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다음 지도전쟁 전초전?'外-구글 지도 파트너데이 이모저모
대한측량협회 허민 박사 "지도는 아직도 일반인에겐 어렵다"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
이 날 하모니블룸에선 '구글 지도 파트너데이'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이원진 대표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구글 지도의 현재와 미래를 잠재 파트너들에 알리는 자리였다. API 시연과 협력업체 사례 등이 펼쳐지면서 구글 지도의 잠재력이 논의됐다.
그런데 이 날 행사엔 철저하게 외부인의 시각으로 업계 전반을 논하는 연사가 있어 주목받았다. 대한측량협회 허민 박사가 그 주인공. 그는 구글만이 아닌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과 콩나물 등 인터넷 지도 서비스를 나란히 소개하는 한편, "현재 인터넷지도 사업에 모두가 엄청나게 투자들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에선 범죄자지도까지 나오는 반면 국내 매쉬업은 이에 비해 상당히 부족하고 취약하다"며 모두가 분발해야 함을 시사했다. 아울러 미래의 지도에 대해선 증강현실과의 결합, 검색과 공간분석의 결합, 정보와 위치의 결합 등을 제시하며 그 청사진을 내보여 관심을 끌었다.
"증강현실과의 결합... 모바일 지도의 경우, 핸드폰 카메라에 특정 건물을 갖다대면 정보가 검출돼 나온다던가 하는 미래를 말합니다."
"검색과 공간분석의 결합... 현재는 5% 내외 수준이죠.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 철탑교의 전망이 잘 보이는 레스토랑을 찾는다고 할때... 아직은 안 된다는 거죠."
"정보와 위치의 결합... 이 세상 정보의 80%가 위치와 연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예를 들어 좌표, 주소, 전화번호, 아이피 어드레스 등이 그렇습니다."
허 박사는 "아직도 지도는 일반인들에게 어려운 영역"이라며 지도 서비스가 전문성은 물론 일반인의 접근성 등 인터페이스적 진화에도 중점을 둬야 할 것 등을 시사했다.
'아픈 소리'에 구글 "저래서 일부러 저 분을 초청한 것"
그는 중립적이다 못해(?) 구글 측에 있어선 뜨악할 자료까지 내보였다. 공공연한 비밀(?)이라지만, 국내포털 지도서비스 각사별 점유율 서클그래프를 내보인 것.
"현재는 네이버 지도가 55%를 차지하고요... 구글은 1.1%..."
행사 후 구글 관계자는 이에 "오히려 이런 이야기를 꺼내주시기에 이 분을 초청한것"이라며 도리어 참여자들의 신뢰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 답했다. 정직함이 믿음의 미덕이란 해석이었다.
"사실 구글 지도가 세계적으로는 선두업체지만, 국내에선 분명 후발주자의 이미지잖아요? 엄연한 사실이니까..."
▲ 대한측량협회 허민 박사는 2부 첫 연사로 올랐다
다음, 구글의 지도전쟁, 벌써부터 전초전 돌입? 아직은 고개만 갸웃
여러모로 시사할 점을 제시한 허민 박사, 그러나 강연 중 가장 컸던 임팩트를 꼽으라면 역시 이거다.
"아실지 모르겠는데, 옆에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선 다음이 신지도서비스의 전문가 간담회를 진행 중입니다. 저도 방금 저기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순간 장내는 미약하나마 술렁였다. 참석자들은 서로 고개를 돌리며 뭔가를 묻고 답하기 시작했다. 현재 네티즌들이 구글과 양강구도를 이룰 것으로 전망하는 다음의 스카이뷰/로드뷰의 행사가 동시간대에 불과 몇백미터 떨어진 곳에서 진행되고 있음은 여러가지를 생각케 하는 사안이었던 것. 허 박사는 다음 지도에 대해 "간판까지 확인 가능할 수준" 등 강력한 스펙을 내보이고 있음을 전달, 다시 한번 양 측의 경쟁구도를 직감케 했다.
강연 후, 구글 관계자에게 "신경전이 벌써부터 대단하다"고 묻자 그는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뇨. 이건 절대 고의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장소까지 이렇게 붙어 있을거라곤 우리도 생각을 못했거든요."
그는 "연말이다 보니 참석자들이 용이한 날짜를 잡다보니 우연히 이렇게 된 듯 하다"고 밝혔다.
"박사님 말고 다른 참석자 분들 중에도 몇 분이 두 곳을 오갔다고 들었습니다."
신경전이나 전초전 양상을 의식하진 않는다는게 구글의 입장이었다. 그런데 다음커뮤니케이션 측은 '우린 이런 행사를 당일 주최하지 않았다'고 밝혀 이건 이거대로 또 혼선. 관계자는 다음날 "우리가 직접 주관해 어제 저 장소에서 로드뷰 등의 간담회를 열었다는 소식은 아는 바가 없다"며 "이에 대해선 따로 확인을 해야겠으나 아마 다음이 아닌 타 관련업체가 주최한 것이 아닐까 싶다"라 밝혔다. 해서 현재로선 전초전이나 신경전 등 여부에 아직은 '물음표'를 수반할 수 밖에.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