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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아따맘마 극장판, TV종영 장식하는 극장판다웠다


아따맘마 극장판, TV종영 피날레의 극장판 다웠다
TV판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는 극장판의 의미




17일 개봉한 이 작품이 아직 극장가에 걸려있으려나. 찾아보니 CGV와 메가박스의 메인관 몇군데는 아직 며칠 예매 기회가 남아있다. 개봉 후 벌써 열흘가량. 늦어버린 리뷰가 죄스럽다. 그만큼 이 작품은 팬들에 있어 소개할만한 가치가 있다.

아따맘마는 케이블채널의 강자이자 애니메이션전문채널의 맏이 격인 투니버스에서 2004부터 쭉 방영해 온 홈드라마 애니메이션이다. 홈드라마 답게 300여편이 넘는 장기작으로 이어졌고 투니버스는 현재 시즌 8까지 선보였다. 일본 현지에선 2002년부터 방영된 바 있다.

그러나 시즌9는 없을 전망이다. 종결이 났기 때문이다. 투니버스에선 시즌8 광고마다 작별을 고하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와중에 국내 극장판 개봉은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온미디어 측의 팬서비스라 해석된다. 사실 이 극장판, 최근 작품이 아니라 2003년도 작이다. 즉 한국에선 TV판으로 소개되기 전부터 이미 존재했던 작품을 TV판 종결에 맞춰 국내에 정식 선보였다는 말이다.
투니버스를 즐겨 보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요즘에야 방영중인 TV시리즈의 극장판 작품을 최근 것 위주로 개봉하는 일이 늘었지만 해가 지난 작품은 그냥 TV판의 스페셜편 격으로 본 채널에서 틀어주곤 했다. 사실 이 작품도 생각해보면 그럴 가능성이 더 높았던 작품인데 지금까지 숨겨놨다가 종영에 맞춰 내보이고 있으니 국내에서 차지하는 이 작품의 가치는 또 남다르다 하겠다.   

그럼 피날레를 장식하는 의미로서 이 작품은 손색이 없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합격점이다.



아리는 네 식구만의 비밀을 선남이에게만은 털어놓는다 선남인 곧장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좋은 조력자가 된다



작품은 여느 때처럼 아리와 동동이네 가족의 일상을 다루고 있다. 헌데 지금껏 TV판 시리즈의 그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실은 전혀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특별하게 그려왔던 네 식구였지만 이번 극장판에서 만큼은 정말로 특이한 사건에 휘말리고 말았다. 

어떻게 보면 현재 국내에서 일고 있는 트렌드와도 때가 잘 맞았다고 할 수 있는데, 작중에서 엄마와 아리는 벼락을 맞고 서로의 영혼이 맞바뀌는 일을 겪는다. 시크릿가든의 길라임을 연상케 하는 순간이다.

사실 여기서 스토리 소개는 간략하게 매듭지어진다. 서로 뒤바뀐 엄마와 아리의 인격을 다시 원위치시키고자 네 식구가 좌충우돌하는 이야기가 런닝타임 내내 이어진다. 다만 이 과정에선 엄마와 딸이 겪어온 갈등과 세대차이가 허물어지는 휴먼드라마가 펼쳐지고 이것을 위해 수학여행과 동창회가 그 짧은 사이 맞물린다.





몸이 뒤바뀐 엄마와 아리, 그리고 아빠와 동동이 네 식구는 해결책을 찾지만 그 사이에도 삶은 계속되는 법. 결국 엄마는 아리의 몸으로 학교에 가고 아리는 엄마가 되어 집안일을 한다. 큰 고비는 수학여행인데 도리어 이것이 모녀의 화해를 돕는 순간이 됐다. 고교시절 수학여행을 떠나지 못했던 엄마와 어떻게든 같이 가고 싶었던 아리는 그렇게 수학여행이자 모녀간의 여행을 겸한 특별한 시간을 갖는데 여기서 나이와 세대를 넘어서는 여자들만의 공감대가 형성된다.




사실 이러고 보면 꿈을 이룬 아리 같지만 실상은 엄마다. 그저 롤러코스터가 즐거워 이러는 것일 뿐.




이번은 또 엄마가 아닌 아리. 몸이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바라던 바를 이룬 소녀의 표정이 재미있다.




수학여행에 이어 또 한번 찾아오는 고비가 엄마의 동창회인데 이 역시 두 사람이 동행한다. 그리고 이번엔 아리가 엄마의 옛 시절을 이해하게 된다. 영혼 체인지란 소재를 엄마와 사춘기 소녀의 골을 뛰어넘는 유머러스하고도 애틋한 과정으로 잘 엮어낸 작품이다.




엄마가 된 아리는 엄마 속을 몰라 줬던 지난날 자신에 눈물을 흘린다. 반면 아리가 된 엄마 역시 아래에서 딸의 그 말을 들으며 뭔가를 생각하는데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다. 잔잔한 홈드라마에서의 절정은 이렇듯 포근하게 다가온다.





극장판으로 선보이는 아따맘마는 본작의 팬은 물론 처음 보는 관객도 무리없이 흡수하는 무난한 작품이다. 아따맘마 특유의 포근한 분위기를 잃지 않으면서도 5~10분 안팎으로 끝나던 그간의 짧은 드라마가 내재하던 본질의 메시지, 가족의 이해라는 부분을 장시간에 걸쳐 차례차례 해결해 나간다. 

이 작품을 합격점이라 한 것은 극장판의 미덕을 제대로 지켰기 때문이다. 극장판이라 하면 흔히 원작을 압축해 담던가 아니면 원작의 연장선상이 되는 오리지널 에피소드로 이어지는데 이 작품은 후자다. 그리고 원작이 오랜시간에 걸쳐 담아내던 원론의 메시지를 이 작품 하나에서 충실히 더듬어 간다. 결과적으로는 전자의 역할까지 훌륭히 겸한 셈이다. 게다가 국내에선 TV판 종영에 맞춰 진행된 개봉이다 보니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서비스 차원의 역할 또한 수행하고 있다. 

아따맘마는 같은 홈드라마인 짱구나 도라에몽에 비하면 인지도 면에 있어 다소 밀릴지 모른다. 그러나 홈드라마의 미덕인 공감대 형성이란 점에 있어선 점수를 더 얻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암만 한국 실정에 맞춰 로컬라이징을 했어도 한국과 일본의 국가적 차이에 따른 문화적 괴리감은 어떤 작품이라도 없을 수가 없다. 그것은 업계의 양대산맥인 짱구나 도라에몽은 물론 이 작품 또한 피할수 없는 숙명이지만 최소한 엉덩이춤을 내보이는 유치원생이나 틈틈이 일본 전통 아이템을 꺼내보이는 고양이로봇에 위화감을 느꼈던 시청자라면 중년의 엄마와 아빠, 여고생 딸과 여중생 아들의 소소한 일상에 초점을 맞춘 이 작품이 보다 편하게 다가올 것이다. 시장에서 반찬걱정 하는 엄마와 거리낌없이 팬티바람으로 거실을 활보하는 아빠, 그 나이 때의 사정과 고민을 가진 중고교생 자녀의 이야기는 사실 한국과 일본 양국 다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일만치 공통된 것이 많다. 설정상의 특이점보다는 만국공통의 가족애에 포커스가 맞춰진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TV판 종영은 투니버스 채널을 즐겨보던 사람에겐 여느 작품보다 아쉽게 다가올 것이다. 그런 와중에 이번 극장판은 여러모로 반길만한 타이밍이고 또 적절한 내용물을 갖췄다. 아따맘마를 보다 오래 추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티켓을 끊을 가치가 있다.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