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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유시민 “한나라 집권 5년만에 끝내려면 연대 반드시 필요”

 유시민 “한나라 집권 5년만에 끝내려면 연대 반드시 필요”

- 풀뿌리민주주의 희망찾기 연속 좌담회 중




23일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 ‘달변가’ 유시민이 사람들 앞에 나섰다. 2010 연대가 주최하는 연속좌담회 4부작 중 두 번째 주자로 나선 것. 풀뿌리 민주주의 희망 찾기 ‘유시민’과의 대화로 명명된 자리에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꺼낸 말은 무엇일까. 주요 내용을 추려봤다.



1. 한나라당의 집권을 5년으로 끝내려면 야당의 연대 전략 필요하다


유시민 의원은 행사 초반, 20여분에 걸쳐 서두 발언을 이어갔다. 이 시간에 꺼낸 이야기는 야당의 연대 전략. ‘한나라당의 집권을 다음 선거에서 끝내려면’을 전제한 이야기는 결국 이날 대화의 다수였다. 


그는 “한나라당의 집권이 이번 5년으로 끝나게 하려면 야당이 연대해야 한다”며 이것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한나라당의 지지는 30퍼센트며, 그렇지 않은 세력이 70퍼센트를 이루고 있다”를 근거로 내세웠다. 단, 그것이 그간 민주당과 각 진보정당으로 각각 분열함에 따라 한나라당을 이길 수가 없었으며, 만일 이를 연대 전략으로 뭉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2. 민주당은 욕심을,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은 그간 행보의 문제점 제고해야


단 여기엔 각자 당의 현 입장이 난관임을 짚었다. 우선 민주당에 대해선 ‘욕심’이 연대의 난관이라 밝혔다. 


“민주당은 사실 소수정당과 연대할 필요성을 못느끼죠. 이번 선거에서 보듯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에 어필하고 ‘될 만한’ 가능성의 인사를 보내면 이길 수가 있습니다. 지방선거에서도 절반정도는 그렇게 우리가 얻을 수 있다, 뭐 그런 생각을 하죠.”


그렇다면 민주당의 고민은? 그는 “야당으로선 만족할 수 있는데 한나라당을 이기긴 어렵고...”라 설명한다.


“민주당이 야당으로선 지금의 80여석보다 몇십석 더 얻을 수 있고,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을 수도 있는데 고민은, 한나라당을 이기진 못한다는 거죠. 쪼금 부족해서요.”


반면 민주노동당 등 소수 진보정당에 대해선 그간 펼쳐왔던 전략의 악영향을 말한다.


“그간 진보정당을 보면, 바둑으로 보면 구석에서 집 짓는 거죠. 한 중앙은 보수에 다 내주고. 민주노동당 등을 보면요, 그간 ‘노명박’이란 말도 나왔듯이 노무현과 이명박은 똑같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다 똑같다며 둘 다 ‘신자유주의’의 틀에 넣고 공격했습니다. 결국 이 때문에, 민주당을 한나라당과 똑같다고 공격했던 것에 화가 나 (70퍼센트 중 상당수의) 사람들은 민주당을 찍던지, 혹은 그랬던 진보 정당이 미워서 찍을 수가 없었던 거예요. 지난 대선 때 정동영 후보 표가 500여만표에 그쳤지만 그렇다고 해서 권영길 후보 표가 많이 나왔느냐, 그렇지 않았거든요. 15년간, 지지율이 5퍼센트에 계속 머무른다는 사실은, 그간의 전략이 잘못되지 않았나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거예요.”


그는 연대 없이 계속 갈 경우 표가 분산되는 승산없는 싸움만 되풀이된다며 “한나라, 또 자유선진당 같은 타 보수 정당, 그리고 민주, 국민참여, 민노, 진보신당... 이렇게 각자가 가진 몇 프로를 확인하고 똑같은 결과만 낳는 싸움을 왜 해야 하냐”고 말했다.



3. “저, 민주노동당이나 다른 진보정당 진심으로 위해서 이런 말 하는거예요”


그는 여기에 덧붙여 너스레를 떨기도.


“이거, 좀 조심스럽긴 한데요.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 분들은 이제 오후 넘어서 제 말에 대해 곧장 반박하실거 같은데 (웃음) 전 솔직히 말하건대 정말로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 등을 위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무조건 싫은 말 했다고 반박 하시면, 비록 제가 대단한 사람은 아닙니다만 가끔 보면 대단하지 않은 사람도 들어 볼 만한 이야기 하거든요.” (폭소)


 

4. 민주당과 나의 관계? 헤어졌지만 계속 만나고 싶은 부부와 같아


질의 응답시간이 되자 국민참여당에 대한 질문, 자신과 민주당의 관계 등에 대한 질문이 그를 향해 이어졌다. 이 중 유시민 전 장관은 민주당과 자신의 관계에 대해 특유의 입담으로 이같이 설명한다.


“민주당과 저의 관계는, 헤어진 부부와 같아요. 일단 결혼했다가 이혼을 했는데, 그래도 계속 만나 차도 마시고 싶고, 골프도 같이 치러 다니고 싶고...” (폭소)


5. 국민참여당은 너무 노무현 전 대통령에 기대지 말고 더 노력해야 한다


국민참여당에 대해선 무슨 말을 했을까.


