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보이 기사(newsboy.kr)/시사

오바마에게서 노무현을 보는 사람들

오바마에게서 노무현을 보는 사람들 
오바마와 노무현의 닮은 꼴 이야기, 언제까지 이어질까 

  
버락 오바마, 제 44대 미합중국 대통령 당선.

남의 나라 대통령이지만 이 나라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보내는 선거였다.

누가 그랬다. A라는 형님 국가와 K라는 동생 국가가 있다고.

언젠가 만난 누가 또 그랬다. 미국이 기침만 하면 날아가는 나라에서 촛불 들면 어떡하냐고. (기자한텐 50년대를 모른다고 눈을 흘겼다)

...이 이야기를 굳이 여기서 꺼낼 필요가 있나. (긁적긁적)

맞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냐 하니, 어쨌거나 미국은 여러모로 주시를 안 할 수 없는 국가란 것. 초강대국이기에 앞서 이 나라와 밀접한 연관의 우방국이다. 해서, 이번 대통령 선거도 남의 나라 일이라며 관심을 끌 수가 없는 사안. 거짓말 조금 보태 이 나라 선거 못지 않게 기사가 쏟아졌다. 조선시대에도 명이나 청에서 새 황제가 등극하면 이랬지 않나 싶다.

재밌는건, 이번 미국 대통령을 두고 한국 대통령과의 닮은 꼴 논쟁이 붙었단 사실. 첫째는 현 대통령이었다. 이에 '발가락이 닮았다'는 비아냥과 닮은 꼴을 제시하는 움직임이 함께 불붙었다. 

또 하나는, 얼마 전 퇴임한 전 대통령. 노무현 전대통령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는 움직임이 흘렀다.

     
 


  '오바마 노무현' 검색결과를 살피면 닮았다, 다르다의 설왕설래가 쏟아져나온다. 상당히 장시간에 걸쳐 진행될 조짐이다  
 


온라인에서만 불붙은 줄 알았더니, 오프라인에서도 우연히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것도 친노가 아닌, 이젠 반노임을 자처하는 다른 정당의 관계자에게서 말이다.

 

이제는 친노가 아니라는 이에게서도 듣는 닮은 꼴 이야기

지난 6일,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피소된 공판 현장에서 우연히 당 관계자를 만났다. 창조한국당의 공보체계 중 한 관계자라는 그는 당과 문함대와의 다리 역할도 함께 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친노'였다고 밝혔다. 과거의 일이라고. 반면 현재는 노무현 전대통령에 아쉬웠던 점을 문국현 대표에게서 기대하는 사람.

그러나 "이젠 반노에 가깝다'면서도 그는 오바마와 노무현의 닮은 꼴에 대해 부정치 않는다. '오바마를 닮았다'란 말이 긍정의 의미를 수반하는 현상황을 생각한다면 의외라 할 현상이다.

"오바마와 노무현이 닮을 수 밖에 없는 것이, 그 출신성분의 공통점이죠."

그는 노무현은 고졸 출신, 오바마는 흑인이란 핸디캡을 안고 있었고 또 사시합격과 변호사로의 자수성가라는 동일노선도 함께 걸었다고 미리 전제했다.

"태생은 비주류지만, 결국은 자신이 길을 개척했죠."

기자는 "그럼 오바마도 가시밭길이 훤하다는 것에 동감하느냐"고 물었다. "벌써부터 암살 협박에 '흑인' 운운하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있다"라면서. 그러자 그는 "사실 이번 선거 결과 자체가 우리가 체감하는 것 이상으로 가시밭길이었다"고 주장한다.

"지금 언론에선 '압승' 분위기로 몰아가는데,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아요. 정말 팽팽했던 승부와 접전의 연속이었죠. 이 신문 보세요. 결과를 색깔로 분별하는 미 대륙 선거 지도만 봐도 그래요. 손쉽게 이겼으면 이렇게 빨간색이(푸른색이 오바마) 엇비슷하게 나올 수가 없죠. 54대 46정도였다고요."

박빙의 선거결과 자체가 '미국이 그를 선택했다'는 말에 있어 계속 물음표를 던질 거란 말이다. 생각해보니 결국은 역대 최대 접전을 벌였던 노무현 대 이회창의 2002 대선결과를 다시 환기할 수 밖에 없다. 

"두 인물이 국민들에 제시한 인물적 면모도 동일합니다. 둘 다 '꿈'을 제시했죠."

"이를테면 아메리칸드림과 코리언드림의 대표격?"

"으음, 비슷한 점을 부정할 수가 없어요."

 

인터넷 속에서 묻어나는 2002 대선의 향수

포털 검색창에 '오바마'를 검색하면 'ㄴ'만 추가해도 '오바마 노무현'이 추가관련검색어로 나온다. (물론 'ㅇ'을 붙이면 '오바마 이명박'도 있다) 

비교하며 '닮았다'를 주장하는 쪽도, 이에 '그 둘은 달라'라고 차이점을 반론하는 쪽도 동시에 살필 수 있다. 공감을 어디에 주느냐를 떠나 상당한 반향의 논쟁거리로 부각된것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친노 진영을 살펴봤다. 곧바로 두 사람의 이름이 동시 거론되는 것을 살필 수 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공식홈페이지 '사람사는세상'(http://member.knowhow.or.kr/)에선 대문에서부터 두사람의 눈물을 말하는 게시글이 추천글에 올라 있다.

'눈물'이란 화제까지 닮은 꼴 목록 중 하나로 추가돼 있었다. 타 게시판에서도 두 사람의 눈물은 묘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5일 아고라 포토즐에 오른 '잊혀진기억' 님 글 중.  
 


 오바마의 향후 행보에 따라 꽤나 오래 이어질 수도 있다

버락 오바마의 고생길은 벌써부터 예견되고 있다. 그 단면을 보여주는 기사가 이거.

주의! '오바마 탄핵 메일' 은 악성코드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4527)

이 보도는 오바마 탄핵 메일을 가장한 악성코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젠 '탄핵' 키워드까지 노무현 전대통령을 떠올리게 만든다)

악성코드의 배후를 추적하기 앞서, 오바마의 당선을 부정하려는 흐름이 미국 내에서 일고 있음을 엿보게 하는 사안이다.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치 아니하는 분위기에서 숱한 태클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임기내내 이어진다면 참여정부의 지난 5년을 꺼내보이는 모습이 앞으로도 줄곧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

확실한 것은 현재의 오바마가 변혁과 인간의 정을 추구하는 지도자로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었다는 점이다. 노 전대통령과 이 대통령 모두가 동시에 '닮은 꼴' 이야기에 오른 현상황을 지켜보면 어렵지 않게 이것이 확인된다.

또 하나. 앞으로도 노무현 전대통령은 (원하던 원치않던) 그냥 조용히 잊혀질 팔자는 아니게 됐다는 것. 퇴임 후에도 어느 역대 대통령보다 향후 행보에 관심을 얻고 있는 그가 이젠 미 차기 대통령의 행보와 맞물려 지난 임기 내내의 것을 계속해 들춰보여지게 됐다. 오바마가 보수진영의 반감에 어떻게 대처할지 여부는 성패와 무관히, 어떻게든 노무현 정권의 전례를 주목하게 만든다.

이 역시 끝나지 않은 고행이 될지, 재평가의 연장선상이 될지는 미지수. 현정권에 있어서도 이것이 거슬릴 사안인지 개의치 않을 사안인지는 두고 봐야만 한다. 하지만 또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으니, 정치논객들에겐 이 정국이 무척이나 흥미롭다는 사실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www.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