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수입 논란에 정부 두둔하다 여론 불길에 부채질
메이저 신문의 엄호,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고도의 안티'였던 걸까.
2일, 미국 쇠고기 수입 논란을 놓고 정부의 대국민 기자회견과 대규모 촛불시위가 겹쳤다. 그리고 다음날, 언론의 주력을 이루는 각 신문사들은 일제히 이를 다루며 사설 및 보도를 쏟아냈다. 이 중 동아일보를 비롯 상당수가 들어준 것은 정부 측의 손. 그러나 이는 걷잡을 수 없이 번진 여론의 불길을 도리어 부채질하는 상황으로 흘렀다.
3일 오전, 미디어다음은 이번 논란에 대한 각 신문사의 사설을 메인란에 걸어 소개했다. 이 중에서 제일 위에 소개된 것이 경향신문과 동아일보의 것으로 이 날의 사설 중 극과 극의 주장을 보였다. 이 중 동아일보의 '반미, 반이로 몰고 가는 광우병 괴담 촛불시위'는 2일 서울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대통령을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표현으로 비난하면서 탄핵 구호를 외쳐댔다"며 "반미 감정을 증폭시킨 효순 미선양 시위처럼 번지는 양상"이라 소개했다. 한편, "광우병 괴담의 발신지는 지상파 일부 프로그램"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처럼 교묘히 포장, 공포를 자극했다"고 이번 사태의 원흉으로 지적했다. 현 인터넷 여론 역시 "황당한 발언이 난무했다"고 결론지었다.
반응을 살펴본다. 아래 사진은 3일 정오의 의견란 상황. 사설 주장과는 정반대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타 사설을 살핀다. 한국일보 역시 사설에서 "공영방송마저 쓰레기 만두 파동의 교훈을 잊은채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전파하는데 앞장서 사태 악화에 일조하고 있다"는 한편 "사이버 공간에서 떠돌고 있는 괴담은 어느정도 과학적 상식만 동원해도 진위를 따질 수준의 내용이나 즉흥적 찬반 감정 표출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일보도 "PD수첩으로 된서리를 맞았다"고 정부 대응을 탓하는 한편 "가능성을 들먹여 국민 감정을 들쑤신 일부 방송과 인터넷은 의당 검증의 잣대를 스스로에 들이댈 필요가 있다"며 이번 비난 여론을 가져온 이들을 비난했다. 그러나 이들 사설 역시 의견란에선 뭇매를 얻어맞으며 역효과를 낳는 상황.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8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라 혼란스럽다", "신문같은 신문을 보길 원한다"는 원망섞인 목소리가 진동했다. 반면 동아와 함께 나란히 걸려 대조된 경향신문, 그리고 한겨레는 각각 "여기서도 색깔론인가", "이명박 정부가 자초한 광우병 공포" 등으로 현 민심을 짚어 공감을 이끌어냈다.
netizen 님은 "이게 누가 선동하고 부추겨 벌어질 사안이냐"며 "언론이 이럴수록 민심은 반대로 흘러간다"고 긁어 부스럼이 될 것을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민심의 중심에 선 넷심은 앞서 살폈듯 광우병 우려를 근거없는 괴담으로 몰아넣은 언론사를 지탄하는 한편 정부에 대한 불신을 또 한번 꺼내보이는 상황. 이미 서명자수 75만명에 육박한 대통령 탄핵 청원 서명 운동은 언론의 이같은 움직임이 나온 3일 기세가 누그러들기는 커녕 도리어 가속되고 있어 100만명 돌파까지 가시권에 들어왔다.
한편 2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도는 취임 후 최저치인 35.1%로 나타났다. 지난 주의 47.2%보다 12.1% 폭락한 수치. 리얼미터 측은 최근 불거진 청와대 인사들의 자질문제와 더불어 쇠고기 수입 문제를 대통령 지지도 폭락의 주요요인으로 분석했다. 주요 메이저 언론이 엄호사격에 나선 현 상황에서 다음주엔 이에 힘입어 상승곡선을 탈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지 귀추가 집중된다.
<뉴스보이> 권근택
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