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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리 탈락에 아주대갤 오폭?!' 웃지못할 디시갤러들의 난

[월드컵통신]'아주리 탈락에 아주대갤 오폭?!' 웃지못할 디시갤러들의 난


"아아 글쎄 거긴 아냐! 오폭이라니까!"

디시인사이드 갤러리를 들여다보면 가끔가다 폭소에 가까운 실소가 터져나온다. 25일 새벽에 벌어진 촌극은 또 하나의 기록(?)이다.

월드컵 E조 예선 최종전, 결과는 놀랍게도 디펜딩 챔프 이탈리아의 탈락이었다. 예상과 달리 파라과이, 뉴질랜드와의 지난 두 경기서 승리없이 2무승부를 기록했던 이탈리아는 그래도 16강 진출이 낙관적이었다.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다시 비기기만 해도 올라갈 가능성이 열렸던 것. 부진한 모습이었지만 '그래도...'라는 것이 관전자들의 예상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3대2 패배. 카테나치오의 명성은 한경기 3실점의 굴욕을 안고 땅에 떨어졌다.

네티즌들의 반향은 뜨거웠다. 이중에서도 가장 동시다발적으로 글이 쏟아지는 '실황중계'급 게시판은 역시나 디시인사이드의 관련 갤러리들. 그런데, 이탈리아의 패배에 생각도 못한 갤러리 하나가 몸살을 앓는다. 축구도, 토토도 아닌 아주대학교 갤러리다. (http://gall.dcinside.com/list.php?id=ajou)

 

그게... 겉보기엔 꼬라지가 이렇지만 나름 훈훈하게 즐기는 분위기다



갑자기 "털러 가자"는 외침과 함께 난입한 갤러리들의 난동(?). 평소 이탈리아축구를 좋아했던 팬들의 분노일까. 그런데, 어째서 이탈리아팀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대학 게시판에 몰려온 걸까. 로마어를 몰라서?

깊이 생각하면 진다.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해서 거진 '아무 이유없어' 골짜기에 근접해 있다.

이탈리아 하면 아주리 군단. 그래서 아주대학교 갤러리에서 한을 푸는 상황이다. 그렇다. 디시에선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더 재밌는건 때아닌 날벼락에도 불구, 이 곳 유저들도 마냥 싫어하는 반응만은 아니라는 점. 평소 아주대 갤러리를 자주 이용하던 kirar 님은 "아쉽다 9페이지 털렸네, 그래도 행복하다"고 밝히기도. 이 와중에 "어디서 굴러들어온 (삐리리...)"란 다소 험한 제목과 달리 본문에서는 "너네 때매 북적북적 갤러리 순위에 들것만 같다"고 "땡큐"라 감사해 하는 유저도 보인다.

...참 대단한 양반들일세.

한켠에선 "오폭중지"라며 롯데자이언츠 갤러리로 좌표를 조정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는데 이유는 역시 간단하다 못해 상상을 초월한다.

"아주라니까."(사직구장에선 관중석으로 날아간 파울, 홈런볼을 아이들에게 주는 관습이 있는데 이때 '아이한테 주라'를 줄여 '아주라'란 외침이 터진다)

'오폭' 중 한 네티즌은 "여기가 어딘줄 아느냐, 안정환의 모교다"라며 자중을 요구하기도.

한편 일본과 덴마크의 H조 예선 최종전을 두고도 결과에 따라 각자 어디를 털자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다행히(?)도 동이 트면서 '화력'이 줄어 사건이 재발하진 않았다. 일반인의 상식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디시갤러들만의 독특한 답방과 소통 문화의 단면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