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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수도권 7주 연속 주말 비요! 나들이족은 악몽, 더위족은 축복

비요! 수도권은 7주 연속 주말 비요! 나들이족은 악몽, 더위족은 축복




24일 중부 지역 강우가 예보됐다. 지난 주엔 금, 토를 폭우가 연속 집어삼키더니 이번에도 장마전선의 끝물에 걸렸다.

가만 돌아보니 수도권 지역은 재밌는 기록이 이어지고 있다. 정말 오늘, 토요일 비가 오게 되면 이걸로 7주 연속 주말 비다. 예보가 빗나가도 '6주 연속에서 기록 끝'이란 타이틀이 나온다. 그러고보니 주말에 제대로 나들이 해본게 언젠가 싶다.

기록의 시작은 때마침 월드컵 개막과 발걸음을 함께 했다. 그리스를 잡은 지난달 12일의 토요일, 빗속에서 응원인파가 모여든 것을 기억할 것이다. 물론 우천으로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서 중계방송을 시청한 이도 많을 것으로 안다.

빗속 응원은 16강전의 그날 26일에도 재현됐다. 기분좋은 첫승 때 '젖어버린 특수'를 만회하고자 했던 가게는 이날 다시 '하늘도 무심하시지'를 외쳐야 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마침 시간대도 주말 밤이라 딱이었는데 말이다.




'다음 주말은...' 하고 기대할 수는 없게 됐다. 그 날이 한국의 마지막 경기였다. 시청 앞을 메웠던 우산족, 우비족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서는 밤하늘이 또 말라버렸으니 공교롭다.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8838)  

지난 주는 어떤가. 금요일부터 폭우가 쏟아지더니 토요일까지 이어졌다. 일요일 오후께가 되어서야 햇살이 잠깐 비췄다. 강풍까지 불며 마침 개막했던 피판 역시 야외상영 취소, 안내데스크 철수 등 김이 빠진 모습이었다. 어느 아마추어 야구단 카페에선 "야구하고 싶은데 주말마다 비가 와서 짜증"이라는 한숨과 "마침 불참하게 돼 강우취소를 바랬는데 그 때문인가?"하는 실소가 교차했다. 그야말로 주말 나들이객들로선 맥 빠질 일. 그런데 약속을 한 주 미뤘던 이들은 또 걱정하게 된 것. 내일 강우량이 어찌될지가 관건이다. 물론 지난 폭우 때 피해를 입은 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한 포털의 서바이벌 동호회 카페에선 연속 7주 주말 비 소식에 "또 하늘의 저주가 시작되었다"고 말 끝을 흐렸다.

다만 한 켠에선 찜통 더위를 해갈하는 고마운 비라는 관측도 있다. 살인적 더위가 계속되는 지금, 그래도 수도권은 비로 인해 잠깐이나마 열기를 식힐 수 있다는 것. 한 네티즌은 "무더위가 지속중인 남부지방도 비가 오면 좋겠다"고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

휴식일의 비 소식이 나쁘지 않은 사람도 있다. "비 올 때 집에서 사색하는 걸 좋아한다"는 중년카페의 어느 싱글대디는 "그다지 싫지가 않다"고 밝혔다. 호불호가 갈리는 날씨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