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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극장판 메탈베이블레이드, 팬이라면 반겨줄 연장선

[리뷰] 극장판 메탈베이블레이드, 팬이라면 반길만한 연장선






언젠가 블레이드 시리즈를 보다 그런 생각 한 적이 있다. 어디 무서워서 팽이치겠냐고. G블레이드 최종장에선 건물이 허리케인에 날려드는 상황서 경기를 하는 걸 보며 그랬고, 베이블레이드 와선 경기장이 통째 무너지는 걸 보며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극장판을 보면 판이 비교 못하게 커졌다. 세상이 멸망할수도 있고, 또 그걸 운석을 깨부숴서 막을 수도 있단다. 무엇으로 가능한 것인지는 말 안해도 알겠지?

매 방학마다 방영작의 극장판 하나씩은 꼭 걸리는 투니버스의 올 겨울방학 카드는 메탈베이블레이드다. 지난해 겨울엔 원피스 스트롱월드와 동쪽의 에덴을, 올 여름엔 전년과 마찬가지로 명탐정코난을 선택한 것에 이어 이번엔 근 1년간 방영한 신작인 점이 흥미롭다. 깜짝카드였던 동쪽의 에덴을 제외하면 대개가 롱런한 작품이었기 때문.  그렇게 투니버스에서 절찬리 시즌 2가 방영 중인 메탈베이블레이드의 극장판 '메탈베이블레이드 VS 태양:작열의 침략자 솔블레이즈'가 내년 1월 6일 전국 극장가에서 개봉된다.

76분의 다소 짧은 런닝타임으로 구성된 이번 작은 철저히 코어타겟인 저연령대를 노린 모습이 다분하다. 직접 초청받은 작품으로선 처음으로 다른 사람 하나를 데려갔었는데, 그녀 역시 같은 느낌을 밝혔다. 실제로 배급시사회 때 절반은 초청받은 어린이 손님들이었는데 개봉 후 극장풍경까지 미리 본 기분이다. 구성면에 있어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새로운 적 등장, 이에 대처하는 모두의 심기일전, 대결 후 밝혀지는 진상 및 클라이막스가 무난하게 이어진다. 




스토리는 아틀란티스 대륙의 전설이 팽이와 연관되어 있으며 그 부활과 지구멸망의 위기, 후손과의 갈등 및 해갈을 담고 있다. 숙적 엘드라고를 물리친 후 평화로운 대회에서 실력을 다져가는 강타 일행 앞에 또 한번 엘드라고를 연상케하는 파괴적인 상대가 나타난다. 그 이름은 헬리오스. 태양의 힘을 지닌 솔블레이즈로 견우와 장군이를 비롯한 모든 동료가 다 덤벼도 이기지 못하는 괴력을 과시한다. 끝내는 강타마저도 패배, 만신창이가 된 페가시스를 안고 울분을 삼키는데 상대는 어떤 이유에선지 강타와 페가시스에 집착하며 재대결을 요구한다. 전설의 대륙 아틀란티스의 후예라 밝히며 그 부활을 위해 등장한 헬리오스의 불꽃에 페가시스는 이길 수 있을 것인가.




최소한 현재 국내방영중인 TV판 시간대에 있어선 등장한 적 없는 헬리오스. 차후 본 스토리에 다시 등장하지 않을까 싶은 캐릭터다. 강타편의 동료들은 물론 엘드라고 아래에 있던 편까지 다수 등장해 상대해보지만 압도적 위력을 보인다. 이렇듯 강력한 상대지만 악역은 아닌 매력적 캐릭터로 그 위력대로만 나온다면 강타와 태사자 사이에 위치하는 또하나의 최강자 내지 히든카드로 그려질 듯 하다. 강타와의 거리로 본다면 견우와 비슷하지 않을까.

견우나 태사자의 비중은 그 등장빈도로만 놓고보면 팬들에 있어 아쉬운 수준. 그나마 견우는 빈도수에 있어 어느정도를 확보했지만 태사자는 후반부까지 아예 등장이 없어 거의 까메오에 가깝다. 그래도 중요한 순간 강렬히 등장해선 그다운 실력을 보여준 것이 위안거리. 짤막하지만 확실한 역할이라 말하기엔 충분하다. 


더빙 퀄리티는 무난, 성우팬이라면 만족할 수준 

이 작품은 현재 투니버스서 진행중인 TV판의 메탈베이블레이드 출연 성우들이 그대로 투입됐다. 원체 다수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터라 출연 성우 수도 많은 편. 현재 방영중인 본작의 성우진을 극회별로 본다면 본 방송사 투니버스 성우들이 가장 많고 타 극회에선 주인공 강타의 김서영 씨와 태사자 김영선 씨를 비롯 정재헌 최석필 송준석 등 MBC의 성우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모두가 교체 없이 그대로 본 캐릭터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한편 신 캐릭터엔 그간 참여 않던 새로운 성우들이 투입되어 호흡을 맞췄다.
최근들어 극장판 더빙에서 자주 쓰이는 연예인 출연은 존재하지 않는다. 원판 더빙이 있어 주역은 아니어도 게스트 정도는 가능할 법도 했기에 이런 깜짝출연을 이벤트로 즐기는 사람이라면 아쉬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전문성우의 무난한 더빙 퀄리티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도리어 점수를 높게 줄 수 있는 포인트. 이번편에서 다크호스로 등장한 헬리오스엔 성우팬들이라면 이름을 알만 한 투니버스 성우 신용우 씨가 캐스팅되어 그의 주력인 소년 캐릭터를 소화해낸다. 흑막엔 KBS 양석정 씨가 평소 보여주지 않던 사악한 노년을 연기한다. 다시 말하지만 전체적 더빙 퀄리티는 큰 문제없이 만족스럽다. 주 타겟인 메탈베이블레이드의 팬들은 물론 성우더빙을 즐기는 이들에게 있어서도 볼만한 가치를 제시하는 작품인 것.

애니메이션의 극장판은 크게 둘로 나뉜다. 본작의 내용을 압축한 것(예로 기동전사건담과 Z건담의 3부작 쯤 되겠다)과 본작에선 등장하지 않던 새로운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장편의 오리지널(예라면 원피스 극장판 시리즈가 있겠다)인데 이 작품은 후자다. 탑블레이드 때부터 이어져온 시리즈의 특성상 새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은 큰 줄기에서 벗어나기 힘든 작품이라 이번 극장판은 TV판 내용을 꿰차고 있는 팬들에 있어 신선하게 즐길 수 있는 서비스 격이다. 물론 작품에 익숙치 않던 관객에겐 팽이 경기를 주제로 한 본작을 한눈에 이해하고 입문할 수 있는 가이드가 될 수 있겠다.


권근택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