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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어버이날 네티즌 부모님전상서 가득, '공휴일 당위성' 주장도

[게시판유랑] 어버이날 네티즌의 부모님전상서
아고라-블로거뉴스 가득메운 카네이션 "공휴일지정 당위성 있다" 주장도



'어버이날, 공휴일로 지정하라' 빨간날 이상의 당위성 제기

"오늘 직장인들은 모두 출근했습니다. 직장 때문에 부모님께 갈 수가 없습니다."

8일 블로거뉴스 베스트에 "어버이날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해야 하는 이유"(http://www.fiancee.pe.kr/500)가 올랐다. 피앙새 님은 이 글을 통해 기념적 차원의 단순한 공휴일이 아니라 그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휴일 당위성이 충분함을 주장했다. 안부전화나 용돈이 최선의 효도인 현재로서 공휴일의 이유는 당연하다는 것. 그녀는 "핵가족화로 따로 지내는 부모들이 많은 세태를 감안해 부모님과 함께할 시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회수 3000여건에 추천표는 250개를 넘겼다.

한편 청원란에도 같은 목적의 서명이 발의됐다.(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27268) 장희용 님은 공휴일 지정을 정부에 건의하며 "이날 하루라도 따뜻한 밥상을 차려드리고 손자손녀의 손으로 꽃을 달아드리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일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공휴일 추가는 곤란하다는 정부 입장을 거론하며 "하루를 더 늘린다고 생산성이 크게 오르고 내릴 거라곤 납득하지 않는다"는 반론을 펼쳤다.

 

8일, 인터넷광장은 부모님 전상서로 장식됐다

어버이날을 맞아 인터넷 공간에선 부모님 전상서가 이어지고 있다. 직접 전하지 못한 말, 부모와 자식이란 절대불변의 끈을 두고 스파이더를 타는 공감대. 

기자는 기분이 좋다. 그간 인터넷취재와 게시판유랑에 나설 때면 항시 제목엔 '네티즌 분노 폭발', '냉담', '비난 일색'이 걸렸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국어교수 채용에서 영어실력이 안되면 불합격시키는 대학에 넷심이 폭발해버렸을때 사용했던 '네티즌 울었다'란 제목이다.

해서 오늘은 인터넷 광장에서 긍정적 흐름이 조망됨에 신선하다. 쉴새없이 터지는 시사적 이슈들 거의가 네거티브한 감정으로 온라인을 메워왔었기에 8일 각지에서 부모와 자식간의 끈끈한 정이 타이틀에 걸리고 논쟁대신 공감을 전제로 '소통원활' 표시등이 켜진 것은 간만에 내린 단비다.

   
 
  8일 아고라 토론 메인 하단 섹션.  
 

 

아고라, 블로거뉴스 '엄마', '아버지' 메인 키워드

아고라 토론 메인 페이지 하단엔 '82세 엄마', '엄마가 보낸 택배' 등의 사진이 걸렸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도 '어머니'보단 역시 '엄마'가 부르기 편한 모양. 다만 '아빠'는 좀 그런지(?) '아버지의 명언'. '대한민국의 아버지'가 나란히 걸렸다.

지난해 9월 올랐던 베리 님의 '82세 엄마의 선물'(http://bbs2.agora.media.daum.net/gaia/do/kin/read?bbsId=K150&articleId=419829)은 어버이날을 맞아 다시 메인에 올라 이목을 끌었다. 소영 님은 "천년만년 계실줄 알았다가 얼마전 돌아가신 울 엄마가 생각난다"고 밝혔다.

   
 
   
 

블로거뉴스 역시 예상대로 어버이날을 메인에 걸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세미예 님의 미담. 칠순 넘은 어머니가 어렵사리 넣었을 오타섞인 문자메시지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http://333hun.kookje.co.kr/434) 오타가 많을수록 그 노안과 더딘 손끝의 고생, 어버이날 부담을 덜고자 배려하는 마음이 항시 한결같은 부모님 마음을 더 짙게 느끼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쉽고도 어려운 그 메시지, 읽은 이가 '감사합니다'

이번주 황금펜을 받은 탐진강 님은 7일 등록한 어머님 전상서로 이미 3만여명에 읽혔다. (http://jsapark.tistory.com/221) 그가 절대적공감대를 형성한 이유는 간단하다. 특유의 감성적 필체가 어필한 것도 사실이지만 실상은 간략히 '감사합니다'란 직접적인 메시지 하나로 요약된다.

나이가 들 수록 도리어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란 말을 표현하기 어려워지는 게 어른의 사정. 그렇기에 그가 전달한 '어머님 감사합니다'란 메시지는 특별하다. 언제나, 항시 생각하고 있지만 실은 어떤 말보다도 쉬 꺼내지 못하는 그 말로 대미를 장식했다. 한 네티즌의 이 댓글은 이를 증명해보이는게 아닐까.

"감사합니다 그저 이 글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공감 댓글 중 하나에서 작성자는 "늘 어버이날처럼 하루하루를 살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무언가를 특별히 보답하는 것에 앞서, 그저 감사함을 잊지 않는 것만으로도 달라질 수 있음을 말했다.

 

전화 한 통화 해드렸는가

"내일 어버이날인데 뭐 해드릴거예요?"

어제 아는 지인 한 분이 기자에게 물어 왔을때, 딱히 할말이 없었다.

"며칠전 집에 내려가 얼굴 비추며 선물 해 드렸는데요."

"그래도."

얼마전 기혼녀가 된 이 분은 나 말고 다른 남자에게도 "전화 한 통화 해드렸느냐" 물었지만 그 사람 역시 "우린 그런 거 안해요"라 웃고 넘겼다. 그러자 곧바로 이런 답변이 날아든다.

"불효자들. 결혼 한 번 해봐요. 그럼 어버이날이 어떤날인지 알 거예요."

지금 이 글을 다듬는 동안 마침 집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대뜸 어머니 왈 "너 전화 안 해서 뚜껑열렸다"였다. "하려고 했는데..."라 해명했지만. 확실히, 부모님 마음은 그런가 보다.

떨어져 살며 미처 꽃이라던가, 선물을 못 보낸 여러분들이라면 전화라도 한 통 주시길.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