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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 주고픈 미운오리새끼 집합소 MBC... 'PD수첩만이 아냐'

지켜 주고픈 미운오리새끼 집합소 MBC... 'PD수첩만이 아냐'
정부가 미워할 수 밖에, 네티즌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카운터펀치 발동


19일 농림수산식품부( http://www.maf.go.kr/)는 언론중재위원회가 MBC PD수첩에 정정 및 반론 취지문을 보도하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조정신청에 위원회가 손을 들어줬다는 것. 그러나 PD수첩 측은 "정정과 반론이란 말은 결정문 어디에도 없으며 농림부가 보도자료에 임의로 쓴 것"이라고 일축, 여전히 팽팽한 줄다리기가 진행 중이다.

네티즌 여론은 이를 두고 명백한 언론탄압이라 외치고 있다. 포털 다음, 경향신문, 그리고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을 발의한 네티즌 안단테 등 네티즌들이 지켜주겠다고 나선 언론 및 여론 속에서 PD수첩은 단연 중심에 있다. 법적 대처 압박에도 불구, 2탄까지 방영하며 맞서자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은 "우리의 자존심"이란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반면 정부의 대처에 대해선 엄연한 보복 행위로 간주 중이다.

정부에 있어 PD수첩은 분명 눈엣 가시일 수 밖에 없다. 심지어 또다시 후속작을 방영해 달라는 요청까지 나오고 있으니, 같은 상황에서 2탄이 실현화됐던 전례를 생각한다면 '좌시 못할' 존재. 그러나, 그들에 있어 '미운 짓'은 PD수첩만의 것이 아니다. 시사프로는 물론 뉴스, 드라마, 예능 프로까지. MBC, 어느새인가 방송사 자체가 미운 오리 새끼들의 집합소가 됐다. 반면 현시국의 성난 민심에겐 프로그램 하나하나가 '기특한' 미운 오리 새끼들이다.


1. 광우병 파동의 원동력 PD수첩

PD수첩(  http://www.imbc.com/broad/tv/culture/pd/)은 광우병 파동에 있어 이견의 여지가 없는 MBC의 대정부 으뜸 공격수. 이미 여러번 그 내용 및 파급력을 보도한 바 있다.(4월30일-광우병 다룬 PD수첩, 반응 폭발 ,   5월 14일-'나쁜 기집애 오아이'에 푹 빠진 정부, PD수첩에 한 방 먹다-  기사 참조) 지난달 29일 첫방송 당시 8%대의 시청률에 이어 13일 후속편에선 10%대(AGB닐슨)를 기록, 심야 시사프로가 두자리수 시청률을 보이는 드문 광경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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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휴방에 게시판에선 염려하는 목소리가 일기도.

이번 파동을 바라보는 민심에서 언론은 어느새인가 조중동 vs 경향 and PD수첩으로 맥락이 갈렸다. 물론, 양 언론간의 대립도 눈에 띄는 현황.

조선일보는 20일자 사설을 통해 "온 나라에 불지르고 시침 떼지 말라"며 PD수첩에 다시 포문을 열었다. 이미 9일에도 유전형 문제를 놓고 부풀리기 방송으로 공격했던 조선일보였다. 물론, 타 메이저 신문들 역시 인터넷여론과 함께 무책임 방송이라고 줄곧 두들겨 왔다.

그러나 네티즌 여론은 '조중동 사절'과 '아이러브 PD수첩'으로 응수했다. 촛불집회 군중들은 청계광장에서 '동아 불꺼라'를 연호했고 정말로 불은 꺼졌다. 하필이면 광장에 사옥이 위치했던 탓에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던 비운의 동아일보다. 물론 군중들은 곧바로 "조중동은 찌라시"라 구호를 바꿔 나머지 빅 3도 함께 비난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같은 결과엔 그간 그들이 펼친 PD수첩에 대한 비난공세가 빠질 수 없는 주요 요인이다.

반면 PD수첩을 대하는 그들의 눈빛은 마치 동경하는 소녀를 바라보는 소년의 그것이었다. 발언대에선 "PD수첩 보셨어요?"라는 질문이 이어졌고 13일엔 PD수첩 시청을 위해 비교적 일찍 자리를 뜨는 군중들도 있었다. 정부의 제소 방침이 터졌을땐 네티즌들이 "변호사비라도 내 주겠다"며 변심하지 말 것을 부탁했다. 8일 정론지기 님이 다음 청원방에서 발의한 민, 형사 소송반대 서명은 13일까지 총 5만3032명의 동조 서명을 이끌어냈다. 한편 이후에 찾아온 네티즌들은 추가서명이 등록되지 않는것에 반발하기도. 13일 이후는 마감을 이유로 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PD수첩 시청자 게시판은 여전히 격려 리플이 끊이질 않는다. "우린 정권이 바뀌어도 말을 바꾸지 않는다"는 제작진의 발언엔 감명을 표하는 감사글이 따랐다.

2. 뜻밖의 복병 MBC대하드라마 이산

의외의 복병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내용에 있어 현 상황을 오버랩시키는 한편(18일 연재물-약소국의 주군 ), PD수첩에 간접적 도움까지 주었다.

