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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농심의 반성할 점, 그리고 억울한 점"

[인터뷰] "농심의 반성할 점, 그리고 억울한 점" 
손근학 농심 GWP 추진 T/F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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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죠."

손근학 농심 GWP 추진 T/F팀 차장은 조선일보 광고 사태와 관련, 소비자들의 요구와 엇나가는 광고 집행은 잘못임을 밝혔다. 아울러 "향후 조선일보에 대한 광고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5000만 국민 모두가 농심의 고객들입니다. 농심 라면 한번도 안 드셔본 분은 아마 없을 겁니다. 5000만 모두가 고객인데 고객이 하라는대로 해야죠. 헌데 우리가 너무나도 이런 흐름에 대해 몰랐습니다."

그는 농심이 스스로 반성해야 할 점을 먼저 꺼내놓았다. 농심의 이미지가 추락한 것에 대해 조선일보 광고와 관련한 잡음 때문이 아니냐 묻자 시인했다.

"우리 쪽의 한 사람이 광고 관련 항의에서 '조선일보는 앞으로 더 번창할 신문'이라 답한 것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졌죠. 회사 입장을 대변해야 하면서 왜 경솔하게 자기 생각을 꺼내냔 말이죠. 이는 분명 잘못입니다."

관련자는 이후 문책을 당해 다른 부서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간 농심이 제품만 생각했지 고객들에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해선 노력이 부족했다"며 "1등 제품을 내놓았으니 팔면 된다는 게 아니라, 어떻게 판매 1등의 회사를 만들지에 대한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새우깡 등 일련의 먹거리 사고에 대해서도 이날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우리 공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니 만큼 문책을 달게 받아야 할 사안"이라 말했다. "너네가 제대로 만들었으면 왜 이물질이 들어가 있느냐"는 말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이와 함께 "농심이 곧 이 나라 1등 식품기업이란 자부심으로 불량품 확률을 100만분의 1로 잡고 있지만, 수년 내엔 관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그 확률을 끌어내려 1000만분의 1 수준으로까지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반면에 이런 점은 오해로 또 억울하다"는 속사정도 함께 털어놓는다.

"먼저 조선일보와의 관계입니다. 이번 일 때문에 많은 네티즌들이 조선일보와 농심이 친한 관계라 생각하시는데, 우리는 그들과 안 친합니다. 친한게 아니라 오히려 맨날 얻어맞아 깨지는 관계입니다. 예전부터 조선일보에 특별히 광고가 더 많이 집행됐던 것도 아니고, 가까웠던 적이 없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 납품업체가 우리 이름을 팔아 광고를 해 곤란하게 만들질 않나, 여기에 앞서 밝힌 안일했던 대응도 함께 맞물렸고요. 민감한 시국에 일이 꼬이면서 이렇게까지 발전했어요."

롯데와의 관계도 사실과 다르게 이해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분명 롯데와 우리 쪽의 각 대표는 형제 관계입니다. 하지만 실은 양 측 모두 생각도 많이 다르고 경영적인 면에 있어선 걸음을 달리 하는 부분이 많아요. 두 회사는 분명 별개의 존재입니다. 그런데 혈연 관계 때문에 농심이 롯데의 계열사라는 말들이 나오면서 역시 '일본과 관련돼 있다'는 등 이상하게 말들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농심은 분명 토종기업이고 독립된 기업입니다."

자성의 목소리와 아울러 억울한 속내도 함께 털어놓자 곁에서 누군가가 "그럼 아고라에 직접 차장님이 글을 올려 해명에 나서보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을 꺼낸다.

"괜찮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걱정부터 앞서네요. 네티즌에게서 한번 '나쁜 기업'으로 찍혀 멀어지면 다시 다가가기가 힘드니까요. 이 때문에 그간 우리가 바깥일에 대한 대응이 너무나 안일했었구나 하고 다시 한번 절감합니다. 50년간 라면만 만들다보니 이처럼 고객 대응에는 소홀했습니다."

한편 "한겨레나 경향 등에 광고를 게재하라"는 요구가 소비자들에게서 나온다는 말에 그는 "이 역시 알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회사 차원에서 검토 중에 있습니다. 고객들이 원한다면 못할 일이 아니죠. 고객들에 대해 농심의 입장을 담아 해명과 사과를 담은 광고를 거론 중입니다. 다만, 이것이 이뤄질 경우엔 특정 신문이 아니라 전 매체를 대상으로 실시할 생각입니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