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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8.27 서울블로거데이, 교통시정에 할말 많았던 블로거들

"저도 질문이요!" 교통시정에 할말 많았던 블로거들
8.27 서울블로거데이 이모저모


8월 27일 오후 서울블로거데이가 한창인 서울 종로소방서. '대중교통'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엔 이글루스 주민 자그니, 정운현 테터앤미디어 대표 등 20여명의 블로거들이 참석했다. 이 날의 주요 프로그램인 간담회는 2시간이 넘는 장기 레이스에도 시간이 부족해 모든 질문이 소화되지 못했다. (나도 결국은 아무 질문 던지지 못했다)

부족한 시간탓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이 날, 바꿔말하면 예상 이상으로 서울 교통시정에 블로거들의 관심이 많았다는 반증의 시간을 복기해 본다. 
   

1. 주인공은 정운현 테터앤미디어 대표였다


제목 그대로다. 이 날 사회자와 블로거를 대표하는 중복 캐스팅에 오른 정 대표다. 이전에도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블로거들의 간담회 등을 주도하며 블로거와 정부관계자들과의 소통창구를 잇따라 열었던 그는 이날 초청인사 자격으로 자리에 나섰다. 그는 이날 질문과 타 블로거의 질문을 서포트하는 등 양 측 사이에서 조율자가 됐다. 

이 날 첫번째 질의는 그의 몫으로, 자전거 정책에 대한 질문이었다. 향후 서울시내의 자전거 정책 확충안에 대해 상세한 답변을 들은 뒤 정 대표는 정치적 관점에서 질문을 다시 한번 던진다.

"자전거는 사실 오래묵은, 식상한 주제입니다. 왜 갑자기 여기에 현정부가 강조점을 두는지..."

시정 관계자들은 "오래된 주제지만 그 중요함을 자각하고 있기에 현안으로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또 한번 칼을 댄다.

"정말로 이것의 중요함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블로거들에 있어선 왜 이것이 하필 지금, 이 정권에 들어서서 부각되는 것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현재 인터넷 여론에 만연한 대정부 불신감을 대변한 대목이다.

다른 질문자의 것과 답변 사이에서도 그는 이를 이어받으며 보다 강하게 묻는다.

"이건 신고 받은 경찰이 자기 관할구역이 아니라서 접수 안 해주겠다는 이야기와 같은 건데요..."

"간담회만 할 게 아니라 당사자들을 데려와 직접 시연해 보도록 하는게 안 빠르겠습니까?"

"아무리 시민 편의를 위한다고 한들, 정작 본인들이 불편하게 느끼면 그건 문제가 있지 않겠습니까?"

정책 시정에 관한 공무원들의 대처에 관해서도 한차례 찔러넣는 그다.

"위에서 한마디 하면, 또 자기 가족 일이라고 생각하면 금새 시정합니다"



2. 자전거 정책의 확대

앞서 밝혔던 첫번째 질의, 자전거 활성화사업은 상당 시간을 할애한 부분이었다. 향후 서울의 자전거 사업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이에 대한 관계자의 말을 들어본다. (장비 문제로 소리가 작으니 스피커 볼륨 증폭 요망) 




답변에 나선 관계자는 서울의 자전거 정책에 관해 설비 증설과 지원, 향후 수년간의 자전거도로 확충 계획 등을 알렸다. 한편 이에 관해 블로거석에서는 "현재로선 자전거를 이용하기에 끊기는 길이 많고 여러모로 불편함이 많다"며 현 시점에선 활성 실현이 어려움을 토로했다.

3. 교통 약자의 설움

이 날 현장질문에 나선 한 블로거는 자신의 경험담을 꺼내 주목받았다. 거동이 불편한 남편에 대한 교통문제였다.

사연은 간략히 이렇다. 휠체어가 없이는 거동하기 어려운 장애를 겪고 있는 남편이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게 됐다. 그런데 여기서 탑승이 거부됐다고. 휠체어가 없어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된 장애 해당 여부가 증명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병원에서 지급되는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지만 출타시 사용할 자가 휠체어가 없었다는 것. 이 상황에서 택시 측은 규정을 들어 탑승불가를 밝혔다고. 이에 눈물로 통사정했다는 블로거의 사연이 나오자 다른 블로거들도 경험담을 꺼내며 동조하기 시작했다.
정운현 테터앤미디어 대표는 "이건 마치 자기 관할구역이 아니라고 해서 일을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상황이 아니냐"며 거들었고, 이에 교통정책담당관은 현 규정에서도 이 같은 상황에선 이를 증명할 제시물을 건넬시 무조건 편의를 봐 줘야 하는데 뭔가 잘못된 상황이란 입장을 보였다.

이 밖에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있어 장애인의 편의도모 등이 질의에 올랐다. 정운현 대표는 "이렇게 간담회만 할 것이 아니라 시각 장애인 등 이를 이용할 당사자를 다섯명 정도 현장에 데려와 직접 체험해보고 평가를 듣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현장 관계자는 "의사 반영에 있어 기존의 구조물을 확 바꾸는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점차적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밖에도 광화문 광장의 도로 확충 문제나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에 관한 시민 여론과 시정의 갭, 버스중앙차선 시행의 허와 실 등이 질의에 올랐다. 결국 2시간이 넘도록 진행된 토론이지만 희망하는 모든 이들이 발언권을 얻기엔 부족했다. '블로거들의 시정참여'란 취지에 부족함 없는 열성이 모인 가운데, 그것의 반영엔 아쉬움이 남은 자리였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