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후보의 하루, 쫓아다녀보니
석가탄신일날 선거운동 현장
"아이돌이 따로 없군."
시간에 쫓기며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는 한명숙 후보를 보다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환송하는 사람들의 비명에 차량서 답례하는 모습. 마치 소녀팬들에 둘러싸인 연예계 스타를 보는 것 같았다. 공보담당관한테 말했다면 웃었을까.
21일,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의 하루일정을 쫓아다녀봤다.
시간을 조금 앞당겨 본다. 아침 10시. 석가탄신일을 맞이한 서울 조계사 대웅전.
발디딜 틈 없는 인파 속에 거물인사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서울시장 후보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모습을 드러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오세훈 시장,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 지상욱 자유선진당 후보도 보인다. 그리고, 한명숙 민주당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느새 '범야권단일후보'라는 간판을 내건(독립후보를 낸 진보신당은 반발하고 있다) 한 후보 옆엔 민주당 박지원 의원, 민노당 강기갑 대표가 함께 있었다.
법요식이 끝난 뒤 한명숙 후보는 다음 장소로 향한다. 정오에 이른 곳은 안국역에 인근한 서울노인복지센터.
한명숙 후보가 배식을 돕자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진다. 나중엔 밥솥을 들고 추가 배급에 나선다. 환갑을 넘긴 후보도 여기 모인 이들 앞에선 한창 일할 나이리라.
그러나 이 활동은 아쉽게도 다음 일정에 치여 오래 하지 못했다. 대선때나 총선때나 지방선거때나 할 거 없이 당과 후보를 떠나 매스컴에 비춰지는 봉사활동때마다 항시 아쉬운 부분이다. 보다 많은 시간을 담보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확실한 진정성을 확보할 터. 일정 설계시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이것이 내가 다는 사족이다.
오후 2시 30분. 장소는 봉은사로 바뀌어 있다. 한명숙 후보가 모습을 드러내자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경내에 들어섰던 시민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한명숙이다."
악수를 청하러 다가오는 사람, 멀찍이서 박수를 치는 사람. 그렇게 한 후보가 가는 길엔 일순간 소란이 인다. 인기를 과시하듯 스킨쉽을 마다않는 후보. 물론 한 켠에선 "뭐 대단하다고..."하며 이죽이고 등돌리는 이도 있었다. 팬도 있고 안티팬도 있고. 정말이다. 정치나 연예계나 정말 닮아도 많이 닮았음을 한눈에 보여주는 대목이다.
후보자는 잠시 명진 스님의 거처에 든다. 곡차를 즐기려는가. "카메라 한명, 기자 한명, 인터넷기자 한명을 뽑아라"며 누군가가 취재진에 요한다. 다 들어가서 취재할 수 없다는 거였다. 그러나 이게 쉬울리가 없다. 결국엔 "딱 5분만"으로 요구사항이 바뀌었다. 차 마시기 직전, 잠깐의 대화만 모두에게 허락된 거였다.
대화의 화제는 4대강이었다. 명진 스님이 "난 어느 당이던 상관않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자의 편이니까... 그 편은 아니잖아요?"하고 물어온다.
봉은사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시 어딘가로 떠난다. 쫓아가 보니 다음 행선지는 잠실야구장이었다. 두산과 LG의 서울 라이벌전을 1시간여 앞둔 오후 4시께, 스타디움 앞 광장에서 한명숙 후보가 유세에 나섰다.
유세 차량무대 위에서 춤까지 선보이더니, 이내 "곧 야구장으로 들어들 가셔야 하니 내가 그 쪽으로 가겠다"며 발길을 서두른다. 다가와서 손을 맞잡는 사람, "후아유?" 하고 물어오는 금발의 외국인까지. 상당한 반향이다.
후보자를 지원하고자 문성근 씨가 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와 함께 야구장을 한바퀴 도는 사이 꽤 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정치판과 여전히 소원해 보이는 젊은층이 다수 다가와 셀카를 부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후에도 쉴 새가 없었다. 천호동에선 단일화에 합의한 이상규 민주노동당 전 후보자가 합류했고,
1시간 후엔 강변역에서 추미애 의원과 김희정 대변인이 참가한 가운데 연설자리에 섰다.
석가탄신일날 선거운동 현장
"아이돌이 따로 없군."
시간에 쫓기며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는 한명숙 후보를 보다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환송하는 사람들의 비명에 차량서 답례하는 모습. 마치 소녀팬들에 둘러싸인 연예계 스타를 보는 것 같았다. 공보담당관한테 말했다면 웃었을까.
21일,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의 하루일정을 쫓아다녀봤다.
시간을 조금 앞당겨 본다. 아침 10시. 석가탄신일을 맞이한 서울 조계사 대웅전.
발디딜 틈 없는 인파 속에 거물인사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서울시장 후보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모습을 드러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오세훈 시장,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 지상욱 자유선진당 후보도 보인다. 그리고, 한명숙 민주당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느새 '범야권단일후보'라는 간판을 내건(독립후보를 낸 진보신당은 반발하고 있다) 한 후보 옆엔 민주당 박지원 의원, 민노당 강기갑 대표가 함께 있었다.
