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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봉은사에 걸린 권양숙 여사 연등 外 4월초파일 백가지 인간사

[사진전]봉은사에 걸린 권양숙 여사 연등 外
5. 천가지 인간사 만가지 이야기


5번째. 이제사 처음으로 주간에 여는 사진전.

주인은 이제사 매뉴얼을 건드리기 시작했고 사이즈도 VGA서 9M로 습성을 바꾸는 중.
카메라는 더딘 주인 만나 아직도 제 기능 다 발휘못하고 있는 소니 DSC-H50.



부처님 오신날. 서울 조계사.



수천인지 수만인지 갈피 못잡을 단위의 연등이 하늘을 뒤덮었다. 맑게 개이다 못해 가혹할 정도의 햇볕을 완전히 막아주는 연등의 구름.
 



21년전 기억이 떠오른다. 동네 작은 절에서 맞이했던 4월초파일의 새벽. 난 부모님 손을 한 짝씩 맞춰 잡고선 주문했던 연등을 보러 어두컴컴한 산 언덕을 올랐는데, 결국 그 많던 연등 중에서 우리 가족 이름 적힌 그것을 끝내 찾지 못했었다. 너무 많아서 못 찾은 건지 우리 것만 빠진 건지 알 길은 없었다.

몇만원짜리라고 했는데.

그런데 그 때 내 눈엔 이것보다도 그 작은 절의 연등하늘이 더 거대해 보였다. 연등으로 우주가 펼쳐졌던 기억이다.




법요식 개막 직전. 안내할 스님들을 기다리는 아이들.




눈이 매캐할 만치 태우는 향불. 사람들은 한 개피씩 받아다가 불을 올렸다. 너무 맵고 독해 너구리 잡는 듯 했다.




촛불이 아름답게 타오른다.




같은날 오후, 강남 봉은사. 조계사와는 또다른 분위기가 감돈다. 아래에 진 그늘마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백가지 이름, 천가지 인간사, 만가지 이야기. 내가 아는 이름도 있으려나 살피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권양숙 여사의 연등이 내걸려 있었다. 뒤에 박근혜 한나라당 전대표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것도 보인다. 이틀 뒤 남편의 첫 기일을 맞는 영부인. 본래대로라면 남편의 이름이 걸려 있었을...

남편은 '운명이다'라고 했다. 모든 게 운명. 그 한마디로 정의해 버린 떠난 님.
아아, 참으로 기구한 운명이여.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2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