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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조경태의 '유시민은 야바위꾼' 등 거침없었던 독설

조경태의 '유시민은 야바위꾼' 등 거침없었던 독설



지난 11일, 목요일 국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조경태 민주당 의원이 한 공식석상에서 거침없는 독설을 담았다. 놀라운건 그것이 여당이 아니라 같은 당, 그리고 여러모로 '공조'를 말하고 있는 이들을 향한 것이었다.





정말 그랬다. 조경태 의원은 '무능력하면 내려와야지'라고 말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를 향해 무능하다는 말을 내뱉었다.

'야바위꾼'이란 말도 나왔다. 이는 유시민 전 장관을 향한 말이었다.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재판중에 있는 분, 유죄판결을 받을지도 모를 분을 후보로 내세우면 어떡하느냐'고 밝힌 이는 다름아닌 한명숙 전 총리. 현재 민주당이 총력을 다해 지키고 있는 서울시장 예비후보다. 객관적 잣대를 말하며 유죄판결 받으면 어쩔 거냐고 추대론을 공박한다.

혼란스러웠다. 성희롱 전력으로 논란이 된 우근민 전 지사를 향해 부적절한 인사라고 영입을 맹비난하는 것은 객관적 시각에 있어 건전한 자기비판이라 할 수 있었다. 한명숙 전총리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으면 어쩔거냐고 하는 부분도 '만일'의 상황을 말한다는 점에 있어 "못할 말이 뭐 있느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다만, 직설적이다 못해 노골적으로 보이는 그 표현은 분명 피아식별(?)이란 점에 있어 혼란스럽기 충분한 것도 사실이다.

정세균 대표에 대해 무능하다, 쉽게 4선을 했다고 맹공하는 것은 순간 이 사람도 메인스트림에 대해 맺힌 게 많은걸까 하는 생각부터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그는 이날 '부산에서 4번 도전해 2번 떨어졌고 2번 당선된 사람으로서 당에 섭섭한게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뭐 이것도 '못할 말이 뭐 있느냐'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열린우리당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유시민 전 장관, 그리고 국민참여당으로 옮겼으나 여전히 민주를 비롯 야당의 공조론을 말하고 한명숙 총리 수사에 대한 비판 집회에선 민주당과 함께 자리를 지켰던 그에게 야바위꾼이라 밝히는 부분은... 글쎄올시다. 뭐 이것도 '못할 말이 뭐 있냐'고 한다면야 할 말은 없다.

그럼 뭐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납득하면서도 당황스러우냐. 전략적 차원에서 너무 엇나간다는 거다.
한 매체는 연일 계속되는 그의 날선 비난에 '내홍'이란 제목을 걸어 보도했다. 최소한 그 세력에 지지세를 지닌 독자에 있어선 그다지 좋을 것이 없는 현상이다. 그가 그걸 모를 리 없다.
민주당은 국민참여당과의 경쟁에 있어 여전히 '교집합'과도 같은 '친노와 노풍의 사람들'을 의식 안 할 수 없다. 아니, '한명숙 대세론'이 나오는 것은 실상 그것에 힘을 실은 것이다. 그리고 조경태 의원 또한 이에 대해선 의식하는 듯 '나도 노무현 전대통령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며 살을 붙였다. 다만 한명숙 전 총리, 이해찬 전 총리와 더불어 대표적인 '노무현 칠드런'에게 야바위꾼이란 욕설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는 모습은 향후 공조 문제에 있어 전혀 생각치 않는 것으로 보였다.
이 주는 마침 한명숙 전 총리 집중심리 공판이 시작된 한 주다. 현재 검찰의 유력한 증인인 곽영욱 씨가 진술번복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이와 같이 후보로서 부적격하다는 뉘앙스를 담는 것은 찬물을 끼얹는 것과 진배 없다. 시기적으로 의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뭔가 배려가 부족했던 직설화법이었달까. 상당히 민감한 부분을 다루는데 있어 너무 거칠었다는 인상이다. 정세균 대표에게 자리 내 놔라고 하는 부분도 그와 같은 맥락이다. 비주류가 주류를 비난하는 모양새까지야 상관없다손 쳐도, 여기에 자신의 그간 섭섭했던 감정을 내보인 것은 혼란을 야기하기 충분하다.

어째서 조경태 의원이 이처럼 정제됐다기 보단 날것에 가까운 비난을 우군 내지 중립(?)에 연달아 퍼부었던 건지 생각 해 봤다. 첫번째, 이번 지방선거에 있어 그의 입장. 사실 그는 이번 지역선거에 나서지 않으니, 후보에 나서거나 이를 조율하는 지도부와 달리 잃을 것이 없는 편안한 입장이다. 잃을 게 없으니 '미스터 쓴소리'로 통하는 그의 캐릭터에 충실하는 것도 딱히 걸릴 것이 없다. 

두번째는 부산의 유일한 재선 민주당 의원으로서 갖는 말못할 포지션. 쇠고기 청문회에선 으뜸 공격수로 나서 '조포스'란 칭호를 얻었고, 부산에서 민주당 깃발을 꽂은 젊은 기수로 진보 진영에선 여러모로 지지세를 얻는 그이지만, 바꿔 말하면 역시나 한나라당 텃밭 한가운데 있는 사람이니만큼 지역 내 표심을 의식 안 할 수 없다. 그와 한나라당 사이서 저울질하는 지역 유권자들에겐 '민주당 내부도 비판할 줄 아는 의원'이란 이미지를 보여줘야 한다. 말하자면 '건전한 자기비판'이란 덕목을 갖춘 이로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우근민 전 지사에 대한 비난이 나온 건 어렵지 않게 납득할 부분. 다만 이 역시도 그 범위가 쉬이 납득할 정도를 넘어선 부분은 물음표를 그릴 수 밖에 없다. 경남 내 친노 세력에게도 자기 존재를 계속해 어필할 필요가 있는 만큼 선거에서 '라이벌'인 유시민이라면 모를까, 한명숙 전총리에게까지 각을 세운 건 어떻게 봐야 할까.

혹시 그는 '노이즈마케팅'을 노리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조심스럽게 넘겨 짚어보는 부분이다. 선거가 석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 그간 세종시를 놓고 한나라당내 친이, 친박간 내홍에 정계 포커스가 넘어가 있다가 한 전총리 공판으로 이제사 민주당에 공이 돌아온 지금 차후엔 어떤 쪽으로도 풀 수 있다는 계산 하에 시선집중부터 시급한 당내 과제라고 판단한게 아닐지. 선거를 앞두고 또 하나 유심히 지켜볼 사안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