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다음 블로거뉴스의 '화장을 고치고'
여성을 만나는 남성의 설레이는 시선에서 들여다보기
5일 늦은 새벽. 블로그를 점검하다 블로거뉴스가 불통 상황인 걸 알았다. 2시부터 4시까지 점검시간대라는 안내가 떴다. 그 때만 해도 그냥 일반적 점검 시간이려니 했다.
잠이 오지 않는다. 여러가지 일이 있었던 어제, 말 그대로 일상다반사를 풀어헤쳤다 함에 다시 담았다를 반복한다. 만약 머릿속 관념의 것을 이 방에 시각화, 사물화해 쏟아낼 수 있다면 아마도 떠나가는 집을 방불케 했을 것이다.
커피 물을 올려놓은 3시 47분. 이 소일을 주섬주섬 마무리짓고 내일 일정을 체크해보며 블로그뉴스에 다시 돌입해 봤다. 예정 시각보단 조금 이른 시각.
"이게 뭐여."
여백의 미를 살렸다. 그간 중간에 위치한 최신인기뉴스 20 차트가 사라지고 각 섹션당 인기글과 최신글이 15개 보인다.
순간 '어이쿠 제가 번지를 잘못 찾았나 봅니다'란 말이 나올 정도.
국내 블로거기자들의 최대 둥지, 다음블로거뉴스가 5일 새벽 4시를 전후해 화장을 고쳤다.(?)
쭉쭉빵빵해진 디자인
기왕 여성의 세계인 화장 이야기를 꺼냈으니(물론 남자 세계로도 조금씩 틈새시장을 찾는 시대지만) 새로워진 다음블로그뉴스를 교제하는 이성으로, 나는 설레이는 상대역으로 설정, 입장 놀이를 통해 리뷰해 본다. 먼저 디자인적 측면은 여성의 외모로.
가령, 미팅 장소에 나간 청년을 생각해 보자. 첫 키스를 기다리는 소년의 마음을 그대로 간직한 캐릭터로 설정한다. 남성의 시각을 전제하다보니 여성 독자분들에겐 조금 불친절할 수도 있음을 양해하고요.
첫째는 물론 내적인 미모. 하지만 디자인 이야기니까 이쯤해서 외모 이야기로 직행.
누님형을 좋아하는 뭇 남정네들에겐 '쭉쭉빵빵'이란 몸매 표현에 부합하는 여신님의 강림이 그렇게도 바람직할 수가 없다. (물론 "로리타 스타일 여신님을 내려주소서"라며 밤마다 물을 떠올리는 총각들에겐 재앙이다) 구라파의 육감적 스타일과 동양의 청아한 스타일 여부를 논한다면 또 이야기가 복잡해지는데...
여하튼 가장 이상적인 것은 다 갖춘 거지요. 콜라병 S라인에 지켜드리고만 싶은 보호본성 자극(늑대한테?), 서쪽 세계의 미학과 동방의 마치 민들레같은 아름다움을 모두 겸비한 분...이 있을리가 없잖아. 만화 캐릭터를 그려도 이런 건 불가능하겠다.
다음 블로거뉴스의 새단장을 결론부터 말하자면 빵빵해졌다는 거다. 옆으로 길게 늘어났다. 확인해 보니 세로폭도 쭉쭉 많이 늘어나 스크롤할 일이 더 많아졌다.
최근 늘고 있는 16대9의 와이드스크린과 선명한 반면에 글씨와 프레임은 좁아질 수 밖에 없는 고해상도를 배려한 설계라 할 수 있다. 물론 옆 여백은 그대로 남았으나 내용물의 배치가 변화하면서 글이 커진 것. 기존의 최신뉴스 베스트 20 차트가 사라지고 아래에 있던 섹션별 종합 라인이 중앙으로 들어왔는데 기존의 20차트가 10개씩 2줄로 나뉘어 배치, 글도 작고 제목도 일부만 보이던 것과 달리 이번 것은 한 줄로 늘어서면서 글도 커졌고 제목도 20글자 안팎까지 노출된다.
마이 프라이비트 영역 - 조용한 분위기서 활달하게 캐릭터 체인지
설명에 앞서 사진부터 들어간다.
순간 모니터가 내 앞으로 당겨 앉았다는 착각이 들 정도.
역시 공간을 최대활용, 가로로 길게 내용이 나열된다. 우측 활동 내역은 낯선게 어째 뵌 적이 없는 듯 하다.
이번엔 두번째 만남 장소를 가정한다. 예전의 틀이 첫 만남, 현재 것이 두번째.
기존의 것을 표현한다면, 마치 똑같은 목소리를 들려주더라도 조용하게, 조금 집중해 귀기울이지(들여다보지) 않으면 잘 이해할 수 없는 듯한(실제로 시력이 좋지 않은 분들이라면 고해상도 와이드-설령 20.1인치 정도라 해도-에선 읽기에 어려움이 있을 정도였다), 어딘가 모르게 좀 더 다가가 주고 싶은(점점 더 눈을 가까이 대야 하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여성을 접하는 자리였다. 물론 이건 이거대로 매력적이다.(?)
