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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11월 건강보험료 대란 기사 쓰다 눈물 팽 돌았다

[에필로그]'없는 마음에...' 기사 쓰다 처음으로 눈물 팽 돌았다
보험료 폭등, 서민들 "죽으라는 겁니까!" 결국 공허한 메아리인가


젠장.

기사 작성하다 목이 메어 타이핑이 어려운 건 처음이야.

건강보험료 11월 변동에 관해 게시판 상황을 돌다가, 그만 침울해지고 말았다. (http://kwon.newsboy.kr/1509)

글을 매조지할 때, 그만 맥이 풀려서. 더는 못 쓰고 울분을 달랬다. 이미 한번, 내가 직접 변동 고지서를 집어들고서 노기를 바짝 품었던 상황이라 남 일 같지가 않고, 또 실제로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 (http://kwon.newsboy.kr/1504)

동병상련, 가렴주구... 게시판 들여다볼 때마다 사자성어가 머릴 맴돈다. 머리는 고 문자로 뒤덮이고 가슴은 눈물로 젖었다.

좀스럽다... 할 지도 모른다. 세금 때문에 눈물이 왈칵 터질 것만 같다니. 그게 아니면, 전생에 성군이라도 되셨나. 서민들 우는 소리에 함께 따라 울 수 있는...

월간 말에 몸담았던 박형준 기자가 과거, 촛불집회 장에서 그만 동생과 끌어안고 쓰러지듯 울고 말았다고 블로그 기사를 올렸던 적이 있다. 난 그것을 열어 보지 못했지만, 함께 그 연옥을 넘나들던 동질의 것으로 그것이 어떤 마음으로 이어간 글인지는 알겠다고 감히 말 할 수 있다. 국민이 그 대접을 받지 못하고 나라를 원망해야 하는 나라. 그것을 살펴야 하는 마음.

지금 내가 건강보험료 게시판의 울부짖음에서 느낀 것도, 본질은 그것과 같다. 박 기자 것이 광장의 울부짖음에 동화된 것이었다면, 난 지금 굶주린 마음, 이미 핏기 가신 눈빛을 하고서 세금 폭탄에 신음하는 민초의 울부짖음에 동화되고 말았다. 가정맹어호, 가렴주구... 말로는 잘도 떠들지, 서민정책이 어쩌고.

...

욕을 썼다가 지웠다가, 여기서 계속 막힌다. 결국, 공백 처리.

보험료 폭탄 받아들게 하고 그 소리가 나와?

자. 다시 게시판을 둘러볼까. 이상하게 흐름이 끊긴 것만 같은 본 기사를 보완도 할 겸.

황효성 님 글이다. "힘없는 서민은 하라는대로 하란 말이죠"란 제목은 칼날이 서 있다. 너네한텐 우리가 이미 국민으로도 안 보이지? 라는 말을 둘러친 걸로만 보인다. 내 눈에 그렇다. 내년 이 때쯤이면 어차피 또 올릴텐데... 란 부분엔 '맞아요'란 추임새가 절로.

구체적으로 해당하는 금액을 말하는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확인 가능하다. 유은정 님은 "연소득 1700인 사람에게서 어떻게 한달 11만원이 넘는 보험료가 산출되냐고 묻는다. 어림짐작으로 이 분은 거짓말 조금 보태 총 소득의 10퍼센트를 보험료로 내야 한다.

의료보험료가 무슨 십일조냐.

이경애 님은 "감기 때문에 몇번 왔다갔다 하는데 보험금은 억수 같다"고 기가찬다라 말한다. 여기서 잠시, 보험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보험이란, 만일에 들어갈 목돈을 위해 미리미리 약간의 부담을 지는 것이 아니던가. 물론, 이것은 그 만일의 상황이 찾아왔을시의 것보다 훨 가벼운 것이어야만 가치가 있다.

천원단위부턴 제하고, 한 달에 5만원을 낸다고 하자. 부양가족이 없는 나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1년이면 60만원. 쌀이 몇 가마인가.

