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살인범 사이코패스 아니다"
고시원 살인 피해자 유족 네티즌에 호소장 띄워
"저는 싸울 생각입니다. 동생의 억울한 죽음을 이런 방법을 통해서..."
논현동 고시원 살인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네티즌들에게 살인범은 반드시 확실히 처벌받아야 한다는 호소장(http://agora.media.daum.net/petition/comment_list?id=61900&comment_type=&page_no=1)을 띄워 주목받고 있다.
피해자 중 최연소자였던 고 서진 씨(20)의 오빠 서성철 씨는 그 사연 때문에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인천유나이티드 출신 축구선수인 자신이 구단과 재계약을 하지 못해 학비를 보내지 못하자 동생이 직접 학비를 구하며 고시원에서 생활하다 참사에 휘말린 것. 그 역시 아직 동생의 죽음을 감당키 힘든 스물셋의 어린 나이다.
그는 26일 다음아고라 이슈청원장에 한통의 글을 올렸다. 네티즌들에게 "본 사건은 언론 보도처럼 살해자를 사이코패스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호소였다. 피의자가 수년간 써온 일기장과 흉기 구입 및 범행의 면밀한 준비 등 모두가 우발적이 아닌 치밀하게 준비된 범행이란 주장이다. 아울러 "이러한 참사가 다시 반복되지 않고자 가해자의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며 "살해자도 인권이 있으나 피해자 권익을 초월한 대우를 받아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싸우겠다"며 호소드린다는 그의 글은 청원 메인에 올라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서명 목표는 2만명. 27일 오후 3시 현재 1400여명이 동참했다.
서명인들은 한결같이 피의자를 정신병자가 아닌 정상인으로서 처벌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죽여라"는 말도 이어졌다. 아라이 님은 서 씨의 '종신형을 받을 자가 피해자 권익을 초월한 대우를 받아선 안된다'는 말에 공감한다고 표했다.
의견란에선 "정신병자로 모는 것이 너무 쉬운 해석"(마너아더로 님)이라며 사이코패스 단정이 번복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었다. 특히 살인자에 대한 인권존중과 정신병자 진단을 통한 정상참작이 지나치다며 경찰에 대한 불신감을 꺼내드는 의견이 많다.
이번 참사는 불을 지른 뒤 뛰쳐나오는 피해자를 칼로 수십차례 찌르는 끔찍한 살인행각으로 사회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현재진행형인 사형폐지 논란에 또한번 불씨를 당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동생을 잃은 오빠의 호소가 인터넷 여론을 두드리고 있다. 살인자를 더이상 사이코패스로 규정하지 말라는 그의 목소리가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 것인가. 네티즌들의 마음은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