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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스포츠

'승냥이떼와 함께' 김연아 출국 현장에서...

'승냥이떼와 함께' 김연아 출국 현장에서...  

 
 


 
17일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출국 게이트. 저녁 7시가 넘어서자 드디어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카메라가 하나 둘 자리 잡고, 비범한(?) 플랜카드도 펼쳐지기 시작한다.

    


  "얼굴 나오면 안돼요?"에 "네, 안돼요"라는 남 승냥이 1, 2호.   
 


...승냥이?

여기서 "아하!"하고 아는 사람은 '갤질'(디시인사이드 갤러리 서핑)좀 하는 사람. 물론, 인터넷 서핑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감도 잡기 어렵다.

피겨요정 김연아 선수의 팬들이다. 귀국 일정을 마치고 다시 캐나다 토론토행 비행기에 오르는 그녀를 마중하고자 나온 것. 디시인사이드를 비롯 김연아 선수의 팬들, 통칭 '승냥이떼'들과 취재진이 한데 모여 곧 등장할 '여신'을 기다린다.

    


  '승냥이 큐트 어택' 뒤로 숨는 여성 승냥이 1호, 어택 웨폰이 없어 그냥 돌아서는 2호, 그냥 달아나버린 3호...   
 


"승냥이면 남자를 이르는 줄 알았더니... 여자 승냥이도 많네요?"

처음 만난 여성팬 3인조에 물었더니 "엄훠나, 잘 모르시나 봐"란 반응이 돌아온다.

"원래 승냥이떼 중엔 여자 팬들이 더 많아요."

얼굴 공개는 극구 사양하는 팬들. 다만, 그래도 "작년에 조니 위어에 '미국산 꽃돌이'라 불렀던 사람"이라 내 소개를 하니 곧장 웃음꽃을 피우며 화기애애해지는 분위기. 그리고 그걸로 금새 친해졌다. (관련기사 http://kwon.newsboy.kr/274)

    


    남자도 혹하고 마는 웃음에 순간 할말을 잊었습니다.  
 


여신의 등장에 앞서, '훈남 왕자님'도 나타나 팬들에게서 소프라노의 환성이 터졌다. '아담 리폰'이다. 여성들은 수줍어하면서도 악수를, 남성들은 복잡미묘하나마 미소로 그를 바라본다. 조니 위어에 이어 아담 리폰까지. 미국 피겨계는 꽃돌이 대규모 양산 공장인 것인가. 그 위력을 한편에선 달콤하게, 한편에선 씁쓸하게 절감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드디어 기다리던 김연아 선수가 등장한다.


 
약간의 카메라플래쉬에도 자연발광으로 눈부신 그녀. 사람들은 "아프지 말고 몸 건강히 다녀와요" 등으로 건투를 빌었다. 그녀는 잠깐 멈춰서서 손을 흔들어 화답하다 바쁜 길을 떠났다.

그야말로 한순간의 만남과 이별. 그녀가 출국게이트로 모습을 감추자 한편에선 아쉬움과 만족감의 탄성이 뒤섞여 나왔다.

"이 한 순간을 보려고 이토록 기다린거야?"

"그 한 순간이 어디야." 

참고로 나는 이 한 컷을 찍고자 오후 4시부터 기다렸다. 저 한 컷을 보며 그만한 보람이 있었는지 곱씹어 보며 기사 송고, 완료.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