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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인텔리 투사'로 돌아온 문성근 한명숙 지원 웅변

'인텔리 투사'로 돌아온 문성근의 한명숙 지원 웅변



21일 서울 잠실야구장 앞.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유세 트레인 에 웬 남자 하나가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재킷 없는 화이트컬러'랄까. 타이에 셔츠 차림으로 'MB 심판'을 부르짖는 남자. 누군가 들여봤더니 상당히 낯이 익었다. 희끗한 머리, 내 기억 속 누군가보다 나이가 들었지만 분명 아는 얼굴.

그가 배우 문성근임을 알아보는데는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 한명숙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선 그의 웅변은 잠깐 들어봤다.

그는 이후에도 한 후보의 유세 일정에 맞춰 각지를 함께 하며 지지를 당부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 선거때도, 이후 탄핵정국의 위기 때도 나섰던 나"라고 외치는 그. 그의 웅변은 한 후보에 대한 지원 이상으로 현 정권에 대한 신랄한 비난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어느샌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지만 분명 문성근이 맞다. 사람들도 보는 순간 "문성근이다"를 되뇌었다. 십수년전 섹시한 지성으로 사람들에게 어필하던 그. 지금도 은테 안경 너머의 그 얼굴, 땀에 젖었어도 흐트러짐 없는 화이트 셔츠와 약간 늦춘 타이는 '인텔리' 그 자체였다. 

그를 순간 못알아본것은 다름이 아니라 연설 때의 모습 때문이었다. 땀을 식히며 후보자와 함께 할 때는 그저 웃는 모습,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 때 봐 왔던 부드러운 얼굴 그대로인데 마이크를 잡고 짤막한 인사 후 1분 정도만 지나면 격앙된 외침과 더불어 맹수처럼 변했다. 조용하게 다큐를 진행하던 그 모습은 접어두고 쉴새없이 외쳐대고 주먹을 십수번 쥐었다 펴는 제스처. 특유의 낮은 음성 대신 일갈하는 건 영락없는 투사의 이미지였다. '인텔리 투사'라는 조금 희소한 캐릭터의 탄생이다.

그는 강력하게 MB정부 심판을 외쳤다.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해선 "무조건 잘했다는 게 아니다, 잘못했고 반성한다"며 "한나라당의 반대 때문에 더 강하게 못 나갔다"고 외쳤다. 아울러 "앞으로는 강하게 밀고 나가겠다"고 웅변했다. "한명숙이어야 하는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의 폭정을 막아서야 하기 때문이며 또 2012년 민주정부를 다시 수립하는 교두보의 마련"이라고 부르짖는 그,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 후보를 독려했다. 인텔리 투사로 돌아온 문성근이었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