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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한국판 마지막 수업' 네티즌 울었다... 국어교수가 영어 강의라니

'한국판 마지막 수업'시대에 네티즌 울었다 
국어교수가 영어 강의못하면 탈락?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이 생각나는군요. 자국언어를 이렇게 등한시..."

9일, 다음 유저 '제2의미네르바' 님의 읊조림은 베스트댓글에 올랐다. 독일 지배하의 프랑스, 창씨개명의 일제강점기, 그리고 영어만능주의의 현시대를 말하며 한숨을 터뜨리는 그였다. 1200여개에 달하는 댓글 의견란 역시 "나라 꼴"을 외치고 있다.    
 

     
 
공주대학교가 올해 신임교수 채용과정에서 영어 강의 능력 부족 지원자는 전부 탈락시켰다. 국어교육과 교수도 예외는 아니다. (관련기사 연합뉴스보도 http://media.daum.net/society/view.html?cateid=1001&newsid=20090209165221244&cp=)

"국제화시대 부응을 위해 예체능학과는 물론 국어교육과 교수까지 영어 강의 능력을 테스트했다"는게 대학 측의 이유다. 그러나, 이를 접한 네티즌들에게선 '미쳤다'는 욕설이 진동하고 있다.

"헤드라인부터 미쳤군이 튀어나오게 하는 기사" - 다크써클 님

"국어를, 자기나라 말을 외국으로 가르치는 나라가 전세계에 어디있냐, 이 쳐죽일..." - bhk2240 님

"세종대왕께서 지하에서 울고 계십니다" - 행려 님

"공주대 오 노! 유니버시티 오브 프린세스, 오 예스!" - 전주현 님

의견란에서 보여지는 여론은 완전히 분노로 달했다. 영어만능주의로 인해 우리나라의 국어 교육자조차 정작 국어 능력이 아닌 영어 능력 미달로 탈락돼야 하는 실정에 가슴 아프다는 지적이다.

"다음 시를 영어로 번역하시오 - 모란이 피기까지는"

아까그사람 님은 김영랑 시인의 영롱한 명작을 꺼내들었다. 영어로 제 맛을 살릴 수 없는 한국어의 극치를 꺼내보인 것이다.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중략)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중략)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으니...(중략)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저 싯구를 어떻게 하면 영어로 제 느낌을 살려 번역하고 강의하며 전달할 수 있을까. 영어 능력이 떨어지면 정작 국어 능력은 아무리 뛰어나도 국어학자의 길에서 배제당하게 되는 현실에 넷심은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며 통곡하고 있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