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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IT·과학

아이폰이 던진 과제 (4) 대항마 모토로이? 실은 파트너?

아이폰이 국내업계에 던져준 과제 (4)
'대항마' 모토로이? 실은 아이폰의 파트너?


# 아이폰 상륙의 반응은 예상대로 뜨겁다. 국내에서도 제조사 이통사 할 거 없이 아이폰을 잡으려 대항마 등에 고심 중이지만 속수무책. 네티즌 등 소비자들의 시선은 이미 떠났다. 그리고, 아이폰 광풍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반응에선 그간 국내 브랜드를 사용하며 쌓였던 불만이 묻어난다. 여기에, 국내 브랜드가 풀어야 할 과제가 있는 것일까. 아이폰을 환영하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통해 국내 업계가 심기일전하는데 되짚어볼 점을 연이어 살펴본다.





해가 바뀌고, 스마트폰 시장에도 새로운 이슈거리가 생겨나오기 시작했다. 하나는 어제 오늘 하던 안드로이드폰의 등장. 18일엔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폰 모토로이가 SKT와 연합해 내달 새 바람을 꾀할 것을 알려왔다.(시연장 기사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8036)

      
 
  스펙만으로는 경이적이라 할 만한 괴물. 8백만화소에 파노라마까지 탑재한 카메라에 HD 동영상, 구글로 통하는 인터넷 터미널, 그리고 TV. 국내업체는 또 하나의 주름살이 늘게 됐다.   
 


모토로이는 하드웨어 스펙만 놓고 보자면 스마트폰 시장의 새바람을 가져오고도 남는다. 아이폰의 대항마로 불리는 이 괴물의 흥망은 비단 아이폰과 애플만의 관건이 아니다. 국내 업체로선 수 읽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물론 아이폰과 함께 씨름하다 서로 그 세가 쇠해 어부지리를 노리는 낙관적 시각도 있겠다. 그러나 그것을 가능케 하는 시나리오라면? 선뜻 떠오르는 건 단 하나, 국내 업체 중 어딘가에서 완전히 판세를 뒤집을 다크호스가 툭 하고 튀어나와 소비자 관심을 180도 돌려놓는 것 정도. 우주선에서 떨어졌다고 할만치 오버스펙이거나, 정말 개념 자체를 확 뒤엎는 아이디어 명품이거나 여튼 스마트폰의 진짜 주인이 나올 경우에나 기대해볼 시나리오다. 지금으로선 마땅히 예견되는 주자가 없다.

반대로, 국내업계로선 생각하기 싫은 분기점도 생각할 수 있다. 이 둘이 상생 효과를 업고 동반 상승하는 시나리오 말이다. 아이폰 열풍에 일조한 '국내 업체에 대한 심판' 정서에 모토로이도 올라타는 경우다. 모토로이도 와이파이로 무장하고 있으며, 시연장에선 파트너인 SKT 측에서 아이폰보다 강력한 개방성을 언급한 바 있어 그간 국내업체의 폐쇄성에 질렸던 유저들에겐 "해외 폰은 모두 이 정도인가"하는 2차 쇼크를 가져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모토로이가 나오면서 내가 떠올린 것은 한국 대표를 자처하는 옴니아 2 였다. 지금껏 옴니아 2는 아이폰과의 비교에 있어 DMB방송과 부가기능 중 비교적 우세한 것들을 내세웠는데, 모토로이는 마치 여기서 아이폰의 (옴니아를 비롯 국내시장을 반영한 국내제품들과의 비교에 있어)불리한 점을 죄다 연구라도 했다는 듯 국내시장의 니즈를 커버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은 물론 고성능 카메라와 동영상 기능, 여기다 구글과 통하는 인터넷으로의 접근성은 프리미엄 유저들에 있어 '충실한 심복'을 연상케 하기 부족함이 없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완전체'같은 모습. 하긴, 라이트 유저에게 있어선 '와이파이 플러스 DMB' 공식만으로도 시선이 꽂힐 법 하다.

 


 

아이폰 열풍에 동조하는 네티즌들은 국내 제조사와 이통사의 문제를 지적하며 "하드웨어 스펙 싸움만 해댔다"며 소프트웨어 부재를 논하곤 했다. 그러나 이 또다른 해외작은 하드 스펙에 있어서도 상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쯤 하니, 어쩜 이 제품은 아이폰의 대항마가 아니라 다른 타겟을 노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즉, DMB 등의 이유로 아이폰을 배제하고 국내 제품을 바라보는 잠재소비자군 말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이 제품을 견제할 것은 아이폰이 아니라 국내사다. 아이폰과 해외 후속작은 그간 견고하기만 했던 국내시장을 완전히 열어젖히고자 시간차로 공격해 들어오는 동맹 파트너일지도 모른다. 아이폰의 선제 바람, 안드로이드폰을 위시한 후속 진출작들의 세 확장. 서로 맡은 바 역할을 다하며 서로의 결점을 상쇄해 스마트폰 시대에서만큼은 과거와 같이 토종에 잠식되는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윈윈 전략...이라 생각하면 너무 앞서간 걸까.

어쩜 아이폰이 만들어낸 작금의 열풍을 한순간의 신기루, 과장된 볼륨으로 평가절하하는 국내업계의 시각이 있을지 모른다. 그럴 지도 모른다고 하자. 그러나 이 같은 추측, 국내시장 침투를 위한 후속 제품과의 연계 플레이가 현실화된다면 이미 그 신기루는 실제화 - 지금껏 보아왔던 것 이상의 위기로 착실히 커 가는 과정이다. 당분간은 새 해외 침투작을 볼 때마다 아이폰의 그림자가 그들 눈엔 악몽처럼 따라붙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24일, 또 한번 스마트폰 유저들의 추이를 가늠케하는 새 설문조사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 계속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