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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스포츠

이순신장군께 월드컵 16강전 끝나고 상황보고 했습니다

16강전직후, 이순신장군과의 3분 상황보고




"장군. 저 왔습니다. 안동권가네 화산부원군 35대 자손입니다."

'그래. 너 밖에 없구나. 죄다 그냥 제 갈길 가지 뭐냐.'

"궁금하실거 같아 상황보고드리러 새벽에 문안드리오."

'궁금하다마다. 가만 들어보니 우와~했다가 으아~했다가. 어찌되었느냐. 세상 각국이 공 차며 치르는 전쟁말이다.'

"잘 싸웠습니다만, 아쉽게 1발 차로 지고 말았습니다."

'그래... 잘 싸웠단 말이지.'




"시름하시옵니까."

'잘 싸웠다 하지 않았느냐. 그럼 됐다. 8년만에 16강에 들었었다지?'

"전전 전쟁 후 다시 밟은 고지요, 원정전으로는 56년만에 처음이옵니다. 총전적 4전 1승 1무 2패입니다."

'박가네 아들 지성이는 어떠했느냐.'

"역시나 장수다웠습니다."

'대장다웠단 말이지.'

"그러하옵니다."

'세월이 흐르면 이 자리에 그도 설지 모르겠구나'

"세상일이야 모르는 법이지요."

'포탄수, 박가네 주영이는?'

"여러발 쏘아 올렸으나 아쉽게도 빗나가 허공을 때리고 말았습니다."

'이가네 아들 청용이는?'

"수문장에 한 방 먹이고 돌아섰사옵니다."

'인물은 인물이다. 그럼 손재주 좋은 차 공인이 빚은 작품은...'

"기계가 우는 것을 보고 마음 아팠사옵니다."




'공 차는 전쟁은 4년에 한번 있느냐?'

"2년으로 하자는 말이 십수년전 잠깐 있었으나, 아마도 쭉 그러할 듯 합니다."

'다시 4년인가. 내겐 짧으나 너에겐 그렇지도 않겠구나.'

"안동 권가 사람은 본디 기다림에 강하옵니다."

'너는 아쉽지 않느냐.'

"지는 싸움에도 얻는 게 있다는 것을 배우고 있는 중이옵니다."

'다음번엔 여기서 나도 함께 보고 싶구나.'

"아쉽게도 나랏님들이 이 곳 광장엔 사람 모이는걸 싫어라 하옵니다."

'세상일은 모른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 땐 모르지.'

"소인은 이만 물러나옵니다."

'강철의 뱀이 오늘은 밤늦게까지 사람을 집어삼키는구나. 너도 그리 오르느냐. 고생 많았다. 대왕께는 내가 천천히 말씀 올리겠노라.'

"언제나처럼 굽어살피옵소서."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