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보이 기사(newsboy.kr)

총선, 울고 웃은 사람들 - (1) 정당의 얼굴

총선, 울고 웃은 사람들 
승자와 패자, 네티즌 지지자들의 4월 9일
 1. 정당의 얼굴


환호와 탄식의 4월 9일. 향후 4년간 나라를 이끌 얼굴들이 하나둘씩 확정되며 희비와 만감이 전국에서 교차했다. 최저 투표율 46% 속에서 울고 웃고 또 이를 번복하던 사람들을 살펴본다.

한나라, 희비 교차

한나라당은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환호와 긴장이 교차했다. 단, 그 순서는 뒤바뀌었다.

지난 17대 총선 당시엔 TV 출구조사 발표에서 환성의 순간을 열린우리당에 내줬던 한나라, 이번엔 반대로 '압승'발표에 환성을 울렸다. 170~180석까지 내다보는 압승이 예측됐던 것.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얼굴이 굳어졌다. 접전 속 우세가 점쳐지던 지역구 여기저기서 불안감이 감지되더니 실제로 역전패가 하나 둘 현실화됐다. 특히 출구조사에서 앞섰던 두 거물이 비교적 일찍 낙선 확정된 것이 컸다. 대운하 사령관 이재오, 이방호 사무총장의 비보가 그것. 의석 수를 떠나 그들이 지닌 존재의 의미가 남달랐기에 충격파 역시 남달랐다. 그리고, 차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당초 예상됐던 의석 수가 줄어들며 자정께엔 150여석까지 예측수가 줄었다. 여전히 과반의석이고 제 1당 확정의 승리였지만 분위기는 처음보다 가라앉았다.

마치 지난 대선, 압승 예측에 환호했다가 실제 결과가 그보다 못미치며 승리에도 다소 기세가 꺾였던 열린우리당을 떠올리게 했다.


통합민주당 "휴우" 침통 속 한숨 돌려

통합민주당은 개표 초기 "참패했다"라는 탄식으로 시작했다. TV출구조사 결과는 희망사항 100석과 거리가 멀었다. 80석도 어려운 최악의 상황이 그려진 것. 그러나 접전지 여기저기에서 선전 소식이 들리며 분위기가 살아났다. 의정부갑의 문희상, 부산 사하을의 조경태 의원 등이 박빙 승부에서 웃었고 비록 패했으나 한명숙, 김근태 후보도 마지막까지 명승부를 펼치며 분위기 상승에 일조했다.

12시 27분, KBS는 81석을 확보했음을 알렸다. 지난 대선 한나라당이 120여석을 확보하며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에는 비할 수 없으나 마지노선이던 80석은 사수, 개표 초반의 완패 분위기에서 일단 한숨을 돌렸다.


자유선진당 희색

이번 선거에서 다크호스는 단연 자유선진당. 교섭단체의 20석까지도 내다보는 성공을 거뒀다. TV 출구조사 발표에서 보여준 최대치는 19석. 비록 20석에는 못미침에 이회창 대표가 기쁨 속에서도 다소 아쉬운 기색을 표하기도 했으나 새로운 제 3세력의 출범에는 부족함 없는 성과였다. 10일 새벽 1시 현재 18석 확보가 예상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지옥에서 돌아오다

민주노동당은 지옥과 이승을 오갔다. 총선을 불과 2달 남기고 분당사태까지 겪으며 이미 지난 4년전의 영광은 기대할 수 없는 국면에 처했던 민노. 권영길 의원이 밝혔듯 그야말로 '생존'이 지상과제였다. 출구조사 발표 당시에도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권영길 의원조차 앞을 내다볼 수 없었고 강기갑 의원은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에 확연히 뒤진 양상. 존속의 위기였다.

그러나 권영길 후보가 민주노동당의 성지 창원을에서 신승을 거두고, 그리고 강기갑 후보는 최대 이변을 이끌어냈다. 특히 사천의 승리는 한나라당의 거물을 쓰러뜨린 만큼 1석 이상의 큰 상징적 가치를 지닌다. 여기에 비례대표에서도 3석 가량 확보할 것으로 상황이 진전되면서 박수와 환호가 당내에 이어졌다. 4년전의 반타작으로나마 진보정당의 명맥을 잇는 순간이었다.


진보신당, 찻잔 속의 태풍이었나

민노당과 달리 진보신당은 존폐 기로에 섰다. 한때 리얼미터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4% 이상을 기록, 민주노동당과 자유선진당보다도 앞선 수치를 보이며 돌풍을 예고했던 진보신당. 여기에 문화, 예술 등 각계의 인사들이 지지표명에 나서며 한층 분위기가 고조됐었다. 그러나 반드시 살아남아야만 했던 노회찬, 심상정의 두 콤비가 분패하고 비례대표조차 전멸할 위기에 놓이며 단 1석도 못 얻는 최악의 사태까지 생각하게 됐다.


친박연대 '그녀의 기사단'으로 부활

박근혜의 힘을 절감케한 친박연대였다. 당명을 비롯 줄곧 내세운 것은 오직 박근혜 의원, 그리고 '다시 살아돌아가겠다'는 한나라당 복귀의 의지 뿐. 그야말로 '그녀의 기사단'이었다. 그리고 15석 안팎의 의석을 확보하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 특히 영남권에서 한나라당을 제대로 물먹여 '복당은 없다'란 말의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하게 만들었다.


창조한국당, 씨앗 심다

신생 창조한국당이 원내진출에 성공했다. 의석 수를 떠나 최상의 데뷔전이었다. 문국현 대표의 모험에 가까운 승부수가 성공, 이번 총선의 최대 빅매치를 따낸 것. 이명박 대통령의 오른팔이자 대운하 사업의 선봉이며, 또한 해당 지역구의 3선 의원인 '철통 거인'을 무너뜨렸다. 문 대표의 강공 성공은 대운하 저지 사령관의 의미까지 가져왔고 이제 한나라당의 최대 견제 인물로 떠올랐다. 비례대표에서도 개표 96%가 진행된 현재 2석 확보가 유력해지면서 1인 정당 딱지를 함께 떼어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