...

아니 대체 언제부터 내 삶의 기준이 쌀이 된 거냐.

여튼 1년에 60이다. 그리고 이것이 앞으로 전혀 오르지 않고 10년간 동결이라고 치자. 600만원. 서민에겐 대단히도 큰 목돈이다. 당연히 그간 큰 탈 없이 지내는게 최고의 상황. 감기 등 잔병 치레만 하고 그렇게 10년간 지낸다고 하자. 아마도 이렇듯 큰 사고 없이 평범하게 사는 국민이 불의의 사고나 중병을 얻는 국민보다는 더 많을 것이라 믿는다.

그야말로 행복한 삶에 있어 절대적으로 담보되어야 할 최고의 상황이건만, 이렇게 되면 보험의 가치에 심히 의문을 품게 된다. 물론 보험료 미적용자에겐 동네의원에서의 주사 한대, 진찰 한 번에도 몇배의 의료비가 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과연 이것을 보험이라 부르는 것이 맞는지. 보험에 '본전'을 의식한다는 것은 소가 웃을 일. 그런데 실상은 그것도 못 찾을 가능성을 생각케 한다. 이건 뭐, 막말로 중한 병을 얻고 초음파 촬영이니 입원이니를 해야 억울함이 다소 가시는 상황인거야? 세금이 진짜 별의 별 생각을 다하도록 만드는군.

과세자료.

근거?

핑계?

무엇을 위한?

박주연 님이 급기야 "이 돈 모아서 4대강 하려고 하나 부지?"라며 4대강을 언급한다. 자. 여기에 담긴 의미는 뭘까. 국민을 위한 진정한 행복은 4대강이 아니라 당장 먹고 사는데 부치는 힘을 하다못해 세금에서라도 덜어 주는데 있다는 읍소다. 이 분이 짓고 있는게 읍소인지 썩소인지는 잘 모르겠다. 덜기는 커녕 부담만 가뜩 실었는데 무슨 말을 하리오. "국민이 봉이냐"며 "이 핑계 저 핑계로 내는 세금이 대체 얼마냐"고 묻는다.

김영덕 님 글. '보험료 때문에 집 팔아야 하나?'는 단연 눈을 잡아끄는 제목이다. 글도 예술이다. 엽서한장 받고 확 찢어버렸다는 도입부. '보험가입 안 하고 아플때 한번씩 병원가도 보험료 만큼은 안 나오겠다는 계산이 나오네요'라는 전개부. 혹 여기서 계산기 두드리며 맞나 안 맞나 하는 우를 범하진 않길 바란다. 이 분이 말하고 싶은 건 보험의 순의미와 그것을 무색케 하는 높은 보험료를 말하는 것이니.   

'서민들'이라며 익명으로 누가 올린 단문은 운율이 기가 막히다.  

   
 
   
 

 

시인이시군요.

아. 여기도 한 분 계시다. 초반은 싯구 같은데 중반부턴 풍자 코미디 대본이다. 고 김형곤 선생이 딱 적격이다.

 

   
 
   
 

 

말이다.

난세는 영웅을 부르고 암흑기엔 문학의 거장이 있다더니.

"너무합니다", "너무하네요", "너무심해요"라고 이어지는 제목들. 달콤한 인생에서 이병헌이 마지막에 읊조리던 명대사 '정말 가혹해'가 연상된다. 인생은 정녕 핏빛이더냐.

"건강보험 탈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서민정책 개풀뜯는 소리같이 들립니다. 노예계약도 이런 노예계약이 없어요." - 송준희 님

아까는 정말로 울음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는데... 계속 보니 무덤덤해진다. 이젠 담담하다.

마지막으로, 마침 책상 앞에 놓인 고지서 봉투의 보험공단의 다짐을 물끄러미 본다.

 

   
 
   
 

 

괄호 안의 '매우 만족'이 매우 인상적이다. 아뇨. 괜찮아요. 적당히만 해 주세요.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