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2009년 달력 들춰보기
추석 연휴가 끝났다. 주말이 낀 3일간의 짧은 휴가였기에 아직도 추석 분위기를 털어내지 못한 이들의 아쉬움이 여기저기서 묻어난다.
그런데 '내년은 좀 다르겠지'하고 위안하려는 당신,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2009년 달력을 꺼내어 추석휴가를 비롯 연중 모든 '빨간날'을 체크해 봤다.
올해 추석은 양반이었던 셈. 2009년 휴일 일정의 하이라이트인 내년 추석은 무려 개천절과 합본이다. 공휴일 하나를 잡아먹은 걸로도 모자라 금일은 토요일. 금-토-일의 주말 3일 단발로 끝나 버린다.
놀라기엔 아직 이르다. 첫 휴일인 신정은 그래도 괜찮은데, 구정 설날은 일요일부터 시작하는 관계로 역시 하루 손해 본 기분. 그나마 토요일부터 실질적 휴가가 시작, 4일치의 분위기로 이어지는게 위안거리랄까.
3월부터 악몽이 시작된다. 삼일절은 일요일이다. 재밌는건 이젠 휴일이 아닌 다음달의 식목일도 일요일인 점. 휴일에서 제외되지 않았다면 오히려 슬펐을(?) 상황이다.
5월에도 주말공휴일은 계속된다. 부처님 오신날은 토요일인 2일. 그나마 5일 어린이날은 이 해의 몇 안되는 평일 빨간날로 숨돌릴 여유를 준다. 그러나 이도 잠시.
6월 현충일이 다시 토요일에 들며 경악할 페이스는 계속된다. "7월의 개천절은 금요일이야!"하고 외치는 당신, 이미 올해부터 휴일에서 제외된 것을 잠깐 잊었나 보다. 설마설마 했던 8월의 광복절 역시 토요일에 들어가면서 주말 공휴일 기록은 이어진다. 9월은 추석이 늦은 관계로 따로 쉬는 날이 없다. 결국 2월부터 9월까지 7개월 중 실질적인 공휴일은 5월의 어린이날, 딱 하루인 셈이다.
10월은 앞서 밝혔듯 추석과 개천절, 주말이 3중으로 뒤덮였다. 빨간날을 고대하던 직장인과 학생들에겐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최악의 조합. 그나마 마지막 휴일인 크리스마스는 이들에게 위안을 주듯 금요일에 찾아와 금-토-일의 황금연휴를 연출한다.
정리하자면 2대 명절인 설날과 추석의 연휴는 모두 하루에서 이틀씩(개천절 중복) 손해봤고 국경일 중엔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만 생존(?), 나머진 죄다 주말에 잡아먹혔다. 5일에서 최다 8일까지도 늘 수 있었던 빨간날이 증발해 버린 공포의 2009년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