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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

"그냥 자자!" 박지성 결장에 팬들 허탈

"그냥 자자!" 박지성 결장에 팬들 허탈


"그냥 자자!"

박지성 선수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활약을 기대했던 팬들이 허탈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22일 새벽 네티즌들은 늦은 시각에도 불구 잠들지 않고 대망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기다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산소탱크' 박지성 선수의 출전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 최근 좋은 활약을 펼쳤던 터라 팬들은 물론 현지 언론도 선발 출전을 유력하게 점찍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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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성의 활약에 대한 말로 꼬리를 물었을 2천여건의 댓글들은 안타까움으로 뒤바뀌었다.   

 한국 언론도 박지성 선수의 출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박지성과 발락의 13번 전쟁', '선발 요원으로 평가되는 이유' 등 어느새인가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던 것. 네티즌 팬들 역시 며칠전부터 밤새워 응원하겠노라고 기대감을 밝혀왔었다. 한국 최초, 아시아 최초의 결승 활약, 그리고 UE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차범근의 영광을 이을 한국축구 새 역사의 염원은 인터넷 영역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경기를 약 1시간여 앞두고 네티즌들의 탄식 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박지성의 이름은 출전명단 어디에도 없었다. 선발은 커녕 후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 명단에 오른 인원은 총 18명. MBC ESPN의 캐스터는 "후보가 7명이나 됐는데..."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모 매체 기사의 제목이 말해주듯 팬들에 있어 최악의 '비보'였다.

박지성 선수가 활약할 가능성이 제로가 되면서 들떴던 열기는 순식간에 식어버렸다. 새벽 2시 33분 네이버에 업데이트된 스포탈코리아의 결장 소식은 경기가 시작되는 3시 45분까지 약 1시간동안 2천여건의 댓글을 모았다. 아쉬움을 넘어 퍼거슨 감독에 대한 섭섭함까찌 묻어나오는 반응이다.

너무 뜻밖의 소식에 노여움을 토해내는 이도 상당수. "황인이 챔스 결승에 나오는게 못마땅하냐"며 인종차별을 의심하는 네티즌도 보인다. 심지어는 "첼시를 응원하겠다"며 분노하기도. 

다음은 경기 직전까지도 해외축구섹션에다 "한국팬들이 밤새워서라도 경기볼 것"이란 박지성의 인터뷰 소개 기사를 메인에 걸고 있었다. "보고 말고", "졸린 눈 비비며 기다리겠다"란 댓글들이 오르던 해당 기사 의견란은 박지성의 출전 가능성이 제로가 된 직후부터 "밤새 기다린 나는 뭐냐", "지성아 너 안 나와서 우린 잔다" 등 실망감으로 급변했다. 

MBC ESPN 측도 민망한 상황이 됐다. 팬들을 스튜디오에 모아 공개 응원전까지 준비했건만 초장부터 김이 팍 샌 것. 첼시 팬도 동원하는 등 나름 공정성(?)을 보였으나 박지성 선수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면 생각할 수 없는 준비였다. 기대를 걸었던 생중계 시청률 역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일부 네티즌은 "관객들 전의상실한 패잔병 같다", "ESPN 민망하겠다" 등 실소를 흘렸다.

이 날 경기는 맨체스터가 1대1 무승부 속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 리그 우승에 이어 더블을 기록했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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