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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학생 뒤통수 후려갈기던 시국선언장의 '어버이'

시국선언장서 학생 후려갈기던 '어버이'  

  

오늘만큼은 노인 공경을 못한다.

3일 서울대 시국선언장에서 난동이 벌어졌다. 일련의 상황은 관련기사(http://kwon.newsboy.kr/1267)에서 소개했다.

다시 한번 그들의 활약상을 살펴보자.


시국선언장에서 벌어진 사태를 바라보던 학생들은 "앉아라!"를 외치며 저들을 질타했다. '어버이연합'이라 했던가? 그러나 그들은 젊은 학생들에게 있어 그저 불청객일 뿐이었다. 학생들은 교수들을 응원했고, 저들에겐 거침없이 야유로 일관했다. 시국선언의 든든한 아군이었다.

     
  
교수들은 상황을 수습하는데 있어 유연하게 대처했다. 3분간의 발언으로 박수를 유도하며 장내를 정화시키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아마 저들도, 저기에선 딱히 태클 걸 방도가 없었으리라. (링크 기사 내 두번째 영상 참조)

회견 마지막에 이들에게도 교수들은 질문할 시간을 주었다. (링크 기사 내 세번째 영상 참조)

첫마디가 "제목이 참 유치하다"였다. 질문을 하라고 했는데 질문이 아니라 시비를 건다. 그가 유치하다고 했던 이날 시국선언의 타이틀은 이거였다. 교수들이 저들을 내몰지 않고 발언권까지 주며 다독인 것이 저 민주주의의 큰 틀에 본인들도 포함시켜 준 배려임을 깨닫는 일은 아마 없겠지.

       
 
영상에서 보시다시피 결국은 또 한번 학생들이 '우'하는 야유를 보내고 또 교수의 대답엔 웃음과 박수를 보내며 이들을 무안주었다. 그러나 이들은 나가면서도 소란을 피웠다. "노무현이 왜 서거냐, 자살이지"란 말에 한 노인은 "강아지가 죽어도 서거냐"고 했고 "서거는 높은 사람한테 쓰는 말"이란 소리까지 퍼부었다. 전대통령이 높은 사람이 아니면 누가 높은 사람이란 말인가. 이 자리에 노무현 전대통령이 살아있었다면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이번엔 선행 기사에 미공개된 영상이다.


           

동영상에 잡히진 않았지만, 내 앞에 있던 모자 쓴 노인은 문을 가로막고 있던 앞의 학생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더이상 혼잡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 아무 말도 저항도 없이 앞을 가로막고 있던 저 학생에게 출입이 막힌 노인은 욕설로 모자라 결국 사정없이 머리를 후려갈겼다. 그럼에도 학생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한마디 항의도 없이 그냥 서 있었다. 성인군자가 따로 없다.

세상에 이런 나라가 또 있나. 나이 많은 이가 후려치면 젊은이는 그냥 맞고서 가만히 있어야 한다니. 나이를 무기삼는 것이 이 나라의 암묵적인 법인가? 설마 이런것까지 노인공경이니 유교사상이니 동방예의지국이니 하고 미화(?)시키진 않겠지.

회견이 끝날 때 저들은 불만스럽게 교수들에 "토론을 하자"고 외쳐댔다. 글쎄. 지금껏 자신들의 행동이 토론할 수 있는 이들의 자세였던가. 학자들의 시국선언장에 들이닥쳐 난동을 부리는 모습은 드라마 야인시대에 나오던 동대문 사단의 그것과 진배없거늘. 여당에 반하는 정치 토론장마다 달려가 뒤엎어버리던 그들과 말이다. 시쳇말로 웃기지도 않는 언행이다. 아, 저들은 정치깡패지만 자신들은 주먹질 안하고 뒤통수만 후릴 뿐인 어버이신가?

저들은 자신을 '어버이'라 지칭한다. 그러나 이날 손자 손녀 뻘의 학생들은 거침없이 조소를 그들에 던졌다. 민중의 목소리가 터져나올 때마다 달려가 정부를 비호하며 욕설과 무력시위를 벌이는 어버이라면 그저 젊은이들에 부끄러운 과거로 내몰리는 비참한 말로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