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지 않아', 노무현 전대통령의 노제에 낮은 읊조림...
2009.5.29, 역사 한 페이지에 습작 한줄
...어딜 가는 거죠?
왜 당신이 가는 거죠?
바보라고도 쉽게 부를 수 있고, 사랑한다고도 거리낌없이 부를 수 있는...
대통령을, 이토록 가깝게 느낄 수 있음은 정녕 잠깐의 사치스런 이단이었나요. 이젠, 다신 찾아올 리 없는...
알고 있었습니까.
당신을 찾는 이들이 이토록 많음을.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그대여. 그래, 이젠 외롭지 않네요.
당신은 왕자였습니다. 살아생전 권위를 따분히 여겨 권좌의 성을 뛰쳐나온 순진한 왕자.
그런데 아하하, 우린 당신이 권력자라는 그 사실 조차 망각했지요. 서로 치고박고 놀다 그렇게 항시 날은 저물지 않았습니까.
죽어서, 이제사 진정한 제왕이 되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제패한 패왕.
그 어떤 철권의 통치자도 항시 굶주려 있는 그 말, '사랑합니다 나의 당신'을 오늘, 당신은 어쩜 이리도 거리서 흔하게 주워담는답니까. 혹시 거기서 웃고 있어요?
후회하게 만들지 말아요.
더이상, 허공에다 실체없는 당신을 날려보내며 눈물 달래도록 만들지 마요.
몹쓸 짓이니까. 눈물 많은 이 나라 사람들 맘에 더 이상 파문 일으키는 거.
안녕, 권력을 버리고, 대신 국민의 품으로 뛰어들었던 바보같은 그대여.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