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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라세 준 생일 파티 후폭풍... 국내 강타한 오타쿠 컬쳐쇼크

와타라세 준 생일 파티 후폭풍... 국내 강타한 오타쿠 컬쳐쇼크
남친 자청 팬 축하 동영상 온라인 강타, 시선은 냉담

 인기 미연시(미소녀연예시뮬레이션) 게임의 출연 캐릭터를 사모한 팬이 그녀(?)의 생일을 축하해 열어준 파티 동영상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출처 - 생일파티 개최자 블로그에 등록된 엠엔캐스트 영상

 

위 영상은 인기작 '해피니스' 캐릭터 '와타라세 준'의 한 열성적 팬이 만든 작품이다. 디시인사이드 미연시갤러리의 유명인사이기도 한 그는 작년에도 이 캐릭터의 생일 축하 파티를 열어 '업계'에선 거성으로 평가받는 유저. 작품에서 해당 캐릭터의 프로필이 9월 20일로 설정된 것에 그는 '애인'을 자처하면서 매 해마다 이같은 정기행사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축하파티는 지난해의 것과 차원이 다르다는 평을 받으며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자비를 털어 모 유명 패밀리레스토랑를 섭외하는 등 스케일의 차원이 달라진 것.

캐릭터를 노트북 모니터로 마주하고 축하객들과 함께 얼굴이 그려진 생일 케이크 불을 끄는가 하면, 레스토랑 직원들의 생일축하 노래까지 준비하는 등 놀라운 지극정성이 담겨 있다. 하루 평균 10만명 이상 찾던 이 영상은 업데이트한지 불과 나흘만에 4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온라인 각 곳에서 화제를 일으키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와타라세 준?

이미 미연시 팬들에겐 전설의 캐릭터다. 일본 미연시 제작사 '윈드밀'의 대표작인 '해피니스' 시리즈의 출연 인물.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애니메이션에서도 등장. 항간에선 일명 '보라색 머리의 청년'으로도 불린다. 이래뵈도 말 그대로 신체건강한 남자인 것.

     
  


  출처 윈드밀 홈페이지 해피니스 섹션 프로필 자료 중 캡처   

 


아름다운 처자가 남자라는 설정은 뜻밖에도 놀라운 반향을 가져왔다. 공략캐릭터가 아님에도 불구, 와타라세는 이 게임 최고의 인기 캐릭터로 떠오르며 '진 히로인'으로 각인됐다. 그 인기는 해피니스 타이틀을 넘어 플레이한 적 없는 사람들에게조차 존재가 알려질 정도. 여장 남자가 대중적 캐릭터로 자리잡은 대표적 케이스다.    

일부 미연시 팬들은 "여자 그려놓고 남자라고 하면 다냐"며 공략 불가에 볼멘 소리를 내기도. 덕분에 동인지가 쏟아져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네티즌 시선은 곱지 않아

이 영상은 엠엔캐스트 뿐 아니라 유튜브, 그리고 일본의 니코니코동화 등에도 자막 처리로 등록됐다. (독일어 버전도 있다는 설이 있으나 미확인) 한 네티즌은 "세계로 뻗어나간다"고 실소하기도.

이같은 상황을 지켜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각 포털 블로그와 카페,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수없이 확산된 이번 소식엔 "이해할 수가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 "나라 망신", "사회 부적응자" 등의 비난을 살펴보면 오타쿠 문화 자체에 대한 냉담이 엿보인다. 한편에선 "이건 오타쿠가 아니라 폐인 수준", "좋아할 수야 있지만 이건..." 이라며 오타쿠 문화 찬반 문제를 넘어선 증상이란 반응도 나왔다. 그러나 소수 의견 중엔 동영상에서 그가 자신의 사랑에 문제되지 않는 것 중 하나로 '상식'을 말한 것에 동조하는 모습도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충실한 건데 무엇이 문제되느냐며 "힘내라"는 격려가 나오는 것. 이번 일은 국내에서 벌어진 오타쿠 컬쳐쇼크 중 대표적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