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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e스포츠는 정치인과 한판 승부 중

(스타도 한번 못해본) 나의 부산 e스포츠 페스티벌 답사기 (6)
독일의 e스포츠는 정치인과 한판 승부 중 -
타마스 독일 e스포츠 협회 이사 iesym2009 발표 중



한국에서 e스포츠는 활황일까. 적어도 외국인의 관점에선 외형적 틀에 있어 ‘yes’란 답변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스타 리그에 스페셜포스까지 이어지는 프로리그의 활성화, 이로 인해 숱한 영웅이 탄생하고 이 소식은 케이블 채널과 신문 스포츠섹션의 한 부분을 당당히 차지하며 널리 알려진다.

그렇다면, 유럽에서도 큰 손으로 꼽히는 독일에선 어떠할까. 국내 심포지엄에 참석한 한 현지 관계자가 “독일에선 e스포츠의 활성이 정치인의 장벽 앞에 가로막혀 지체되고 있다”고 주장해 현장의 관심을 모았다.

이날 연사로 나선 독일 e스포츠 협회의 타마스 이사는 “독일에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게임을 공격하는 정치인들이 있다”며 ‘정치적 수용성’을 얻어내는 것이 현재의 최대 현안임을 밝혔다. 먼저 그는 “독일에서 협회를 만드는 것은 너무도 쉽다”고 운을 떼 ‘협회를 통한 e스포츠 활성의 출발점’에 서는 것은 무난함을 피력했다. “설립을 위해 필요한 건 7명의 사람과 회칙 만들기, 설립 문건에 서명하는 것 정도일 뿐, 사무실조차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 e스포츠와 관련해 협회를 구성하는 데 있어 법적인 절차는 어려움이 되지 않음을 시사한 부분이다.

다만 설립이 쉬운 반면 책임은 무겁다. 이사회 멤버는 개인자산으로 손실을 책임져야 하며 어떠한 거래도 세금을 지불해야 하고 협회 자체는 실제 사람처럼 법적 활동을 할 수 없는데다 전문적으로 일하려면 결국 사무실을 내야 한다고.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는 “협회가 설립 후엔 두가지 의제에 집중해야 하는데 하나가 공적협회로서의 지위 획득, 그리고 또 하나가 정치적 수용성”이라 말했다. 전자는 협회의 편의적 운영을 도모하는 것으로 다른 세금법의 적용 등을 꾀하는 수순. 그런데 후자의 경우는 제도적 문제의 차원을 넘어선 난관이다. 협회가 적절 수준의 활동을 하려면 정치적으로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독일의 현지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 정치인들 중 e스포츠를 적대시하는 이들이 이의 활성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는 설명이다.

타마스 이사는 몇 가지 사례를 들며 어려웠던 점들을 소개했다.


‘살인게임’ 논란에 e스포츠 불똥, e스포츠 이벤트 취소 이어져


지난 4월, 바바리아 주정부 장관은 “살인게임은 마약이나 아동 포르노와 같은 수준의 해를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살인게임’에 대한 토론은 결국 e스포츠와 랜파티에 대한 논쟁으로까지 이어졌고, 그 불똥은 결국 최근 3개월 동안 2개의 e스포츠 이벤트 및 1개의 랜파티 등 3개의 이벤트를 취소시켜버렸다고. 심지어 교육부와 함께 계획했던 e스포츠 행사 하나도 시 차원에서 취소됐다는 게 타마스 이사가 밝힌 독일의 최근 상황이다.

그는 주마다 지원에 나서는 호의적 지역과 정반대 지역이 공존함을 알리며 ‘정치인들의 언어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적합한 사람을 찾아 적합한 장소에서 적합한 메시지를 찾는 것이 정치적 수용성 획득의 열쇠’임을 주장했다. 아울러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며 “e스포츠는 우리 문화의 한 부분이고 이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정착시키는게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독일은 국민들의 긍정적인 견해와 발전의 기틀을 이미 갖췄다


질의응답 시간, 나는 그에게 질문을 두 개 던졌다. 독일 정치인들이 적대적으로 언급하고 여러 행사가 취소된다는 것은 바꿔 말해 그만큼 독일의 e스포츠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냐는 것, 그리고 정치인이 아닌 독일의 국민적 여론은 e스포츠에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는 거였다.

타마스 이사는 두 가지 사안 모두 상황이 밝다고 답했다. 이미 e스포츠 이벤트와 토너먼트가 한 해에도 여러 차례 펼쳐지고 있으며 e스포츠 선수들도 활기를 띠는 등 자신의 소견으론 어느 정도 그 기반과 모양새를 갖췄다는 대답이다. 또한 “세계대회(어떤 종목인지 자세한 내역은 듣지 못했다)에서 독일 선수들의 순위 역시 상위 랭크를 찍었다”고 덧붙였다.

국민적 여론에 대해서도 “자신은 긍정적 견해로 가진 것으로 해석한다”고 밝히며 “이미 독일은 기틀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그는 말미에 “다른 건 다 갖추어졌으며 이제 정치적 수용성만 얻으면 된다”고 이것이 최대의 현안이자 곧 전부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e스포츠의 신강국을 꿈꾸는 독일의 차후 행보가 어떻게 될지 기대되는 시점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