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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스님들 "대통령,국민에 따뜻한 손길과 눈물을" 시국법회 '불호령'

"대통령은 따뜻한 손길과 눈물로 국민 어루만져달라" 
'사람 생명 평화를 위한 시국법회' 스님들의 정부향한 불호령 

  



시국법회는 오체투지순례단의 당도와 함께 진행됐다. 우중에서도 만원을 이룬 조계사를 바라보며 스님들은 "이 비 조차 일깨움을 위해 하늘께서 내려주시는 것"이라고 기꺼이 응대했다.

21일 저녁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사람 생명 평화를 위한 시국법회'는 지관스님, 현각스님 등 이름높은 고승들의 주도로 진행됐다. 스님들은 오체투지 순례단의 고행에 "몸소 말씀하셨다"고 격려하는 한편 이명박 정부에 대해선 민의에 역행하는 시국으로 향하고 있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스님들의 세상을 향한 고언을 정리해 봤다.

 

현각스님 "대통령께 어려운 요구는 않는다. 그저 따뜻한 손길과 눈물로 국민 어루만져 달라"

시국선언문 중. 낭독자로 나선 현각스님은 "이명박 대통령께 간절히 호소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님은 "국민을 염두하지 않는 전제정치"를 언급하며 "법의 이름으로 힘의 정치를 펴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무리 법을 내세워도 여당이 다수로 밀어붙인 법은 공권폭력의 일시적 면죄부일 뿐"이라며 "메마른 법치를 강조할수록 대통령의 권위는 더 초라해진다"고 "우린 그런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다"라 덧붙였다.   




이 밖에 "자연을 인간의 욕망을 위한 도구로 몰락시키는 길을 자초하고 있다"며 자연보호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우린 진정 행복해지기 위해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고 있으며 우린 그 길을 잘알고 있으면서도 가지 않을 뿐"이라고 외쳤다.

 

지관스님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와 느린 걸음으로 오셨다"

환영사에 나선 지관스님은 이들의 108일간 고행에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가장 느린 걸음으로 오셨다"는 의미 부여와 함께 "말없이 행동으로 전한 말씀"이라 찬사했다. 아울러 순례단을 이끌었던 수경 스님과 문규현, 전종훈 신부님이 수차례 박수 환영을 받도록 유도했다.



 

법륜스님 "산 뚫고 강 파서 만드는 운하, 그만한 가치 있느냐"

시국발언에 나선 법륜스님은 이날 정부에 가장 호된 꾸짖음을 선물한 스님이었다. 특히 '운하'를 직접 겨냥하며 경종을 울렸다.

스님은 "작은 이익 위해 후손들에 물려주고 또 대대손손 살 자연을 파괴하려 한다"며 "산을 뚫고 강을 파서 운하를 만들려 하는데 파괴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 대운하 사업을 비롯 현 정부가 당장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는 질책이었다.

시국의 속세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금하지 않는다. 스님은 "다수의 사람 위에다 극소수의 사람만이 혜택을 받는 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아울러 오체투지 순례에 "이 분들은 비오는 날 진흙 위에다 몸을 던졌다"며 "이 나라의 지도자들을 일깨우고자 함이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스님은 그러나 "108일간의 긴 시간동안 이들이 기어왔음에도 불구, 감았던 눈을 뜨고 막혔던 귀가 뚫었다는 지도자가 하나 없다"며 지금의 정부가 민의에 역행하고 있음을 꾸짖었다.
 

청화스님 "정치인들은 대체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는 것인가"

    

    청화스님은 "정치불신의 시대"를 말하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시국법어는 청화스님의 몫이었다. 스님은 정치인들을 겨냥, "이 땅의 정치인들, 얼마나 많이 거짓말을 하는가"라며 "이들 때문에 '정치불신의 시대'를 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실 하고자 하는 말은 이미 앞서 스님들이 다 해주셨다"고 밝힌 스님은 오체투지 순례단을 향해 다시 한번 "이 분들은 몸을 던져 세상에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그간의 고행을 격려했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