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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의 피로회복제는..기자?

네티즌들의 피로회복제는? '기자'


 
2008년 4월 17일, 자살자들에 대한 연구결과 보도가 나왔다. 자살자 3명 중 1명은 정신과 문제로 의료기관을 방문한다는 내용.

다음에 걸리자 의견란에 달린 리플 중 "기자야"라고 '친근히' 부르는 글귀가 눈에 띈다. (기사링크)

"기자야, 생각나는대로 (기사)내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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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화면 캡처


 같은날, 에픽하이 5집의 전곡이 유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안타까워하는 리플들 중 "뉴스 기사 때문에 소식을 알았다"는 말이 보인다.

"모르고 있는데 검색해서 찾아보게 되잖아."

17일 직장인 건강보험료가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어김없이' 기사 작성의 의도를 묻는 공세가 시작됐다. "민영화를 앞당기기 위한 여론 몰이" 의혹이 제기된 것.

스포츠 기사 중에서도 최근 박지성 선수의 활약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해외축구 섹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주로 담당, 팬들에게 이름이 친숙한 해외축구 전문기자의 기사가 떴다. 새로 걸리기만 하면 세자리수 댓글은 항상 거뜬한 지명도 높은 전문가. 하지만 의견들을 자세히 보면 절반 가량은 내용 이야기가 아닌 기자에 대한 비방이다. "그는 최고의 소설가", "언제나 소설 잘 보고 갑니다" 등 짖궂기 그지없는 찬사(?)가 쏟아지는가 하면 기사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릴 때에도 "웬 일이냐", "왜 소설 안 쓰세요" 같은 반응이 뜬다. 오타가 생기면 어김없이 지적이 들어오는건 기본. 어느새인가 이름 하나로 엄청난 안티팬들을 몰고 다니는 스타가 되어 버렸다.

14일, 낙선한 이방호 한나라당 의원이 MBC취재진에 욕설을 퍼부은 것에 대한 여론 반응을 한 메이저 신문이 전했다. 이 의원에 대한 성토와 함께 취재 시점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함께 제목에 밝혀 균형을 꾀했다. 그러나 한 네티즌은 이것에 대해 "XX일보 아니랄까봐 이런 기사에 양비론적 태도를 취했냐"며 비난을 터뜨렸다. 마찬가지로 여기저기서 "역시 XX" 등의 반응이 나오며 댓글란의 표적은 순식간에 보도한 신문사와 기자로 향했다.

언론 기사가 인터넷으로 쏟아져내리면서 작성기자는 실시간으로 자기 '작품'에 대한 호응도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됐다. 오프라인 종이 매체 시절에는 불가능했을 일. 그러나 조회수와 댓글 수가 많아도 마냥 즐거울 수 만은 없는게 사실. 반응을 살펴보다 보면 뒷목 잡고 쓰러질 법한 일이 빈번한 것. 어느새인가 기자는 네티즌들의 '밥'이 되어 버렸다.

기자의 기사를 공격하는 네티즌들은 오타에서부터 오보, 해석에 따른 반발과 뉘앙스까지 다방면을 지적하고 나선다. 오타의 경우 "빨간 펜으로 일일이 교정해줘야 하냐"는 질타가 쏟아지는건 예사. 앞서서 보도를 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곧바로 '성지순례'가 벌어지기 일쑤.

때에 따라선 "쓴 저의가 뭐냐", "기자 뭘 받았냐" 등의 의혹이 물결친다. 사실보도임에도 네티즌들의 동향과 반하는 내용이 들어가면 여지없이 표적이 되는 것. 정부 정책에 대한 현직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면 별다른 논조가 없음에도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네티즌 논객들에 "XX나 핥아줘라"는 조소가 쏟아진다. 반대로 대통령의 언행에 대해 비판적 태도로 접근한 기사에 대해 보수 논객들은 "빨갱이 신문", "좌파 기자"의 미운 털을 박는다. 이는 선거때를 비롯 정치 일반사에서 '좌', '우'의 잣대가 정책보다 먼저 우선시되는 현 세태와 이에 따라 보수, 진보 매체로 포지셔닝된 언론의 편향적 보도행태, 혹은 이들을 바라보는 관념적 편가르기에 기인한다.

기자와 언론보도에 칼을 들이대는 이들은 현시대의 굵직한 사건 때마다 언론을 견제하는 여론의 선봉으로서 역할을 수행해왔다. 2004년 노 대통령 탄핵 사태에서는 메이저 보수 언론과 대치되는 모습으로 70대30의 국민여론 조성에 힘을 보태는 등 굵직한 사건 때마다 언론 견제 역할을 해온 것. 간과못할 대언론 비평세력으로 자리잡으면서 제 4의 권력이라는 언론에 브레이크를 건다는 점에 있어선 긍정적 평가를 얻어 왔다.

그러나 한편에서 또다른 네티즌들은 상황에 따라 지나치다는 지적을 꺼낸다. 앞서 언급했듯 자살 등의 민감한 사항을 기사화 했을 때엔 어떤 쪽으로도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 심지어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을 듯한 내용을 두고 "그래서 어쩌라고", "기자 한가하냐", "더 중요한 기사도 있을텐데 이러고 월급받냐" 등 비난 아닌 비난까지 벌어지는 것. 이런 경우엔 "무조건 기자를 씹는 재미로 삼는다"란 자성의 목소리가 터지며 의견란에서 잡음이 일기도. 흔히 스포츠 기사나 사회 미담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들어 버마사태 현장 국내취재진 철수, 기자실 폐쇄 당시 대규모 보도의 역풍 등 기자 직함에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된 것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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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피로회복제는?" 시리즈 광고로 인기를 누리는 박카스 광고
네티즌의 피로회복제는 "기자"다
http://www.bacchusd.com/bacchus/story/adgallery05.jsp?gv=m2


어느새인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락해 버린 것에 현직 기자들 역시 마음고생을 토로한다. 다음 '언론인을 꿈꾸는 카페-아랑'(http://cafe.daum.net/forjournalists)에서는 "편집부에서 단 낚시성 제목에 뜻밖의 악플공격을 받고 있다", "악플에 어떻게들 대처하시는지 궁금하다" 등 고민들이 이어지기도. "이젠 아예 즐기고 있다", "어쩌다 옹호 댓글 나오면 눈물이 나오더라" 등 동병상련 글에서 "전문 기사엔 악플도 없어요"라며 무플보단 낫다는 묘한 위로도 보인다. 한 회원은 "어느 네티즌에 기사가 왜곡될 경우 다른 이들이 정작 본문은 읽지않고 그대로 매도하는 분위기가 벌어진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