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서명 폭주하며 '현재진행형'
"이명박 OUT!"을 외치는 네티즌이 100만을 넘어섰다.
4일 오후 6시경,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40221)의 서명인원수를 가리키는 숫자가 여섯개에서 일곱개로 늘었다. '100만인 서명'이 현실화된 것. 그리고 오후 8시 30분 현재, 총 집계 서명인단은 100만하고 다시 2만6000명을 추가했다. 대기록 작성 후에도 멈추지 않을 기세로 서명인원이 몰리고 있는 것.
다음 아고라 청원 사상 100만명 청원은 말그대로 전대미문의 기록. 앞으로도 쉽게 넘볼 수 없을 한국 인터넷 정치사의 역사적 순간이다.
되짚어보면 100만 돌파까진 몇차례 잡음과 굴곡이 있었다. 안단테 님이 청원을 발의한 것은 지난달 6일. 당시로선 현실성 여부와 민감한 사안을 따지기에 앞서 '탄핵'이란 말 자체가 극도로 자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목표량인 1천만명 역시 무모하다 못해 '낚시성'을 의심받을 법했다.
사실, 발의 후 20여일이 가까워질 때까지만 해도 100만 기록 달성은 누구도 쉽게 점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24일을 전후한 시점에서 서명에 동참한 인원은 5만명 내외. 물론 이것만으로도 괄목할만한 성적이었으나 워낙 목표량이 컸던 탓에 달성 그래프는 0%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서명은 '논란의 이색 청원' 수준에 그치는 듯 했다.
그런데 주말인 26일을 기점으로 이상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원인은 '여론 조작설'의 파장. 갑자기 네티즌 사이에서 "다음 측이 카운터를 조작하고 있다"는 주장이 번지기 시작했다. "5만5000명까지 확인했는데 갑자기 4만명으로 확 줄어든 것을 목격했다"는 이가 있는가 하면 "실시간 카운터가 하나 둘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까지 터졌다. 그리고 다음주가 되자 "증거가 있다"며 일부에서 제시된 동영상 및 캡처 사진이 잡음을 일파만파로 확산시켰다. 청원란을 넘어 각 카페와 블로그에서까지 "조작하지 말라"는 목소리와 함께 더 많은 참여를 당부하는 글들이 퍼져갔다. 해당 서명은 페이스가 급격히 오르며 28, 29일 사이에 10만명을 넘어섰다. 이 때부터 각 언론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편 다음 측은 조작설에 대해 "어떠한 조작도 없으며 단지 주말에 카운터가 서버과부하 문제로 늦게 반영되는 오류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해명했다.(본지 30일 보도 참조) 그러나 직후, 이번엔 다음 직원을 자처하는 신원미상의 작성자가 '비상경계령 폭로'를 꺼내보이면서 정말로 비상불이 켜졌다. 다음은 이에 30일 공지를 띄워 "이는 누군가가 직원을 사칭해 올린 허위내용"이라며 엄정대처할 것이라고 진압에 나섰으나 결국 이 사건은 사실여부를 떠나 흉흉한 소문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10만명을 넘어서자 이번엔 "왜 이정도 호응인데도 불구 메인에 오르지 않느냐"란 지적의 목소리가 증폭됐다. 다음측에 대한 또 하나의 불신감이 확대되는 동시, 아무래도 증가세에 있던 서명인들의 발길을 더욱 끌어모오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29일 MBC PD수첩의 방영분은 탄핵의 중심에 선 광우병 문제를 진단, 또 하나의 기폭제가 됐다. 10만명을 넘어선지 불과 하루, 이틀만인 30일 또다시 10만이 추가되며 아고라 청원 사상 초유의 20만명을 기록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1일, 이 서명은 또다시 10만을 보태 30만 기록까지 새로 썼다.
그러나 한번 오른 기세는 누그러들긴 커녕 더욱 가속화됐다. 시간당 1만명을 넘기기까지 하는 폭주가 지속되더니 다음날인 2일부터는 하루 20만명씩 폭증하는 경이적인 상황까지 발전, 2일 50만, 3일 새벽엔 70만을 찍었다. 마침 이틀연속으로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것이 온라인 서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명에 동참한 이들은 행여나 숫자가 줄어들까봐 실시간으로 서명자 수를 기록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4일 자정, 90만을 넘기며 100만 카운트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휴일 탓인지 기세가 조금 누그러든 듯 했으나 꾸준한 서명 발길이 이어졌고 오후 4시경엔 98만에 육박, 그리고 두시간 후, 마침내 100만명을 넘겼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쉽게 예상할 수 없었던 기록이 현실화되는 순간이었다. 이젠 네티즌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게 됐다.
기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후 8시 30분 102만6000명을 넘겼던 서명인수는 9시 50분, 다시 2만명 이상을 추가하며 104만8000명을 넘어섰다. 폭주기관차를 연상케 하는 서명 열풍이 다다를 기록의 끝이 어디일지, 국민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탄핵서명 상황요약
4월 6일 다음유저 '안단테' 발의로 서명 개시, 3주간 5만여명 서명.
26일 전후 '조작설' 제기, '증거 동영상' 유포 등에 파문
28일 다음유저 '낭인' 서명 메인 게재 요구 청원 발의
29일 10만 돌파. 다음 '조작설'에 '서버과부하' 해명(본지 보도). MBC PD수첩 쇠고기 수입 및 광우병 문제 방영 후 반응 폭발
30일 20만 돌파. 다음 '비상경계 폭로' 글에 사칭 및 허위유포 해명 및 엄정조치 공지. 다음유저 '지구별' 서명 게시판 정상화 요구 청원 발의
1일 30만 돌파
2일 50, 60만 돌파.
3일 70, 80만 돌파.
4일 자정 90만, 오후 6시 100만 돌파
<뉴스보이> 권근택
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