반면 이번 자리는 상당히 쾌활해지고 목소리도 명확히 전달되도록 방실방실 웃는 얼굴이 그려진다. 별 거 아닌것 같지만 상당한 변화다.
확실한 것은, 작은 틀로 그간 어려움을 겪던 유저에겐 반가울 법한 변화란 점.
정말로 이성을 마주하는 자리에서 이러한 변화가 있다면 기쁘고 반가울 일이다. 혹여나 내게 좀 더 마음을 열어준 게 아닌가 하는 즐거움.
내면의 배려
이번엔 좀 더 오래 만난 상대와의 데이트를 가정하자. 약속시간에 5분가량 늦게 찾아와 "어머니께서 숙녀는 5분 늦게 찾아온다고 말씀하셨다"는 그녀, 그런데 여기저기 이전과는 다른 변화가 있다.
앞서 밝혔듯 보기에 편해진 것은 기본적이고도 최소한의 배려에 충실한 업그레이드. 기존에 비해 보다 많은 글을 노출시키고자 각 채널 훑기를 요긴하게 만든 것 또한 배려다. 많은 것을 준비하고, 또 놓치지 않도록 노력한 모습인 것.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감동 받을 수 있다.
반면 기존의 화이트 배경에 블루 라인 임팩트는 그대로 유지가 됐는데 이는 청순해 보이는 기존의 베이직한 색조화장을 그대로 간직한 셈이다. 물론 얼굴과 디자인이란 외면의 영역이지만 변화를 추구함에 있어서도 기본적인 첫인상은 그대로 유지, 혼란을 주지 않은 것 또한 배려적 측면으로 받아들인다면 역시 플러스 요인.
물론 사람에 따라선 "그 점부터 바꿔주면 안 될까"라며 이미지 체인지를 요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약간의 아쉬움 - 중복 챕터의 이유는?
너무 좋게만 감상했나?
메인 화면의 서브메뉴엔 시사, 사는 이야기, 문화연예, IT과학, 스포츠 등의 개별 섹션이 준비돼 있다. 그런데 중앙의 동일한 개별 섹션과 마찬가지로 인기글과 최신글을 종합한 자리. 다소 시간차와 배열 순서의 차는 있겠으나 중복되는 내용이다. 아직 정리가 덜 된 진행상황이라서 앞으로 변화가 있을 예정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
여하튼 현 시점에선 아쉬운 부분. 마치 '잠깐 실례'라며 자리를 비운 뒤 화장실서 다시 단장을 하고 오는 상대를 보는 듯 할까.
지금 그대로도 보기 좋고, 조금이라도 더 함께 시간을 하고픈데 말이다. 이것도 배려라면 배려지만 도리어 이건 '혹 내게 부담을 갖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함의 엄습이기도 하다.
다음 블로거뉴스 편집자의 견해, 그리고 블로거기자들의 반응
오전에 등록, 오후까지 IT스포츠 섹션 베스트 명단에 오른 몽양부활 님(블로그명 고민하고 토론하고 사랑하고)의 뉴스, '블로거뉴스 바뀐 첫 화면 어떤가요?'(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2010192?RIGHT_BEST3=R3)를 살펴봤다. 참고로 그의 실체는 다음블로거뉴스편집자 이성규 기자다.
몽양부활 님은 "최근 소셜미디어 트렌드에 조응하려 노력했다"는 소개와 함께, 심플, 히스토리, 디스커버 등의 개선기능을 소개했다. 가독성과 추천을 배려한 심플함, 방문이 뜸한 이를 배려한 과거글 검색 강화, 좀 더 많은 글이 빛을 보고자 단행한 변화와 부활 기능 등을 알렸다.
이에 의견댓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면 님은 "넷북 세로 해상도가 600밖에 안되는데 최신글과 추천글 나오는 아래부분이 너무 커져 불편하다"고 밝혔고 피오나2 님은 "개인적으론 개편이 맘에 든다"고 합격점을 매겼다.
김씨 님은 "한눈에 들어오던 글이 스크롤해야 함이 불편하다고" 밝혔다. 가로폭이 길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로폭도 늘어난게 불편하다는 것. 이에 "많은 글이 송고될 터라 많은 노출 기회를 주기 위한 취지였다"는 설명이 붙었다.
제이와에스 님은 글제목수정 기능 추가를 반겼고 iHWAN 님은 "첫페이지가 블로그베스트 1회이상 타이틀 보유자의 전용공간이 된 건 아쉽다"며 트래픽 분산보단 몇명 블로거만 키우는 것 같아 보인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여기에 대해선 "베스트1회 조건이 걸지 않을 경우 생기는 스팸광고성 글의 노출 가능성이 있어 1차 필터링의 조건으로 이를 수반했다"는 설명이 나왔다. 이밖에 "디자인이 예쁘고 많은 글을 보게 되어 좋으나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임현철 님), "전보다 좋아보이지만 조금 밋밋해진 듯 하다"(이상진 님), "심플해졌으나 네비게이션은 더 복잡해졌다"(트람 님) 등의 의견이 나왔다. 한편 머쉬룸M 님은 "아침에 보고 컴이 잘못된 줄로 알라 깜짝 놀랐다"고 웃기도.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