“평당원으로서 말씀드리자면, 너무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에 기대 쉽게 가는거 같아서 좀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연대에 대한 논의에 대해선 보다 열린마음으로 받아들여야죠. 사실 신생정당이라 가진 것도 없어요, 지지율 조금 더 기대치보다 더 나온거 빼곤.”




6. 연대의 행동프로그램? 한나라당 대표 선수와 이에 반하는 모든 국민의 대표 선수의 대결 짜는 것


그렇다면, 이후 18대 대선에 있어 연대론의 청사진은? 그의 대답은 매우 간단하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선수가 나오면, 연대는 또 이를 원치 않는 많은 국민의 대표선수 한명을 내보낼테니 국민여러분이 결정하십시오...라는 거. 연대의 행동프로그램은 이겁니다. 좀 더 구체적인 것을 말하자면 누가 그 대표선수가 될 것인지 등 세부적인 것인데 이건 연대를 짠 우리들이 책임지고 맡겠다는 거고요...”

7. 어떤 연대여야 하냐고? 이길 수 있는, 아름다운 연대가 되어야


연대 가능성을 넘어 연대가 이뤄진다면 어떤 연대여야 하는가 하는 질의가 이뤄졌다. 유 전 장관은 이에 대해 “어떤 연대여야 하는가, 이길 수 있는 연대여야 한다, 또 아름다운 연대가 되어야 한다”고 정의한다.


“가장 큰 정당이 민주당인가요? 큰 정당은 연대에서 얻는 것이 분명 있을 것이고, 또 세가 약한 정당은 분명 따로 얻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서로가 얻어갈 수 있는, 아름다운 연대가 답입니다.”


8.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두 달전, “자넨 정치 말고 살아” 대화 기억나


그는 지난 3월, 노 전 대통령과의 대화를 잊지 못한다고 한다.


“돌아가시기 석 달전, 함께 (제가 쓰는) 책 이야기로 대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노 전대통령은 자넨 그냥 정치 말고 책 쓰고, 강의하고 그렇게 살면 안되겠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제가 그럼 정치는 어떤 사람이 합니까 하고 물으니, 정치는 다른거 말고 오직 정치만 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는게 어떻냐고 하십니다. 책 쓰고 하고 싶은 일 하는 건 기본이고, 정치는 기술이다고 하시네요.”


9. 시민운동 하는 분들, 정치인의 문제에 좀 더 생각해 주시면...


한편으론 노 전대통령의 기억에 부쳐 시민운동가들의 진정성에 대해 이런 요구를 한다.


“02 대선 예비 후보 경선 당시, 선거 자금의 투명성에 관해 서명을 하는 일이 있었는데 딱 한사람이 서명을 끝까지 안 했죠. 노무현 전 대통령이셨습니다. 그 때문에 비난도 많이 받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뭐였나. 서명하는 순간 거짓말을 하게 된다는 거죠. 제도상 자금 문제에 있어 자유롭게, 제대로 선거를 할 수가 없는게 사실이거든요.”


그는 “정치인의 소득세 신고에 관련해 비난이 쏟아지곤 하는데 정치는 소득이 생기는 일이 아니므로 소득이 제로다, 그런데 이를 가지고 정치인 자체를 나쁘게 몰아세우곤 하는데 이것이 마치 옳은 일인양 생각하는건 제고해 주십사 한다”고 말한다.


“시민운동하는거, 좋죠. 시민운동은 백 사람이 박수 쳐 줍니다. 정치인은 암만 잘해도 51명이 박수치고 49명이 반대합니다. 시민운동 하실 때, 말씀드린 이러이러한 문제는 생각해 주시면...”




10. 2003년 2월 25일, 난 이제 내가 아는 노무현을 떠나보낼 수도 있다 생각했었다


유시민 전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취임식 때 소회를 고백한다.


“전 2003년 2월 25일, 취임식 때 이제 노무현 대통령이 내가 아는 그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내가 아는 노무현을 떠나보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하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끝까지 믿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게 잘못인 걸까요...”


11. 여러분, 이명박 대통령을 너무 미워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유 전 장관은 노 전대통령에 이어, 이제 이명박 대통령을 언급한다. 조금은 뜻밖의 발언.


“여러분은 이명박 대통령을 너무 미워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자신을 지지한 사람들에게 너무도 충실하고 있질 않습니까.” (실소)


12. 난 지지자 저버린 노 전대통령이 충실한 이 대통령보다 좋다


이어서 유시민 전 장관은 지지자에 충실한 이 대통령과 그렇지 못했던 노 전대통령 중 누가 더 좋으냐 묻는다면 후자라고 밝혔다.


“지지자들에 있어 심지어 배신했다고까지 하는 노무현 전대통령이 저는 더 좋다...생각합니다. 굳이 한 쪽을 저버린다면, 지지자를 배신하는 게 국가를 위해 더 좋은 것이 아닐까...”



13. 과거, 보건복지부 장관이었을 때의 기억 하나

유 전 장관은 과거, 보건복지부 장관일 때의 씁쓸한 기억들을 꺼내보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의 이야기 중 일부를 잠시 영상으로 담았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