법요식이 끝난 뒤 한명숙 후보는 다음 장소로 향한다. 정오에 이른 곳은 안국역에 인근한 서울노인복지센터.
한명숙 후보가 배식을 돕자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진다. 나중엔 밥솥을 들고 추가 배급에 나선다. 환갑을 넘긴 후보도 여기 모인 이들 앞에선 한창 일할 나이리라.
그러나 이 활동은 아쉽게도 다음 일정에 치여 오래 하지 못했다. 대선때나 총선때나 지방선거때나 할 거 없이 당과 후보를 떠나 매스컴에 비춰지는 봉사활동때마다 항시 아쉬운 부분이다. 보다 많은 시간을 담보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확실한 진정성을 확보할 터. 일정 설계시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이것이 내가 다는 사족이다.
오후 2시 30분. 장소는 봉은사로 바뀌어 있다. 한명숙 후보가 모습을 드러내자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경내에 들어섰던 시민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한명숙이다."
악수를 청하러 다가오는 사람, 멀찍이서 박수를 치는 사람. 그렇게 한 후보가 가는 길엔 일순간 소란이 인다. 인기를 과시하듯 스킨쉽을 마다않는 후보. 물론 한 켠에선 "뭐 대단하다고..."하며 이죽이고 등돌리는 이도 있었다. 팬도 있고 안티팬도 있고. 정말이다. 정치나 연예계나 정말 닮아도 많이 닮았음을 한눈에 보여주는 대목이다.
후보자는 잠시 명진 스님의 거처에 든다. 곡차를 즐기려는가. "카메라 한명, 기자 한명, 인터넷기자 한명을 뽑아라"며 누군가가 취재진에 요한다. 다 들어가서 취재할 수 없다는 거였다. 그러나 이게 쉬울리가 없다. 결국엔 "딱 5분만"으로 요구사항이 바뀌었다. 차 마시기 직전, 잠깐의 대화만 모두에게 허락된 거였다.
대화의 화제는 4대강이었다. 명진 스님이 "난 어느 당이던 상관않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자의 편이니까... 그 편은 아니잖아요?"하고 물어온다.
봉은사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시 어딘가로 떠난다. 쫓아가 보니 다음 행선지는 잠실야구장이었다. 두산과 LG의 서울 라이벌전을 1시간여 앞둔 오후 4시께, 스타디움 앞 광장에서 한명숙 후보가 유세에 나섰다.
유세 차량무대 위에서 춤까지 선보이더니, 이내 "곧 야구장으로 들어들 가셔야 하니 내가 그 쪽으로 가겠다"며 발길을 서두른다. 다가와서 손을 맞잡는 사람, "후아유?" 하고 물어오는 금발의 외국인까지. 상당한 반향이다.
후보자를 지원하고자 문성근 씨가 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와 함께 야구장을 한바퀴 도는 사이 꽤 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정치판과 여전히 소원해 보이는 젊은층이 다수 다가와 셀카를 부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후에도 쉴 새가 없었다. 천호동에선 단일화에 합의한 이상규 민주노동당 전 후보자가 합류했고,
1시간 후엔 강변역에서 추미애 의원과 김희정 대변인이 참가한 가운데 연설자리에 섰다.
또 1시간 후엔 성동구 금남시장에서. 이 날 공식 일정의 종점이었다.
9시 30분부터 시작한 이날 일정은 밤 8시가 다 되어서 종료됐다. 이 쯤 하니 기자들 사이에서 "죽겠다" 소리가 나돈다. 나도 지친다. 선거 다이어트라는게 있긴 있구나. 언젠가 질문할 기회가 있으면 뜬금없는 질문 하나 던져보고 싶어졌다. "선거 다이어트 효과 어땠어요?"라고. 하루내내 쫓아다니면서 얻은 질문거리라는게 이거다 글쎄.
맞다. 실없는 놈 소리 자주 듣는다.
선거는 이제 열흘 남짓. 그때까진 매일같이 이렇듯 걷고 웃고 말하고 만나야 한다. 지금 한 사람 더 만나야 표심 하나를 더 잡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럼 지금 것은 이후 결과를 납득하기 위한 절차려나.
앞으로 열흘 남았다. 만족하기엔 서울시민들은 너무도 많고 시간은 부족하다. 소모할 열량도 좀 더 필요하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9시 30분부터 시작한 이날 일정은 밤 8시가 다 되어서 종료됐다. 이 쯤 하니 기자들 사이에서 "죽겠다" 소리가 나돈다. 나도 지친다. 선거 다이어트라는게 있긴 있구나. 언젠가 질문할 기회가 있으면 뜬금없는 질문 하나 던져보고 싶어졌다. "선거 다이어트 효과 어땠어요?"라고. 하루내내 쫓아다니면서 얻은 질문거리라는게 이거다 글쎄.
맞다. 실없는 놈 소리 자주 듣는다.
선거는 이제 열흘 남짓. 그때까진 매일같이 이렇듯 걷고 웃고 말하고 만나야 한다. 지금 한 사람 더 만나야 표심 하나를 더 잡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럼 지금 것은 이후 결과를 납득하기 위한 절차려나.
앞으로 열흘 남았다. 만족하기엔 서울시민들은 너무도 많고 시간은 부족하다. 소모할 열량도 좀 더 필요하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