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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미디어

파워블로거, 법 앞에 서다 - 피소된 블로거기자, 미디어몽구와 미디어한글로의 이야기

[인터넷 저널리스트의 이야기] 3. 파워블로거, 법 앞에 서다
피소된 블로거기자, 미디어몽구와 미디어한글로의 이야기 

# 인터넷 시대를 맞아 언론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인터넷 저널리스트들의 이야기. 인터넷 기자, 블로거 기자들이 털어놓는 오늘날의 좌충우돌 스토리를 들어본다.

 

3. 파워블로거, 법 앞에 서다 - 피소된 블로거기자, 미디어몽구와 미디어한글로의 이야기

 블로거기자의 입지는 어느정도일까. 물론 온라인 말고, 오프라인 취재현장에서 말이다.

"프레스?"

"그렇소, 나 기자요."

"어디서 오셨소? 명함 좀 주시오."

"그런 거 아직 안 만들었어요. 난 블로거기자요."

우리나라의 블로거기자가 온라인 세상을 벗어나, 오프라인 취재에서 저렇게 당당히 말하려면 아직은 용기가 조금 필요하지 않을까. 혹여나 "블로거? 그건 뭐야?"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반응이 나올 것까지 감안해야 하니 말이다. 언론사 타이틀 명함을 들고 있어도 "기자증도 없는게 뭔 기자야?"라면 한없이 작아질 수 밖에 없는 반쪽짜리 기자(이를테면 기자 본인)보다 더한 핸디캡.

미국은 블로거기자가 백악관에도 당당히 출입한다지만 우리나라에 있어 아직은 먼 나라 이야기. 하지만 이 나라에도 분명 이름 하나로 어지간한 문은 열어젖히는 지존급이 있다. 1인미디어 '미디어몽구'의 몽구, 그리고 '미디어한글로'의 한글로(현 본지 편집장). 이 쌍두마차는 좋은 사례다. 방문객 수에 있어 부정할 여지가 없는 절대강자들.

     

  
기록이 모든 걸 말해준다. 그가 터뜨린 특종 수와 베스트 수는 타의추종을 불허. 수십만건의 조회수를 심심찮게 기록하는 최강의 야인 저널리스트.  
 


그런데 이 두 블로거기자는 현재 동병상련. 각자 비슷한 시기 기소에 휘말린 것. 사유도 동일한 명예훼손이다.

블로거기자 몽구는 촛불집회에서 맹활약했고, 또 촛불집회로 피소됐다. 라이트코리아 봉태홍 대표는 그가 허위보도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난 8월 고소장을 냈다. 지난 6월 청계광장에서 봉 대표와 시민들의 충돌상황을 동영상으로 취재한 것에 대해 봉 대표는 "자신이 폭행 피해자인데 가해자로 조작된 동영상"이라며 "이로인해 네티즌들의 사이버폭력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누가 먼저 폭력을 휘둘렀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 찍히지 않은 게 문제가 됐고 또 한번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해당 영상은 그가 공개한 다음 TV팟에서만 26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크게 알려졌었다.

지난달, 그를 우연히 취재현장에서 만났다. 함께 늦은 저녁을 먹다 절로 그 이야기가 나왔다.

"며칠 전에 집으로 뭐가 날아왔더라고요. 어쩌겠어요. 오라고 하면 가야죠."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바쁘게 현장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가 영상으로 승부한다면 미디어한글로를 운영하는 블로거기자 한글로는 정통파 테크니션이다. 철저히 글로 승부하고 사진이나 영상은 오직 서포트로서만 활용한다. 명성이나 방문객 수 모두 호각이면서도 추구하는 노선은 전혀 다른 이 두 사람. 이들을 한번 융합했다 다시 셋으로 나누면 어떤 인터넷저널리스트가 나올지 모른다. (왜 둘이 아닌 셋으로 나누냐면 그 어떤 화학적 분자 합성에서도 불순물은 생성되기 때문이다)

     

  
둘 다 동일한 베스트수를 기록. 생산량에 있어선 이 쪽이 우세하다.   
 


문자로 광활한 시사영역을 다루면서도 법적 문제에 걸리지 않도록 신중했던 그 역시 이번에 한 건 걸려버렸다. 블로거기자로서가 아닌, 어느 동호회의 운영자로서 고소당했기 때문이다. 역시, 명예훼손. (아직 모든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자세한 이야기는 못 밝힌다.)

문제는 이것을 저널리스트로서의 그와 무관히 볼 수 없는 점. 그의 지명도를 의식해 공론화를 막고자 미리 손을 썼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이를테면 이것도 영향력 있는 블로거기자의 비애인 셈이다.

블로거기자가 자신의 생산 뉴스로, 혹은 그 존재 자체로 인해 법적 문제에 휘말려 드는 것은 그만큼 영향력을 인정받는 (전체의 이유는 아닐지라도) 반증이기도 하다. 이 두 사람의 저널리스트적 가치가 떨어졌다면 상황이 달라졌을지 모른다.

블로거기자가 법정 싸움에 오르는 일이 잦아진다는 것은 그들의 달라진 입지 결과로 해석할 시 또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들을 보는 세상의 관점이 달라지고 또 어딘가에서 그 위력을 견제코자 하는 움직임이 함께 수반된다면 사뭇 달라진 블로거기자의 위상이 증명되는 것이니까. 물론 한편으론 블로거기자 스스로에 있어 한층 더 책임감과 신중함의 무게를 요하는 현재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