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보이 기사(newsboy.kr)/미디어

짱구, 처음엔 6개월이나 버티려나 했던 아이였다

16년 롱런신화 짱구, 처음엔 6개월이나 버티려나 했던 아이였다 
'짱구는 못말려' 모기 히토시 프로듀서 "이젠 언제 끝날지 나도 몰라" 

   


  모기 히토시 프로듀서 (행사 프로그램북서 발췌)



"처음엔 6개월이나 가려나 했습니다.(웃음) 이젠... 끝이 5년 후가 될지 10년 후가 될지..."

그도 웃었고 듣던 관중들도 믿기지 않는 듯 실소를 터뜨렸다. 처음엔 반년이나 버틸까 싶었던 아이가 16년간 장수하며 이젠 영원할 것만 같은 존재가 된 이야기, 이것은 '짱구는 못말려'(원제 크레용신짱)의 주인공 짱구가 만들어낸 이 시대의 신화다.

25일,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 비즈니스타워에서 짱구는 못말려의 명 프로듀서 모기 히토시가 모습을 드러냈다. 24일 개막한 제1회 대한민국콘텐츠페어 중 DICON의 초대연사로 내한, 강연에 나선 것. 모기 프로듀서는 TV판과 십수개가 넘는 극장판 등 짱구는 못말려 전편을 통해 짱구네 가족과 호흡해 온 산 증인이다.

그는 지난 1992년 막을 열었던 가족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가 실은 기대받지 못했던 '범작'으로 출발했음을 밝혔다. 지금은 대표적인 아동용 작품으로 자리잡았지만 초기의 원작은 성인에 어필했던 사실과 더불어 "당시엔 주위에서 저 작품, 반년이나 갈 수 있을까란 시선을 받았다"는 충격적 사실을 꺼냈다.

"처음엔 이 일을 우리에게 맡기던 사람들조차 '1년, 아니 6개월이라도 좋다, 그러니 하는데까지 한번 해봐라'며 떠안긴게(?) 사실입니다. '어쨌거나 6개월간은 방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면서 말이죠. 그래서, 저도 '이번 주, 그리고 다음 주' 하면서 매주를 이어가는 것에 시선을 두고 출발했어요."

장기 계획이 아니라 초반 에피소드 하나 하나를 엮어 가면서 "어떻게 하면 재밌는 이야기로 생명을 다음 주로 이어갈까"라 고심했다는 것. 까딱했다간 2쿨 분량(1쿨 - 13화 분량. 대개의 TV판은 26화의 2쿨을 베이스로 삼는다)의 연명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토록 오래도록 장수할 거라곤 당시엔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그 때는 그저 매 회마다 전력투구였죠. 그런데..."

    


  
  짱구와 흰둥이. 16년간 만년 5살과 강아지 콤비. 국내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한국서 일본 못지 않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내가 부모였음 열두번 갖다버리겠다 싶으면서도 다시보면 묘하게 미운 정이 가는 꼬마.   
출처 애니메이션 채널 챔프 보도자료 중 


그도, 관객들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실소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장본인조차 기대 않고 연 단위도, 한 달도 아닌 한 주를 기준 삼아 펼쳐간 이야기가 이젠 강산이 1번하고도 절반이상 바뀔 세월동안 지속됐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다는 반응.

반년이나 버틸까 하던 주위의 시선을 비웃듯 이제 애니메이션 속의 짱구는 올해로 16주년을 맞이했다. 현재로선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절대성역'을 구축한 아동 캐릭터다. 이젠 '종결' 자체를 생각하기 어렵게 된 짱구는 못말려. 모기 프로듀서는 이에 대해 "앞으로 5년? 10년? 글쎄요..."하며 본인조차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주어지는 시간이 10년이면 10년, 5년이면 5년...(웃음) 여하튼 하는데까지 열심히 해 볼 생각입니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이 밖에도 본 주제였던 OSMU 성공전략을 통해 TV판과 극장판을 넘나들며 펼친 짱구의 성공 전략, 그리고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꼭 '아동용의 법칙'을 따라야 하는가"를 놓고 벌인 갈등과 이를 깨뜨린 시도 등을 소개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 중 가장 이단적이면서도 높은 완성도를 통해 작품평과 흥행성적 모두 사로잡았던 극장판 '전국대합전'을 거론하며 그 충격적 엔딩에 담긴 이야기와 소회를 털어놔 주목받았다.

 

 # 모기 히토시 프로듀서

1982년 애니메이션 제작사 신에이 동화 입사. 대표작은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 1992년부터 16년간 이 시리즈의 TV판, 극장판 프로듀서를 담당했다. 이 밖에도 과거 침푸이, 에스퍼 마미 제작에 참여했으며 2000년대 들어선 '정글은 언제나 하레와 구우',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 등을 제작했다. 침푸이는 투니버스를 통해 현재 국내방영 중이며 정글은 언제나 하레와 구우 역시 투니버스를 통해 국내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