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몰표로 역풍만 확인
청와대가 다음아고라에 4대강 사업 추진 당위성을 제기하는 글을 띄웠으나 여론의 화살에 체면만 구겼다.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은 4일 아고라 자유토론방에 '강은 흘러야 합니다'(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517177)로 소통을 시도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이 글은 도산 안창호 의사의 어록과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등을 담으며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가 농가수익개선과 수질개선 등을 가져올 것을 주장했다. 말미엔 "강으로 연결되면 한국의 갈라진 정서를 하나로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이 대통령의 말로 설득을 꾀했다. 이 글은 네티즌과의 대화란에 노출돼 관심에 올랐다.
결과는 그러나 대실패로 흘렀다.
5일 오후 4시47분 찬반집계표 | ||
5일 오후 4시 50분 상황. 반대표가 찬성표에 압도적이다. 하루가 지난 5일 현재 2만9000여 조회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달린 댓글은 2200여개.
가장 윗단에 오른 최신댓글만 봐도 찬반의 압도적 스코어를 실감할 수 있다. 온통 비난 일색인 것. jj2436 님은 "민중이 바보로 보이냐, 글 몇개로 민심이 변할 것 같아 보여?"라며 청와대의 여론떠보기임을 주장했다. 조정환 님은 "자연은 있는 그대로 치유가 된다"고 주장했고 잡초 님은 심지어 "강에 콘크리트 바르는건 일본이 울 나라 곳곳에 쇠말뚝 박은 것과 같은 것"이라 강하게 비난했다. 이 밖에 도산 안창호 의사의 말을 인용한 것에 반발하는 모습도 여럿. 폴라로이드 님은 반대몰표가 나오는 상황에 "정부 말은 이제 신뢰할 수 없다"며 불신감을 드러냈다.
이 모습은 그간 줄곧 대운하사업과의 연계성 의혹으로 지탄받던 4대강 사업추진에 대한 반대여론이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이를 반대하는 꼬리글 중엔 '대운하 사업과 뭐가 다른가'(코멘트 님) 등 대운하를 언급하는 모습이 상당수 눈에 띈다. 4대강 정비 목적에 대운하 추진이 다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즉생 님은 "강은 흘러야하지만 통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글(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517599)을 통해 "강을 잘 흐르게 하는 것을 넘어선 강과 강을 '통'하게 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의구심이 너무도 짙다"며 "강을 통하게 하겠다는 대운하 계획의 완전백지화를 공식발표하라"고 주문했다.
결국 청와대 측이 다음 아고라에 띄웠던 4대강 사업 추진 주장은 반대여론의 현주소만 확인하는 꼴이 됐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