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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이 기사(newsboy.kr)/라이프

온라인 부동산 정보 관리 허술하다

온라인 부동산 매물 정보 관리 허술하다
당일 등록물도 "나가고 없다" 답변 허다해 허탕 유의...사이트 측 "업계 고민"


각 포털과 전문 사이트 등을 포함해 인터넷 상에서 제공되고 있는 부동산 정보들. 그러나 한번 업데이트가 되면 거래가 끝나 이미 사라진 이후에도 날마다 신규 등록되는 등 사후 관리가 허술해 거래자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 운영 중인 부동산 사이트. 서울 신촌 거리에 위치한 한 부동산에서 전세 원룸이 몇 개 등록됐다. 전날 밤과 당일 새벽 업데이트된 정보들을 확인하고 직접 찾아가 거래가격 선을 물었다.

"인터넷 보고 왔는데요."

"...어떤 거 보셨는데?"

"원룸 전세 나온 걸..."

"없어요. 여기엔 원룸 전세가 없어. 얼마에 올라 있던데?"

"분명 여기서 4000선부터 등록돼 있던데..."

"여기 시세만 보면 6000정도인데. 그나마도 지금은 안 나오고."

이번엔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한 부동산. 이번엔 직접 찾아가지 않고 오전 11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각에 전화를 걸어 여부를 물었다.

"인터넷 보고 전화드렸는데요. 국민대 앞 전세 3500짜리가 있던데..."

"아... 그거 나갔는데."

"그래요? 그럼 같이 올라온 4000짜리 볼수 있나요?"

"그것...도 지금 없네요. 전세 보실려면 5000이상 보셔야 되는데."

"오늘 날짜 확인했는데 둘 다 동시에 나갔다고요?"

이처럼 당일 등록날짜의 의미조차 무색한 상황의 연속. 대답도 석연치가 않다. "없다"던 말이 "인터넷 보고 왔다"는 말에 "금세 나갔다"로 미묘하게 어감이 달라지거나 등록당일의 이른시간, 비슷한 가격대를 구성하는 두 집 이상 형성군이 동시에 다 계약돼 사라졌다는 등 당혹스러운 내용이 이어진다.

18일, 다음과 네이버가 운영하는 온라인 부동산에 당일 날짜로 등록된 서울지역 매물 정보 중 일부를 확인해 봤다. 다음에선 성북구, 네이버에선 구로구 지역을 골라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전세물을 찾았다.

먼저 다음 부동산. 3500~5000만원대에 형성된 전세 원룸 정보 몇가지를 보유한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소득이 없다.

"3500짜리는 살던 분이 계속 살겠다고 해서 들어갔어요. 4000대는 지금 없고요. 5500이상에서 찾으셔야 하는데."

네이버 부동산도 마찬가지.

"4300? 예전에 다 나갔어요. 시세가 많이 올라 더 주셔야..."

담당자는 "한번 올린 정보는 다시 지우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날짜를 바꿔 등록된다"고 말해 실제 물건이 없어져도 온라인상에선 여전히 살아있는 경우가 다분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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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다음부동산에선 성북구, 네이버부동산에선 구로구 지역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나온 전세매물을 확인해 본 결과 상당수가 '이미 죽은' 정보였다. (위 캡처사진은 기사 중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그래도 이 정도는 양반이다. 심지어는 "작년 걸 봤다", "1년은 넘었을 정보"라며 온라인 정보를 얻은 사실 자체가 머쓱하게 느껴질 답변이 돌아온다.

다행히 거래물이 남아있어도 정보를 그대로 신용하긴 어렵다. 면적 정보 또한 거래희망자가 원하는 실제의 것과는 거리가 있다. 성북구에 위치한 또다른 부동산은 등록된 매물건이 살아있어 직접 찾아가 봤지만 등록 평수와 차이가 컸다.

"좁아요. 감안해야 돼."

"평수 보니 9평이라고..."

"아...실제론 그렇게 안되죠...실평수는... 3평정도?"

실질적 정보와 등록 정보(실평수와 분양평수)의 차이가 있음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 쯤 되면 당황스러울 정도의 차이다. 그러나 이곳저곳을 찾아봐도 실질적인 넓이 정보 등은 따로 기재된 곳을 찾기 어렵다.

수유리의 한 부동산 중개인에게 이같은 상황을 물었다. "자신도 정보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등록한다"는 이 관계자는 "매물이 한 번 등록되면 단기간에 거래가 마감됐어도 그 정보가 삭제되지 않고 등록 사이트 내 그대로 남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안양 시내에서 5년간 중개사무소를 운영했다는 관계자 또한 동일한 이야기를 전한다.

"우리 같은 경우엔 XXX114 등을 통해 올리는데... 사실 어디나 그래요. 이게 이후 관리가 잘 안되죠."

즉 해당 매물이 사라졌음에도 맨처음 정보를 올렸던 개별 사무소와 이를 관리운영하는 사이트 내에 이같은 삭제 정보 교류 및 반영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것. 이렇게 되니 온라인 부동산 정보에 대한 신뢰성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인터넷 상으로는 괜찮아보이는 물건이 여럿 보이지만 확인하면 실제로는 '없다'는 답변이 부지기수"라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부동산 114, 조인스랜드, 스피드뱅크 등 전문 CP업체와 계약 중인 다음부동산 측은 22일 "매물에 대한 주의 및 철저한 관리를 요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다음은 계약업체의 매물 관리 강화를 위해 몇가지 원칙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한 예가 패널티 적용. 3번 이상 패널티를 받을 시 중개업소는 해당 물건의 코드를 삭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사용자가 투명하고 공정한 정보를 제공받도록 08년 하반기부터 '허위관리시스템'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제공 정보가 확인과정의 것과 불일치하거나 제안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을 때 신속하게 의견 개진이 이뤄지는 기능. 

관계자는 그러나 "매물과 관련해선 포털과 부동산전문포털 등 업계에서도 지속적으로 대책과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이는 어느 한 업체의 문제가 아닌 업계 모두가 함께 고민할 문제"라 덧붙여 업계 전반에 걸쳐 쇄신이 필요한 광역적 문제임을 시사했다.

시간 절약 및 정보의 광역성 등 높은 편의성으로 각광받고 있는 온라인 부동산 정보, 그러나 관리의 허술함으로 인해 도리어 정보공급자가 괜한 걸음을 하거나 온라인 부동산 정보의 신뢰감이 떨어지는 등 문제점을 함께 드러내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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