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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핸드폰 교체주기는 2년? 2년이면 망가지고 서비스도 중단되고...

핸드폰 교체주기는 2년? 걸려드는 기분이야... 
2년이면 망가지고 서비스도 중단된다??? 

1. 2년이면 망가지는 물장갑? 기술은 발전하는데 내구력은 왜 갈수록 다운됩니까...

서울블로거데이를 파한 뒤, 저명한 블로거들과 식사 자리에 동석할 기회가 주어졌었다. 그 때, 한 블로거가 핸드폰을 꺼내들더니 이렇게 말했다.

"제 휴대폰이요, 벌써 망가지려고 해요. 2년됐는데."

그는 이렇게 말을 잇는다.

"어째 휴대폰이 갈수록 약해지는거 같아요. 처음에 썼던게 4년 정도 갔거든요? 헌데 그 다음 게 2년만에 망가져서 이걸로 바꿨어요. 그랬더니 이게 또 2년이야."

그의 결론은 이거였다.

"아무래도 일부러 약하게 만드나봐요. 어여 바꾸라고."

나는 그말에 동감할 수 밖에 없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내가 사용하는 휴대폰은 일명 '티샤이닝'으로, 싸이언의 2년전 모델이다. 모델에 유감은 없다. 오히려 '명기'라고 소개하고 싶을 만치 앞을 내다본 만능기다. mp3나 카메라, 라디오 등 기본적 부가기능에 이동식디스크와 지상파tv, 지금도 단 한번 쓰지 못한 블루투스 기능까지 두루 갖췄다. 당시로선 충분히 오버스펙(특화보단 다재다능이 강점이니 풀스펙이라 부르는게 더 맞겠다)이었고, 2년이 지난 지금도 별로 꿀릴게 없는 제품. 최신제품과 비교하면 터치나 인터넷 브라우저 기능만 없을 뿐이지 다른 건 다 있다.

    


  
  이래뵈도 꽤 고풍스러운 디자인에다 기능의 집약체라고.  
 


문제는 딱 하나, 내구력이다. 꽤 섬세하게 다뤘는데도 요새 들어 가운데 버튼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다. 가장 많이 쓰는 통화와 종료 버튼은 아직 양호한데 이건 설계가 어찌된 건지.

구입한지는 2년하고 며칠이 지났다. 곧바로 떠올린 생각이 "이제 바꾸라는 거냐"다. 처음부터 "한 2년쯤 쓰면 알아서들 바꾸겠지"하며 적당히 물렁물렁(?)하게 만든건지, 아님 의도적으로 "이쯤하면 새 거 좀 사주시죠"하며 일부러 시한장치마냥 물렁물렁하게 만든건지. 여하튼 물렁물렁하다고.

폰의 신이여.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건만 내구력은 왜 갈수록 물장갑이 되는 겁니까?

 

2. "난 새삥이!" 얄미운 얼리어답터

얼마전 어느 파워블로거 한 분이 휴대폰을 분실했다. 그리고 고가의 최신폰을 구입. 첨엔 울상이더니 요샌 입이 귀에 걸렸다. 내 휴대폰을 보더니만 대뜸 그런다.

"어휴 그거 뭐야 창피하게. 그것도 폰이야? 집어넣어."

...... (- - +)

    


  
   거리에서 폰으로 트위터... 폰과 사랑에 빠지면 이렇게 된다  
 


뭐... 저 정도 모자이크처리면 누군지 모르겠지. (^^;) 아유 진짜 X몰X드인지 담비폰인지 잘 알겠으니까 집어넣어요. 거리에서 저러고 싶을까.

옆에서 계속 "이쁘지? 이쁘지?"하는데... 난 속으로 외쳤다. '이래뵈도 이 폰은 2년전 휴대폰계의 김태희였다고!' (정작 전속모델 태희양은 이 모델에선 TV광고 없이 판촉광고로만 얼굴을 비췄다)

뭐... 별수 있나. 시간 지나면 최신품도 골동품이 된다. 아스라다도 결국엔 할아버지 소리 듣는거 못 봤남? 댁의 것은 몇년이고 첨단을 달릴 줄 아쇼?

...쓰다보니 쌓인게 많았구나. 지금도 내 티샤이닝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여보, 나를 위해 그냥 명예훼손으로 확 걸어버려요"라고.

여튼, 잘 쓰다가도 옆에서 누가 최신형 폰을 들이대며 으스대면 순간 마음이 동한다. 마침 바깥에 보면 "주인이 미쳤어요"(일반적이지) 라던지 "죄송합니다 싸게 팔다 신고당한 집"(신촌에 있다) 혹은 "주인이 정신병원에서 돌아오기전까진 공짜"(부산에서 63번 버스 타면 서면-어린이대공원 라인 중간쯤에서 볼 수 있다) 처럼 휴대폰 교체의 적기임을 줄곧 외쳐대는 이동통신사 지점이 많다. 그리고 옆에선 꼭 한 명 쯤 바람잡이가... 아아, 교체의 유혹에 한 몫하는 장난같은 인간사.

오오, 통제라. 2년 사귄 폰을 바라보며 세상에 중심에서 "조강지처를 어찌 버리리오"를 외치는 일편단심민들레는 세상에 그저 나 뿐인거샤?

 

3. 2년이면 알뜰요금 해제?

이래저래 위태한 우리 사이, 또한번의 위기가 오늘 찾아왔다.

     


갑작스레 찾아온 불의의(!) 문자메시지
  

이게 갑자기 어디서 피닉스 깃털 떨어져 불나는 소리야.

곧장 전화해서 상담원에게 말했다. "추가 서비스 등록, 그런거 없고요" 라고.

그러자 곧장 답변이 날아온다.

"알뜰 요금제가 2년 만기로 표준 요금제 전환되셨습니당"

어라라. 설명 들어간다. 2년전 휴대폰을 사면서 통신사도 함께 옮겼더랬다. 그 때 어떤 요금제를 쓸까 고민하다가 알뜰요금할인제라는게 눈에 들어왔다. 일정 구간 사이는 통화료가 면제되는 특이한 서비스. 마침 새로 잡은 일거리도 통화요금을 꽤나 먹을 거 같고 해서 이걸로 했었다. 그런데 이게 영구적인게 아니고, 가입한지 2년동안만 유효하단다. 이젠 아무나 다 쓰는 표준요금제로 전환된다는 것이었다.

이게 얼마나 요금량에 변화를 가져올지, 실이될지 도리어 득이될지는 모르겠다만 확실한 것은 역시나 여기서 제기한 '2년주기'의 의혹과 딱 맞아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서비스 가입이 휴대폰 신규구입 내지 기기교체와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는 걸 생각해본다면 정말이지 서비스업체나 기기생산업체나 '2년'의 교체주기를 합작해 낸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어차피 2년정도 쓰면 고객들 대개가 다 기기도 바꾸고 서비스도 옮기고 그러잖아" 하면서 말이다.

그 같은 시류에 내가 편승하지 않고 불편한대로 그냥 쓰면 그게 특이한 걸까나. "마수에 걸려들었어"하면서.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