먼저 PD수첩에 미친 영향이다. 이 작품은 현재 30%대의 시청률 고공 행진을 기록, 방영일마다 종합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화요일 방영시, 곧바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이 PD수첩. 지상파 최고 화제작과의 연계 편성이다. 안정된 시청률을 확보해주는 역할을 한 것. 두 프로그램 사이의 광고 인터벌이 짧게 느껴지는 것은 기분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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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국과 묘하게 어우러진 내용. 우연히도 이 작품은 지난주와 이번주 들어 청국과의 마찰과 협상을 다룬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강대국과의 민감한 사안을 놓고 벌이는 줄다리기 모양새가 자연스레 현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작품에서 정조대왕은 약소국의 핸디캡을 안고서도 백성들의 안위와 자존심을 걸고 의연한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저들은 물론 자신들에 있어서도 이득이 될 무역안으로 전쟁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19일 방영분에서 청국 태감의 이야기는 백미였다. 오해와 갈등이 풀린 뒤 태감은 "대국의 사신으로서 부끄럽다"며 "전하의 마음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술회한다. 시청자들에 있어 카타르시스의 대목이다. 그리고 이는 현재 쇠고기 파동을 바라보며 응어리진 민심에 있어 가장 아쉽게 여겨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3. 마지막 끝맛의 파괴력, 뉴스데스크 

2일, 안티조선 논객으로 유명한 홍재희 씨는 MBC뉴스데스크에 대해 광우병 소식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KBS 9시뉴스와 SBS 8시뉴스보다 한발 더 나아가 진실을 전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반하는 네티즌은 '뉴스데스크가 45분중 25분을 광우병 내용에 할애한다'는 등 왜곡방송이라 아고라 광장에서 비난하기도 했다. 반응은 좋지 않았다.

요즘 뉴스데스크의 마지막 멘트는 연일 화제다.

"섬기건 소통하건 슬로건이 중요한게 아니라 누구를 보고 어떤 자세로 어떻게 만나느냐가 더 중요할 겁니다. 쇠고기 파동을 푸는 열쇠도 여기에 있습니다." - 14일

"과천시 당국은 단속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법으로 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단속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나올지도 모르죠." - 17일

"지금까지 공부했던 의학 국제정치학에 이어서 함께 공부하셔야 됩니다.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된 시민되기 쉽지 않습니다." - 20일. 이상 신경민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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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데스크 클로징' 검색 결과. 네티즌 관심대상에 올랐다.
 


'뉴스데스크 클로징', '뉴스데스크 마지막멘트' 는 요새 '뉴스데스크'만 검색해도 관련 검색어에 따라나올 만큼 인기 검색어가 됐다. 연일 쇠고기 파동을 놓고 촌철살인을 이어가고 있는 것에 네티즌들이 "승리의 MBC"란 칭호를 붙여주기도.

특히 화요일 방영시엔 뉴스데스크, 이산, PD수첩으로 이어지는 골든 트라이앵글 포메이션이 짜인다.(짤막한 스포츠 뉴스가 사이에 있긴 하다) 쇠고기를 앞에 놓고 선발, 계투, 마무리 진이 편성되는 것. 청와대에선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가 없는 주간 나이트메어다. 


4. 불의의 일격을 가한 국민 예능프로 무한도전

지난 19일, 아고라장에 후후 님이 걸어놓은 무한도전 게시물은 순식간에 베스트 게시물이 됐다. 21일까지 18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 중. 추천수도 1689건(반대 20건)에 댓글반응도 242건이다. 게시물은 의외로 심플하다. 방송 캡처 5장에 본문은 세줄. 지난 17일 방영분에서 쇠고기 관련 자막의 폭풍 여파가 여기까지 미쳤다. '미국산 소 쓰러지듯', '미친소 송아지는 꼬끼오 병든 닭 병아리는 음메', '그랬다간 바로 촛불시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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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후 님 게시물 중 일부.  


축구 경기 편성 휴방에 반대 서명까지 꺼내보였던 팬들이다. 골수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예능 프로그램이 펼쳐보인 시니컬한 자막 개그의 여파는 불 보듯 뻔한 일.


5. "미주 한인들도 반대한다고!" 치명타 날린 100분 토론

지난 8일, 100분 토론(http://www.imbc.com/broad/tv/culture/toron/)은 예기치 못한 손님을 맞았다. 미국 애틀란타에 거주 중인 한인 주부 이선영 씨였다. 전화 인터뷰에서 그녀가 남긴 말은 정부에 있어 직격탄이었다. "요즘 미 쇠고기를 안심하고 소비한다는 한인 단체장들의 대표성이 의심스럽다"며 현지인들도 조심스러워 한다고 폭로한 것. 쇠고기 청문회에 워싱턴 한인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주장한 안전성 등 그간 현지 한인 단체장들의 입을 빌려 민심을 안심시키려던 정부 입장에선 치명타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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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분토론 게시판에서 이선영 주부는 '국민주부' 등의 찬사를 얻었다.

 '고도의 안티'까지 등장, 상황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스타덤에 오른 최선생, 원선생은 "삶아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등 쇠고기 수입 찬성론을 폈다가 입방아에 오르기도. 현재 지능형 안티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최근들어 네티즌 사이에서 시청료 지정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요약하자면 'MBC에는 시청료를 납부할 의향이 있다'는 것. 다음아고라 장에선 레마, 황금연못 님들이 제안해 네자리수 조회수 속에서 378, 442대 0의 추천 대 반대 퍼펙트 스코어를 만들었다. 어느새인가 시청자들에 있어 MBC는 지켜주고 싶은 미운오리새끼 집합소가 됐다.


<뉴스보이> 권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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