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의원 게시판 칭찬세례의 비밀? 알고보니 '멀티닉네임'
게시판글 이름 마음대로 바꾸고 게시글 남길수 있어
'성지순례'로 몸살을 앓았던 장제원 의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최근 흐름은 칭찬으로 급전환된 상태
유모차 부대 참고인을 윽박질렀다가 네티즌들의 비난세례를 받는 등 '국감스타'로 떠올랐던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장제원 의원의 홈페이지(http://www.jfirst21.com/)는 지난달 국감 논란에 쇄도하는 네티즌 비난글을 견디다 못해 일주일간 오픈과 폐쇄를 반복할만큼 진통을 겪었다. (관련보도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4386) 지난 게시판을 들춰보면 지금도 비난일색이던 당시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상태. 회원가입 후 로그인해야 글 작성이 가능한 번거로움까지 감수한 넷심이다.
그런데 최근 글을 살펴보면 의아한 점이 확인된다. 31일에 오른 글의 대다수가 그간의 흐름과는 정반대로 칭찬 릴레이를 이룬 것. 30일 부산 KBS의 한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장 의원이 출연한 것을 두고 "논리정연한 말솜씨에 반했다", "위대한 신인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등 격찬에 가까운 글이 이어졌다. 갑작스럽게 분위기가 180도로 급전환한 셈이다. 31일 글 중 유일하게 비난글을 남긴 한 방문객은 이에 "게시판이 왜 이러냐"며 '알바'(의도적 댓글공세로 여론을 조작하는 것을 일컫는 네티즌 신조어로 진위여부를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의혹을 제기하기도.
한 작성자가 쓴 찬사 내용의 본문
한 칭찬글의 작성자 이름 배너를 눌러봤다. 작성자의 지난 게시글을 확인할 수 있을까 시도해 본 것. 다수의 칭찬글이 검색돼 나열된다.
그런데 뜻밖의 사실이 함께 확인된다. 글의 작성자 이름이 저마다 다른 것. 확인하고자 했던 게시자의 이름은 물론 앞뒤로 게재된 다른 글의 작성자 이름이 여럿 나왔다. 멀티(닉)네임(한 유저가 여러 네임, 혹은 닉네임 등을 사용하는 것)인 것이다.
네번째 글의 작성자 네임(밑줄 깔린 것-클릭 아이콘은 프린트스크린 미표시)을 눌러봤다.
클릭 결과. 여섯 글의 작성자 네임이 모두 다르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이의 이름도 눌러봤다. 두어개의 글이 다른 이름으로 뜨는 경우가 몇차례에 걸쳐 확인된다. 자기 홀로 여러 사람인 듯 행세하는 멀티닉 유저가 여럿임을 알 수 있다.
동일인물이 다른 이름으로 글을 작성할 수 있는지 직접 확인에 나섰다. 기자가 회원가입을 해 로그인 후, 글을 작성해 봤다. 결과는 '가능하다'다.
작성 단계. 작성자 이름을 바꿀 수 있다. 겉으로는 실명제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닉네임의 익명제와 진배없다
맨위의 세개가 즉석 작성, 게시해 본 글.
역시 이 중 하나만 누르면 이렇게 본인의 지난글이 이름과 무관히 검색되어 나온다.
작성 단계에서 가입절차시 입력한 본명이 기본 명기되지만 얼마든지 다른 이름으로 바꿀 수가 있다. 물론 각각 여러이름을 사용할 수도 있다. 멀티닉네임이 가능한 것이 확인됐다.
이같은 웃지못할 상황이 열성 지지자의 소행인지 다른 이야기가 숨어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하지만 그간의 비난일색을 뒤집는 듯한 흐름이 멀티플레이의 결과였음은 부정할 수 없게 됐다. 장 의원 본인으로선 멋쩍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