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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당신이 사는 동네의 연탄값은 얼마입니까

당신이 사는 동네의 연탄값은 얼마입니까


6년만의 혹한기가 찾아온 올해. 서울에서만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서민들은 더욱 차가운 겨울을 지내야 했다.

이 시대의 서민, 그 중에서도 좀 더 어려운 집안 형편을 상징하는 아이템은 무엇일까. 아직 연탄을 사용하고 있다면, 그것이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

나는 지난 한달여간 서울의 이 곳 저 곳을 다니며 연탄으로 겨울을 지내는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아직 서울에서 연탄을 때는 가구가 있다니 하고 놀란다면 그건 너무도 배부르고 안일한 생활에 젖어 있었던 것일까. 연탄값이 너무 올랐다고 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그런데, 각 지역마다 연탄값이 천차만별인 것을 당신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연탄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이젠 지난해가 된 지난달 5일, 서울 상도동.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 현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http://kwon.newsboy.kr/1523)



한국투자공사를 비롯 각지의 직장인, 대학생들이 모였다. 사진만 찍기 미안했던 터라, 잠깐 틈을 내어 나 역시 한 손 거들었다. 맑은 날씨는 갑자기 흐려졌고, 결국 함박눈이 쏟아졌다. 내게 있어선 이번 겨울의 첫 눈 구경이었다.




하이엔드 카메라를 손에 쥔지 1년. 그때서야 알았다. 사람과 눈내리는 풍경이 정말 좋은 사진을 뽑아낸다는 것을. 인정 넘치는 행사였기에 더욱 그랬던 감흥이다.




그날 밝혔듯, 아 구역에서만 오전 중에 200여장의 연탄이 오르내렸다. 그러나, 그렇게 훈훈한 마음만 가져올 수는 없었다. 출발 전, 자원봉사단을 이끌던 한 스태프가 이런 말을 꺼냈기 때문.

"업자들이 고지대와 배달의 난점을 이유로 연탄값을 올려 받는 터라 연탄을 때시는 주민들의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무턱대고 업자들 탓만 할 것은 아니라 본다. 난코스라 다른 지역보다 인건비나 타 여건이 좋지 않다고 사정을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 확실한 것은 서민들 부담을 덜고자 하는 노력이 자원봉사나 정부지원 등 어떤 경로를 통해서라도 확장되어야 할 필요성이다. 그렇다면 상도동 지역에서의 연탄가격은 얼마일까. 여기선 한 장에 750원이라고 밝혔다. 680원이었던 것이 750원으로 껑충 뛰었다고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룻밤 지낼 시 연탄을 한장씩 한번 갈며 두장 사용한다고 치면 하루 1500원, 한달 4만5천원 돈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민들에 있어 만만찮은 가격이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은 어떨까.
해가 바뀌기 직전인 지난달 말 경에 서울의 동북, 노원구를 찾았다.



광운대학교 사회봉사단이 지난번 봉사단과 비슷한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이 날도 눈이 내리고 있었다. 미끄러질 위험 다분한 비좁은 골목에서 연탄을 각 가구로 나르는 학생들. 잠시 이야길 들어보니 이 곳 연탄값은 600원. 지난번 상도동의 750원보단 다소 저렴한 값이다. 그러나 이 역시 지난해 500원 받던 것이 100원가량 상승한 것이라고.

이 쯤하니 연탄값도 쓰레기봉투가격마냥 지역별로 제각각이란 결론인데.

다시 시간이 흘러 새해. 이번엔 중화동을 찾았다.



중화동 어느 낡은 건물 안. 2층이지만 연탄보일러를 땐다. 가격을 물어보니 주민은 한장당 480원이라고 했다. 500원에 약간 못 미치는 가격. 다녀본 지역 중엔 그나마 부담이 덜한 가격이다. 

"우리 이렇게 연탄 때고 살아요"

한 주민은 그렇게 어려운 삶을 하소연한다. 만일 여기가 다른 지역만큼 값이 뛴다면 그 주름은 더 깊게 패이지 않을까 싶은데.

언젠가 소주값 인상을 정부에서 규제할 때, 서민들의 가격상승 체감을 배려한 것이라 밝힌 적이 있다. 소주가 서민 가장이 짊어진 무게를 잊게 하는 위안의 한 잔이라 하면, 연탄값은 모든 가족의 보온과 생명에 직결되는 세이프가드. 즉, 무엇보다도 최우선시되어야 할 사안이다. 연탄가스로 질식해 숨진다는 비보에 앞서 연탄 한장이 없어 동사할 지경이라는 한탄부터 돌아봐야 할 경제난 속에 난방비는 갈수록 뛴다.

연탄 가격을 각 지역에서 전해듣다보니, 연탄보일러를 때는 사람들에겐 그 가격이 타 구역보다 저렴한지 여부 또한 '살기 좋은 동네'의 작은 척도가 될 수 있겠다는 점을 실감했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