 역시 비난으로 가득하다. 담화문 전문을 읽은 이들은 "동의 안하면 국민들 굶어죽어도 내 책임 아니다란 협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기대도 안했지만 안하느니만 못했다"는 혹평도 난무. 뭉게구름 님은 "경제 발전을 위해선 하찮은 서민들 미친소 먹다 죽어도 상관없다는 거냐"고 밝히는 등 경제적 위기를 거론한 부분에 대해 쇠고기 수용을 위한 협박으로 받아들이는 여론이 형성 중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전 11시 다음에 업데이트된 연합뉴스의 관련보도는 뉴스홈 메인에 걸려있는 동안 다섯자리수의 댓글을 기록했다. 오후 4시까지 다섯시간여만에 1만6000여개의 댓글이 쏟아진 것.  jsunjo 님은 "송구스럽다 될일이 아닙니다. 재협상이 정답입니다"라고 요구했고 나루터님은 "소통의 형식 문제가 아니라 내용이 문제"라며 "뭐 하나 내용이 변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삽질(엉뚱한 짓을 뜻함)에 이렇게 많은 댓글이 달린 건 처음 본다"며 실소하는 네티즌도 있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도 불구, 쇠고기 수입에 대해 "죽음의 밥상을 들여온다"는 비난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여론은 물론 야당간의 갈등만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