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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

촛불들은 이제 대통령 찾지 않을 것, 국민 있는 남쪽으로

"촛불들은 이제 대통령 찾지 않을 것, 이제 국민 있는 남쪽으로"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드디어 촛불정국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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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남쪽으로 향합니다. 더이상 대통령(청와대)을 찾지 않습니다. 우리가 찾을 것은 바로 국민입니다."

김인국 신부의 말에 광장이 들썩였다. 남대문을 거쳐 소공동으로, 을지로를 통해 다시 시청 광장으로 돌아오는 가두행진은 그렇게 시작됐다. 청와대로 향하려던 성난 민심은 그의 말 한마디에 방향을 바꿨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녁 6시로 예정됐던 '국민존엄을 선언하고 교만한 대통령의 회개를 촉구하는 비상 시국회의 및 미사'는 방송차량의 지연도착으로 7시가 넘어 시작됐다. 지연되는 시간동안 인파는 더욱 불어 주최 추정 10만, 이보다 대폭 줄어든 경찰추정으로도 8000여명이 모이는 성황을 이뤘다. 자리엔 안민석 민주당 의원과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의원 및 심상정,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과 천영세 대표 등 각 야당 지도부 및 의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특검 당시 양심선언으로 주목받았던 김용철 변호사도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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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회찬,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와 김용철 변호사(앞줄),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뒤) 등 인사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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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과 천영세 대표도 등장.  

이날 발표된 시국미사 성명은 정부 및 보수 언론에 대한 경고가 담겼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의 천심을 폭력으로 억누르고 있다"며 "국민이 바라는 건 값싸고 질좋은 쇠고기가 아니라 공존 공생하는 길이지만 정부는 공권력을 악용해 국민의 통곡과 신음을 억누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촛불을 부정하는 보수 언론에 대해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지난 참여정부에 대해선 무섭게 공격하다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니 현 정부 입장을 강변하는 조중동의 모습은 경악할 일"이라 밝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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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전종훈, 김인국 신부  


 사제단은 대통령에 대한 호소에서 "국민은 너그럽다, 이제 협상 실패를 인정하고 고시철회와 전면 재협상에 나서라" 주문하며 "그리고 국민과의 대화에 나서라, 국민은 현명하다, 그들이 원하는건 국민주권"이라 밝혔다. 아울러 "과잉폭력 진압을 지시한 어청수 경찰청장을 해임하고 구속한 대책위원회 등을 즉각 석방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에 대한 호소에서는 "비폭력에 철저해야만 폭력의 악순환을 끊는다"며 거듭 평화적 시위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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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국 신부는 가두행진을 앞둔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집회자들의 비폭력 준수를 촉구했다. 김 신부는 "오늘은 사제, 수녀들과 함께 하는 시위니 비폭력을 지켜달라"며 "촛불의 정신은 비폭력이고 오늘 이것이 깨어진다면 촛불은 꺼지고, 어쩜 광장을 영영 되찾지 못할 수도 있다"고 가두행진의 평화적 진행을 당부했다. "사랑의 힘으로 대통령을 깨우쳐 드리자"는 발언도 이어졌다. 김 신부는 "국민의 소리 좀 제발 들으세요"라고 이 대통령을 향해 발언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가장 많은 갈채가 쏟아진 대목은 다음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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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남쪽으로 향합니다. 더 이상 대통령을 찾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찾을 것은 바로 국민들이 있는 곳입니다. 소실된 남대문, 망실된 숭례문을 찾아 갑니다. 우리가 외치는 건 우리 요구를 알리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요구는 이미 널리 전달됐습니다. 우리가 외치는 건 바로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함입니다."

그의 말대로 집회 참가자들은 시청에서 숭례문을 거쳐 소공동을 넘어 을지로로, 그리고 다시 시청으로 회귀하는 리턴코스를 1시간동안 밟았다. 오후 9시부터 10시까지 이어진 가두행렬이었다. 사제단을 필두로 펼쳐진 촛불행렬은 큰 사고 없이 무사히 행진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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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제단은 오늘부터 광장을 지키며 매일 같은 시간대에 미사를 열기로 했다. 정부가 강경책을 꺼낸 시점에서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등장이 상황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촛불 정국에 눈과 귀가 모이고 있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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